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10월 출범…4개사 분할합병안 승인
‘롯데지주’ 10월 출범…4개사 분할합병안 승인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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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국내 재계 5위 재벌기업인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첫발을 뗐습니다. 지난 29일 유통‧식품 부문의 4개 계열사 분할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안건을 통과시켰는데요.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와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롯데그룹이 임시주총을 통해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황재용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였죠. 29일 오후 롯데그룹이 임시주총을 열고 지주사 체제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임시주총에서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의 유통·식품 부문 4개 계열사의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이 안건으로 상정됐고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습니다.

이 4개 회사의 분할합병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첫 단추입니다. 롯데그룹은 향후 4개 계열사를 각각 투자회사인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4개의 지주회사를 다시 롯데제과 지주회사로 합병할 예정입니다. 합병한 지주회사는 오는 10월 1일 롯데지주 주식회사로 재탄생하게 되고 롯데그룹은 이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게 됩니다.


임시주총에서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있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각 계열사의 분할 및 분할합병이 승인됐습니다. 계열사별 찬성률은 롯데제과가 86.5%, 롯데쇼핑이 82.2%, 롯데칠성음료가 88.6%, 롯데푸드가 91%였습니다. 또 이번 주총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국민연금기금은 앞서 입장을 밝힌 대로 안건에 모두 찬성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롯데그룹의 이번 행보에 관심이 무척 높습니다. 롯데는 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건가요. 


황재용 기자) 잘 알려진대로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가을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싸움으로 풍파를 겪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미줄보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드러나면서 일본기업이라는 국적 논란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에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으로 지주사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지난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으나 당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면서 롯데그룹은 상장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후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다시 시도했고 이번에 이를 위한 임시주총을 열게 된 것입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롯데그룹은 지배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주사 출범이 가능해져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됐고 이를 계기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거죠. 실제로 순환출자 고리는 67개서 18개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일본기업 논란을 불식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으며 국민의 신뢰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 역시 대국민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또 주주중심 경영강화, 저평가된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게 될 전망입이고요. 이와 함께 지주사 전환은 투자와 사업의 분리를 통한 경영 효율성 증대 및 경영 안정성 확보 등의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하지만 임시주총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지주사 전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는 않을까요.

황재용 기자) 네. 임시주총 전 롯데그룹과 증권가 등에서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견을 우려했습니다.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안건이 임시주총 특별결의 안건이라 소액주주들이 다수 반대할 경우 통과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특별결의 안건이 통과되려면 전체 주주 중 절반 이상이 출석해야 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안건보다 통과되기 어려운 조건이라 소액주주들이 다수 반대했을 경우 안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 우호지분 등이 워낙 견고해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습니다.


다만 아직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이 이번 안건과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신동빈 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조치로 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롯데쇼핑의 중국 내 손실이 커지고 있어 소액주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소액주주의 반대가 있지만 롯데그룹의 계획대로 일단 지주사 전환이 추진되겠군요. 앞으로 롯데의 지주사 전환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황재용 기자) 이번 임시주총에서 유통·식품 부문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이 승인되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렸듯이 4개 계열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후 롯데제과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합병하는 절차에 들어가고요. 이를 통해 10월 1일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후 롯데그룹은 10월 30일께 사업부문 4개 회사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할 예정입니다. 이때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주식도 추가상장 됩니다. 이렇게 되면 롯데그룹의 유통·식품 부문의 지주사 전환은 마무리 되는데요. 


롯데그룹은 이후 그룹의 또 다른 축인 화학·관광 부문까지 총망라하는 지주사 체제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미뤄졌던 호텔롯데의 상장도 함께 이뤄지는데 롯데그룹은 이 모든 과정을 2∼3년 이내에 완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초대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대표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고요.

앵커) 현재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제로 굳어지고 있는데, 이번 지주사 전환 추진이 경영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황재용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도전을 뿌리치고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됩니다.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신동빈 회장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스와프(교환) 과정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되는데요. 이 경우 특수 관계인 등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신동빈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50%에 이르게 됩니다. 증권가에서도 신동빈 회장 측의 지분 보유 비중을 49.64%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즉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산하에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사업회사들을 거느리게 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지주회사를 관장하는 지배체제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대표를 맡으면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갈등을 모두 정리하고 원 롯데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네 하지만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황재용 기자) 네, 맞습니다. 신동빈 회장의 1인 지배체제가 공고화 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세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이날 임시주총에서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저지하기 위해 롯데쇼핑을 제외한 3사 분할합병안을 제안했습니다. 롯데쇼핑이 올 상반기에만 중국에서 4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이 안건은 6.6%의 찬성을 얻는 데 그치며 부결됐고 결국 4사 분할합병안이 채택됐습니다.


문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보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5년 경영권 분쟁 발발 이전의 상태, 즉 자신이 일본 롯데의 경영을 맡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담당하는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만큼 지주사 전환을 저지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롯데홀딩스의 무한주총을 통한 경영권 탈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소송과 여론전을 등으로 신동빈 회장을 공격해왔는데 앞으로 신동빈 회장의 발목잡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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