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이어 호주 리튬 광산도 매입한다..."투자 대상 협의 중"
[단독]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이어 호주 리튬 광산도 매입한다..."투자 대상 협의 중"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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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트림부터 중장기 다운스트림까지' 사업 로드맵 공개
"이번 AKP 광산 매입 협상 중 상대 측 계산 오류 잡아냈다"
인도네시아 광산도 추가 매입..."수출 위해 제련소도 투자"
"LX인터내셔널 AKP광산 지분 추후엔 파트너에게 일부 넘겨야"

LX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호주에서도 리튬 광산 매입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에 이은 두 번째 핵심광물 광산 확보 움직입니다. 향후 호주 광산을 매입한 이후에는 리튬 제조사와의 합작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인도네시아에 니켈 광산을 추가 확보를 위한 물색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 제련소 구축을 위한 투자 절차에도 돌입한 상태입니다. 2차전지 핵심광물 공급망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와 호주 등 주요 광산 매입 등으로 업스트림(up-stream) 분야의 경쟁력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업스트림을 시작으로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까지 가능한 영역에 대해선 점진적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간다는 입장입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8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2024 글로벌 배터리광물 세미나'에서 발표됐습니다. 이날 변재환 LX인터내셔널 금속지원1팀장은 'LX인터내셔널의 해외 니켈광산 인수사례'라는 주제로 단상에 올라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변 팀장은 "니켈 원석을 2차전지 원료로 연결하기 위해선 제련을 해야 한다. 현재 제련업 투자를 진지하게 몇 군데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을 비롯해 중국과 우리나라 기업들도 투자 협의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변 팀장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배터리 광물 중 가장 중요한 리튬에 대한 투자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 "호주와 미주, 아프리카 가리지 않고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언제부터 호주 리튬 광산 투자 논의 등을 시작했는지 질의에 대해선 별도로 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변재환 LX인터내셔널 금속자원1팀장이 지난 8일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에 LX인터내셔널의 '배터리 광물 사업 전략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업스트림부터 중장기 다운스트림까지' 사업 로드맵 공개
LX인터내셔널이 배터리 광물 사업 추진 방향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날 발표에서도 회사가 추진하는 전략은 발표 중에만 잠시 공개했고, 그날 배포된 세미나 책자에도 배터리 광물 추진 전략 내용은 실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 매출 18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 9600억원 이상을 달성했던 주요 배경이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개발 분야였다면, 제2의 먹거리는 이차전지 핵심광물 광산 사업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이날 발표한 전략 로드맵에는 ▲인니니켈 광산투자·운영 ▲인니니켈 제련소 투자(건식·습식) ▲호주 리튬 광산 투자(대상 협의 중) ▲황산니켈 원료 공급(MHP·니켈 혼합물) ▲리튬 전환 공장 합작투자 ▲전기차용 소재·부품 공급(사업 착수 및 확장) ▲양극재 VMI(공급구도 초기 논의 중)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중장기 검토) 등이 포함됐습니다. 당장은 광산 투자와 함께 제련소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사진=AKP 광산 홈페이지]

