[이슈] 2023년 카드사 펀더멘털은 여전히 안정적..."실적 개선은 미지수"
[이슈] 2023년 카드사 펀더멘털은 여전히 안정적..."실적 개선은 미지수"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2.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 올해 상반기 실적 선방...하반기에는 악재 직격탄 
- 펀더멘탈은 여전히 탄탄...데이터 전문기관으로 변신
- 내년에도 수익성 저하 우려 지속...페이전쟁 본격화

카드업계는 올해 상반기 괄목할 실적을 냈지만, 3분기로 접어들면서 여러 시장 악재들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내년 전반적인 업권 전망은 나쁘진 않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실적 악화를 우려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내년에도 수익원 다변화,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입니다. 

◆ 올해 상반기 실적 선방...하반기에는 악재 직격탄 

2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사들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나름대로 선방해왔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월부터 시행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화와 카드론 DSR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영업환경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민간소비 성장으로 총카드이용실적이 늘면서 상반기에는 카드사들이 만족스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상반기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348조533억원입니다. 지난해 동기(303조8943억원) 대비 14.5% 증가한 것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풀려 카드 사용도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3분기 들어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카드론 취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조달비용 급증 등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가중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상승이 올해 말까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의 가격이 급등한 탓입니다. 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7개사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누적 기준 순이익 규모는 2조17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510억원)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중 기업어음(CP)이 새로운 수입원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금리가 여전채에 비해 약 2% 낮고, 발행 절차도 간편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카드사의 CP 발행 규모를 보면 1월 9000억원에서 4월 2조9850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카드사들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은행차입‧외화채권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했습니다. 해외시장도 공략했습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카자흐스탄 법인에 183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결정했습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초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캄보디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영업력과 IT 인프라를 확충했습니다. 우리카드는 인도네시아 여신전문금융사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영업 확장에 적극 나섰습니다. 

◆ 펀더멘탈은 여전히 탄탄...데이터 전문기관으로 변신 

올 하반기와 달리 내년 카드업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카드업계 신용등급 방향성을 안정적으로 판단했습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카드사들의 우수한 자본적정성과 보수적 리스크 관리 기조로, 재무안정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카드사 대부분이 양호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우수한 자본시장 접근성을 보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신용평가도 같은 의견을 내놨습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자비용, 대손비용의 부담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카드비용 절감과 영업자산 효율성 제고 등으로 수익성 저하 수준은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손실흡수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입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살펴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대비 356.3%, 요주의이하여신 대비 73.9%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각각 277.4%, 73.8%) 대비 우수한 수준입니다. 여윤기 연구원은 "올해 6월 말 은행권 평균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15.1%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손실흡수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카드사들은 내년에도 데이터와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신한·삼성카드·비씨(BC)카드가 국가 지정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된 만큼, 데이터 전문회사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기업 신청에 따라 데이터 익명·가명처리 적정성을 평가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결합하는 기관입니다.

그간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4곳만 지정됐었습니다. 신한카드 측은 "견고한 내부통제 체계 및 이해상충 방지 체계 구축으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자리잡겠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도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 내년에도 수익성 저하 우려 지속...페이전쟁 본격화

물론 내년에도 카드사들은 수익성 저하를 걱정해야 합니다. 이자비용이 올해보다 약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난 10월 말 기준 7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97조원입니다. 이 가운데 내년 말까지 37%, 2024년말까지 63%의 만기가 도래합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코로나 기간 공격적인 자산 성장의 결과 과거 대비 차환 물량의 절대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2019~2022년 3분기까지의 만기도래 차입부채는 분기별 4조~5조원 내외였으나, 2023년 만기도래예정 차입부채는 분기별 6조~7조원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연말 최종적인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약 70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빅테크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오픈페이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오픈페이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우리·NH농협·비씨카드 등 7개 카드사가 만든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지난 15일부터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에서 먼저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어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우리카드는 내년 상반기 중 합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현대카드가 독점계약한 애플페이도 국내 시장에 진입합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약관심사를 완료하고 내년 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존 오픈페이 서비스를 진행했던 빅테크사 앱과 삼성페이 그리고 오픈페이와 애플페이 4사의 '페이 전쟁'이 예상됩니다.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카드사들도 주요 디지털 생태계 참여, 타 생태계 지원 또는 생태계 직접 조성 등을 통해 지속성장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