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불참하는 NHL, 올림픽 흥행에 악영향 미치나
평창 불참하는 NHL, 올림픽 흥행에 악영향 미치나
  • 송창우 기자
  • 승인 2017.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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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 리그 중단 어려움이라지만...IOC와의 갈등이 ‘결정적’
평창조직위‧대한아이스하키협회 "할 수 있는 것 없어"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예상 매출, 지난 대회들에 한참 못 미쳐

[팍스경제TV 송창우 기자]

(앵커)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중 하나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 NHL이 평창동계올림픽에 결국 불참을 하게 되었지만 5년뒤 중국 베이징 대회에는 참가 할 것이라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그러나 사실 NHL의 평창올림픽 불참을 비롯한 2022년 베이징 대회 참가는 어제 오늘 결정된 것이 아닌데요. NHL이 평창에서 빠지는 이유과 올림픽 흥행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도국 송창우 기자와 보다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NHL이 왜 평창올림픽에 참가를 하지 않는 건가요? 자초지종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NHL이 평창동계올림픽에 결국 불참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지난주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르네 파젤 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공식화 되면서 국내에서 핫이슈가 되었는데요. 사실 NHL 사무국이 불참을 선언한건 5개월 전인 지난 4월입니다.

사무국이 밝힌 기본적인 불참 사유를 보자면, NHL의 리그가 오는 10월 4일에 시작해 내년 6월에 끝나게 되는데 올림픽이 2월에 개최되죠. 그 기간 동안 리그를 통째로 중단하는 어려움이 있고 금전적 손해는 물론 선수들이 부상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앵커) 네. 소치 올림픽에서도 한 선수가 부상을 입어서 NHL 시즌을 마감한 사례도 있어서 이해는 됩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이런 것밖에 없을까요?

(기자) 예.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대한 NHL의 반감이 불참의 결정적이었다는 시각이 많은데요. NHL은 1998년 일본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2014년 러시아 소치대회까지 꾸준하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IOC가 평창부터는 체재비라든지, 보험료와 같은 출전비용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에 깜짝 놀란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이 출전비용인 2000만달러, 우리돈 225억원을 대겠다고 나섰지만 NHL은 결국 지난 4월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고, 6월엔 올림픽 휴식기가 없는 2017∼2018시즌 일정까지 발표를 해버렸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말이죠. NHL사무국에서는 불참하겠다고 해왔지만 소속 리그 선수들은 평창올림픽 가겠다는 얘기를 해왔잖아요??

(기자) 네, NHL은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 프로스포츠다보니 일종의 사측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긴장감을 형성하면서 커온 곳입니다. NHL 선수노조는 5년 전 리그를 앞두고 파업을 할 정도로 꽤 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NHL 사무국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선수들은 반발했습니다. 자신들의 모국을 위해 올림픽대표선수로 뛰는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슈퍼스타인 알렉산더 오베츠킨은 리그와 상관없이 무슨 일이 있어도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했었고요. 필라델피아에서 뛰는 체코 출신 보라첵 선수도 평창에 가지 않는다면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참가의지를 보인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선수들의 연봉을 지급하는 프로구단들이 사무국에 평창불가론을 재차 전하면서 NHL에 등록된 메이저와 마이너리그 31개팀 1550명의 선수들은 TV로 올림픽을 보게됐습니다.

축구로 따지면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들이 월드컵에 전혀 나오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NHL이 평창을 찾지 않는 과정을 보면 개최국인 우리는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던 것처럼 보입니다. 오히려 IOC와 NHL 사이에서 돌연 유탄을 맞은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기자) 네, 그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IOC가 올림픽때마다 NHL 소속 선수와 선수가족의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지원해줬다는 것은 그만큼 올림픽 홍보에 NHL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창조직위와 조직위를 실무 지원하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이를 몰랐을 리 없는데요.

팍스경제TV 취재 결과, 양측 관계자 모두 일관된 답변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IIHF와 NHL, 그리고 IOC 간의 관계이지 개최국이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올림픽에 출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NHL의 당연한 논리에 수긍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개최국으로서 너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역시 지울 수 없었습니다.