앞서 회사가 인수한 광산 사례를 봤을 때 LX인터내셔널이 추가로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니켈과 리튬 광산을 추가 확보하는 데에는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술라웨시 섬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위치한 AKP(PT.Adhi Kartiko Pratama) 니켈 광산을 인수 마무리 했습니다. 실제로 거래를 종결한 시점은 올해 1월입니다. 광산 인수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1330억원. 인수 기업의 지분(구주) 60%와 경영권, 생산하는 니켈 원광 전량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프테이크(off-take) 권리까지 포함한 금액입니다. 거래 상대 기업은 LX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자회사 PT.EBI(Energy Battery indonesia)입니다. 광산 매도 기업은 현재도 20% 주주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AKP 광산으로 낙점한 이후 거래 종결까지는 약 1년여 시간이 소요됐지만 인도네시아에서 투자 광산을 물색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입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약 360개 광산이 존재하는 데 이 중 절반 이상을 검토했다는 게 변 팀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한 200개 정도의 광산을 검토했고 AKP 광산에 대한 논의 검토는 2023년 초부터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변재환 LX인터내셔널 금속자원1팀장이 지난 8일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에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AKP 광산 인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이번 AKP 광산 매입 협상 중 상대 측 계산 오류 잡아냈다"
광산 매입 기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따져봐야 할 내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지리적 입지는 어떤지, 고품위 원광이 분포해 있는지, 매장량은 얼마이고 가채광량은 어느 정도인지, 또 가행광산인지 비가행광산인지 등 살필 게 많습니다. 변 팀장은 AKP 광산은 인수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그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저희가 평가한 광산가치와 상대가 제시한 가치 값이 서로 달랐다"면서 "그런데 저희가 그쪽이 제시한 경제성 모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쪽의 계산 오류를 발견했고 그 계산 오류를 정정하니까 저희가 계산한 것과 상당히 유사한 값이 나왔고 그 부분이 중간 협상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오류를 잡아내기 전 상대 측이 제시한 금액은 1330억원의 두 배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은 광산 매입을 위해 기술실사와 법무실사, 회계재무실사 등 3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진행합니다. 기술실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시추공들과 진행하고, 법무실사는 제3자 글로벌 스탠다드 기술 컨설턴트를 고용해 함께 분석합니다. 특히 이번 AKP 광산 인수 과정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광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법무법인을 찾아 그들과 법무실사를 진행했다고 변 팀장은 설명했습니다. 또 AKP 광산이 인수 시점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전문 금융 자문사까지 동원해 함께 인수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변 팀장은 "광산 매입 시 재무와 법무, 기술, 사업 등 전체 전략을 바라보는 부서들이 모두 합치된 의견이 나와야 최종적으로 투자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의 집단지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이 매입한 인도네시아 AKP 광산 인근 항만 시설 모습
[사진=배석원 기자]

◆ 인도네시아 광산도 추가 매입..."수출 위해 제련소도 투자"
LX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소 투자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수출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이 AKP 광산에서 생산하는 니켈원광 판매처는 인도네시아 현지 제련 기업에 국한돼 있는 상태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련을 통한 수출은 열어 둔 상태입니다. 변 팀장은 "현재 AKP광산에서 생산하는 니켈 원광 판매처도 인도네시아 제련소"라면서 "제련품은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기업과 제련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실제 제련품도 들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향후 니켈수출에 있어서도 국내기업들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니켈 채굴이 이뤄지고 있는 AKP 광산의 면적은 1975ha. 서울 여의도 면적(290ha)의 7배 정도 규모입니다. LX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니켈 품위는 1.6%, 원광 기준 자원 매장량은 5140톤이고 이 중 검증된 가채광량은 3600만톤입니다. A와 B블록으로 광산이 나눠져 있는데 양쪽 모두 해변과 위치해 있어 향후 바지선을 통한 운송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현재 바지선 9척 접안이 가능한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도로 등 기반 인프라가 구축 돼 있던 것도 회사가 최종적으로 투자를 선택한 주요 배경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이곳에서 생산한 니켈 원광은 200만톤. 회사는 2028년까지 생산량을 370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는 광구 동쪽 B블록에 대해서만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데, 오는 4월부터는 광구 서쪽 A블록에 대해서도 신규 도급사를 투입해 4월부터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변 팀장은 "A 블록에 신규 도급사를 투입해 증산 계획을 맞출 계획"이라면서 "생산 계획은 한 13~14년 정도 프로젝트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아직 탐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 중에 가채광량으로 편입되지 않은 곳들도 있어 사업 기간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메디이 렝킹 인도네시아 니켈협회 사무총장이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 "LX인터내셔널 AKP광산 지분 추후엔 파트너에게 일부 넘겨야"
LX인터내셔널의 지분 구조가 확대될 가능성은 일단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변 팀장은 현지 광산의 경우 "생산 년차에 따라 추후에는 일부 지분을 인도네시아 파트너사에게 매각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저희의 운영권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검토를 마쳤기 때문에 인수를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니켈원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원가가 낮은 편"이라면서 "그럼에도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저희 입장에서도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LX인터내셔널도 시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향후 시황 등을 고려해 수익성 극대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 현장에는 메이디 렝키 인도네시아 니켈협회 사무총장도 자리해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 전망에 대해 밝혔는데, 그도 니켈 가격이 수익이 날 수 있는 적정 수준 이상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 등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메이디 렝킹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니켈이 톤당 1만 6천 달러까지는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1만 2천 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이 나지 않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서 "1만 8천 달러 또는 2만 달러 정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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