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오세진 기자]
"시계가 째깍이고 있다. 12월 '이혼'에 관한 문제가 해결돼 합의를 볼 수 있길 바란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EU정상회의에서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이혼'은 브렉시트를 말한다. 메이 총리에게 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융커뿐 아니라 다수의 EU지도자들도 협상을 서두르라고 메이 총리를 압박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와 별도로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과 회동했다. 양측은 브렉시트 협상에 관해 긍정적 의견 교환을 했지만 해결해야할 쟁점이 여전히 많다는 데 공감했다.
투스크 의장은 "시민들 권리, 아일랜드 국경, 재정 합의에 관해 훨씬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늦어도 12월 초까진 이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탈퇴 조건과 향후 무역 관계를 동시에 협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영국의 탈퇴 비용, 상대국 체류민 권리, 영국과 국경을 맞댄 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 세 가지 쟁점을 먼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EU 정상회의를 주재한 스테퐌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12월까지 주요 쟁점에 관한 합의가 가능할지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영국이 자신들의 탈퇴 비용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EU가 브렉시트 협상에 긍정적으로 임해주면 좋겠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폈다.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을 피했다.
영국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탈퇴 비용의 경우 EU 측 요구대로라면 최소 600억 유로(약 78조 3500억원)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영국 내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
양측은 유럽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의 50조에 따라 2년 안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 양측이 3월 이 조약을 발동하면서 협상 시한은 2019년 3월로 맞춰졌다.
합의가 불발되면 영국은 협상없이 EU를 자동 탈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