(앵커) 문제는 그렇게 선수보호를 외치고 비용얘기를 하는 NHL이 중국에서 열리는 당장 내일 NHL 프리시즌 경기를 한단 말이죠. 또 평창은 빠지고 다음 대회인 베이징 대회는 참가하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네, 간단하게 말하자면 NHL 입장에서 중국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중국 국가차원에서도 그렇게 이끌고 있는 건데요. 중국 정부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 앞서 동계스포츠의 활성화를 대폭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의 시장성에 관심을 보인 NHL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프리시즌 중국 경기가 성사되었고 내일과 23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경기가 열립니다.

또 NHL은 평창올림픽에는 참가하지 않으면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복귀하겠다는 뜻을 벌써부터 보였는데요. 이번 경기가 5년 후 NHL의 올림픽 참가를 부추기기 위한 물밑 작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중국의 사례 뿐 아니라 20년 전 일본 나가노 올림픽이 열릴 당시인 97-98시즌의 개막전을 일본 도쿄에서 열었습니다. 올림픽 흥행을 위해 정부와 올림픽조직위 차원에서 적극 나섰던 겁니다.

중국과 일본에 사례를 비춰봤을 때, 우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도 IOC도 아니기 때문에 NHL과 대화조차 할 수 없다는 조직위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입장이 더욱 아쉽게 다가옵니다.

(앵커) 우리가 무언가 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은 분명하군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평창동계올림픽을 먼저 챙기기도 했는데요. NHL의 입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부와 조직위 차원의 노력도 꽤 우선과제에 두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NHL의 참가가 동계올림픽 흥행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는 각종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벤쿠버올림픽 당시 전체 티켓 매출 비중에서 아이스하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41.4%였습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아이스하키는 30%의 매출을 책임졌는데요. 이번 평창조직위는 아이스하키의 매출 비중을 전체 1700여억원 중 341억, 약 19.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회들 매출 비중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인데요. NHL의 불참을 의식한 예상 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올림픽 티켓 2차 판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NHL의 불참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1차 판매 분이 취소되는 사태도 염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계권료도 문제입니다. 중계권료는 올림픽의 주요 수입원인데요. 특히 아이스하키는 전체 중계권료에 40% 정도를 차지해왔습니다. NHL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주요 아이스하키경기들을 방송사들이 앞 다퉈 중계하려 나섰기 때문에 올림픽 중계권료 수입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NHL이 불참하면서 중계권료 수입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져 전체 올림픽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앵커) 아이스하키같은경우는 지금 경기장도 두곳이나 되잖아요. 비용문제가 불거지겠군요?

한 가지 더 짚어볼 것은 조직위가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두 곳이나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입니다. 그런데 1123억원을 쏟아 부은 강릉하키센터의 경우 대회 이후 관리주체조차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경기장을 두 곳이나 마련하며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었다면 해당 종목의 흥행을 위해 무언가 액션을 더 취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평창조직위는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트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빙상 종목들의 흥행으로 아이스하키의 부진을 메꾼다는 복안이지만 세계적 대회를 개최하는 올림픽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이쯤 되면, 아이스하키 외에 다른 종목. 그리고 어쩌면 올림픽 전체에 대해서도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말이죠. 현재 평창 올림픽의 전반적인 준비상황과 흥행 과제,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정리해주시죠.

(기자) NHL의 불참으로 평창올림픽 흥행에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의 숙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티켓 판매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2월부터 두달 간 진행된 1차 판매는 목표치였던 107만 장의 22%인 23만 장 판매에 그쳤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쇼트트랙과 피겨에만 관심이 쏠리고 봅슬레이와 루지와 크로스컨트리 등 썰매, 설상 종목의 티켓 판매율은 10% 남짓에 머물렀습니다.

당초 기대한 후원도 생각만큼 끌어내지 못해 적자는 거의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항간에서는 평창올림픽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흥행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자를 줄일 수 있느냐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올림픽 분위기가 국내에서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붐업인데요. 올림픽이 채 5개월도 남지 않았다면 한창 축제 분위기여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흥행에 가장 큰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HL의 불참은 평창올림픽에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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