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블리'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하반기 코스피 2700 예상, 반도체·IT소재주 주목"
[인터뷰] '염블리'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하반기 코스피 2700 예상, 반도체·IT소재주 주목"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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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빅테크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주목"

올해 국내 증시는 2차전지 랠리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제 하반기 증시 향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데요. '염블리'로 불리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일부 불확실성 요인들이 6월 중 해소되고, 하반기에도 증시가 힘을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하반기 예상 코스피 밴드로 2700선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빅테크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IT소재주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아래는 염승환 이사와의 일문일답.

▶ 올해 국내 증시를 점검해주세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증시 분위기는 확 바뀌었습니다. 지난해에는 금리와 물가가 너무 높았습니다. 중국은 셧다운까지 들어가 모든 게 악재로만 반영됐죠. 또 국내에선 레고랜드 사태로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물가는 안정화되는 추세입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거의 중단될 것 같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가 있었지만 오히려 돈이 더 풀렸죠. 결과적으로 올해는 상당히 다이나믹한 장이 펼쳐졌던 것 같습니다. 

또 2차전지 랠리는 조금 무서울 정도인데요.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은행으로 많이 갔습니다. 이에 비해 요즘 달라진 게 코스닥 시장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코스닥을 이끄는 주체가 개인투자자입니다. 즉, 개인 장세가 맞는데 개인들은 거의 코스닥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2차전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울러 코스피도 올해 10~15% 상승했는데,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샀습니다. 

▶ 지금은 실적 발표 시즌인데요. 

현대차가 이번에 기아랑 합치면 (1분기 영업이익 기준) 6조원을 넘습니다. 도요타가 5조 정도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가 일본 도요타를 이익에서 앞서는 건 처음 보는 일인데, 이유를 보니 미국에서도 차가 잘 팔렸다는 것이죠. 참고로 현대차는 중국에서 점유율이 없습니다. 결국 미국행 매출이 늘어나면서 좋았던 것입니다. 또 이번 1분기 실적에서 두드러졌던 업종 중 하나가 굴착기입니다. 일례로 두산밥캣을 보면 미국 매출이 50~60%입니다.

또 올해 주도 섹터가 2차전지인데 미국에 중국이 못 들어가니 '우리나라가 이제 미국 시장을 장악할 거다'란 논리로 미국 투자가 늘었고, 실적이 좋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보면 중국 비중이 높은 회사는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매출 중 30% 이상이 중국인 것으로 압니다. 투자 아이디어 관점에서 중국도 바라보긴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미국의 압승이라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 같습니다.

정치적 관점에서 미중 갈등을 볼 때 우리나라는 약간 중간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확실히 이제 우리 정부는 미국 쪽으로 향한 모습입니다. 그렇다보니 중국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사실 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정치적인 걸 떠나 올해 중국인이 많이 올 것으로 봤는데, 지금 분위기로 봐선 단체 관광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돈을 쓰면 내수 경기 활성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게 무역 수지로 잡히면서 우리나라 환율에 긍정적이죠. 단,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입니다. 

▶ 올 하반기 투자 시 주목할 이슈가 있다면.

미 연준의 FOMC 회의 이후 6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6월에 금리 점도표가 찍힐텐데 그때 5.1%가 아니라 5.0% 또는 4.75% 등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생각이 확실시 되는 시점이기에 살펴봐야 합니다. 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 밖이었는데, 체질 개선을 통해 비용 절감이 좀 들어가면서 더욱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증시에도 우호적인 부분인데요. 미국의 빅테크들이 잘 되면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하게 되는 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을 바로 주게 됩니다. 

▶ 하반기 국내 증시 어떻게 흘러갈까요.

연초부터 이어진 강세장 기조 속에서 당분간은 쉬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 가격 부담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이 좀 많은 상황인데 불미스러운 주가 조작 사태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입니다. 또 아직까지 우리나라 수출 부문이 여전히 안 좋다는 점을 비롯해 환율 상승, 한중 갈등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아직 남아 있어, 해소되는 데 약 한두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6월이 지나면 하반기는 괜찮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이슈들이고 수출은 돈다고 봅니다.

지금 수출 증가율의 마이너스 폭이 줄기 시작했고, 중국 경제 활성화도 기대됩니다. 하반기에는 중국도 제조업 경기, 특히 IT 쪽이 살아날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순차적으로 한국의 수출이 중국으로 다시 증가하고 우리나라 반도체도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높아지죠. 더군다나 석유·화학·철강 수출도 늘어나거든요. 다만 전제 조건이 중국의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중국 제조업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반기에는 코스피 경기민감 대형주가 한 번에 이끌면서, 예상 코스피 밴드를 2700까지 볼 수 있습니다.

▶ 유망 업종을 꼽아주신다면.

항상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하는데요. 따라서 지금 너무 좋은 곳에 투자하지 마시고, 항상 반대를 보셨으면 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버려져 있는 업종에서 좋아질 걸 찾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살아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밸류에이션을 보면 거의 바닥권에 있어서 주목할만 합니다. 그다음에 중국 경제가 살아난다면 중국의 제조업 경기 활성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특히 중국의 IT 부품 회사입니다. IT 부품을 만들거나 아니면 OLED 디스플레이 등도 방향성으로 보면 좋아질 모멘텀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중국 경기 민감주 중 석유·화학이 지금 너무 안 좋죠. 몇 분기 연속 적자인데 중국 제조업이 살아난다면 큰 업사이드가 한번 올 수 있습니다.

▶ 그밖에 투자자를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선 적어도 기업의 사업 모델을 꼭 공부해야 합니다.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에 지금 중점 돼 있는지 파악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 세대들은 다 방문 판매로 화장품을 샀습니다. 이후 백화점 시대가 열렸고 그 다음 단일 브랜드숍 시대가 도래했죠. 지금은 안 보이죠? 지금은 가성비 좋은 중저가 브랜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옛날처럼 브랜드 좋다고 사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시장 트렌드에 맞는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 용기를 낼 때와 조금 도망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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