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떨어지는 환율…수출 '악재'·내수 '호재'
연일 떨어지는 환율…수출 '악재'·내수 '호재'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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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1080원대까지 떨어졌는데요.

해외여행 가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반면 수출 현장에 계시는 분들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요즘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하고 있다면서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환율은 교과서적으로 얘기해서 두 나라 사이의 화폐 교환 비율을 의미합니다. 보통 외환 거래 때에 미국 달러화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의 1달러가 우리나라 화폐 얼마와 교환될 수 있는지 표시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 데요.

어제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085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5월6일(1080.0원) 이후 2년6개월여 만의 최저치인데요. 최근 8거래일간 35.2원이나 급락한 것입니다. 1120원대 정도이던 환율이 1080원대로 내려앉은 것입니다.

앵커) 네, 요즘 계속해서 환율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환율이 떨어졌다는게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요?

김정남 기자)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화 하나를 교환하는데 우리나라 돈이 더 적게 든다는 의미죠. 그만큼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더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화는 더 싸졌다는 의미입니다.

달러화뿐만 아닙니다. 일본 엔화도 달러화만큼은 아니지만 준기축통화로 불리지 않습니까.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밀접해서 원엔 환율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제 기준으로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975.64원에 거래됐습니다. 2015년 12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최근 97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역시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지요.

앵커) 한마디로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데요. 원화가 요즘 비싸지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정남 기자) 한 나라 통화가 비싸진다는 건 그만큼 경제 전반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어느 물건이든 똑같죠. 보기에 좋아보여야 한 명이라도 더 사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다들 원화를 사려고 하는 것은 원화가 그만큼 좋아보인다는 것이고, 그건 우리 경제가 그만큼 좋아지고 잇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이지 않습니까. 코스피도 그렇고, 코스닥은 과열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초호황이죠. 원화 자산들이 ‘매력덩어리’로 부쩍 부각되고 있어서인데요.

요즘 외환시장에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셀 주문, 그러니까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는 주문이 한꺼번에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환율은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겠죠. 시장의 강력한 힘이 환율을 움직이고 있는 건데요.

그 기저에는 국내 경제 지표의 잇단 호황을 주목할 만합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올해 3분기 ‘깜짝’ 성장률이 나온 지난달 26일 이후부터입니다. 당시 환율은 1130원 안팎에서 움직였습니다. 이후 수출과 경상수지 등 각종 서프라이즈 지표가 쏟아졌고,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까지 내려앉았고요.

최근에 북한 리스크가 좀 잠잠해진 것도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요인입니다.

앵커) 요즘처럼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이 정도로 환율 변동 폭이 클 때는 당국이 개입을 했거든요. 예를 들어 지금처럼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그러니까 다들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고 싶어할 때는 당국이 알음알음 나서서 달러화를 매수하는 물량을 풀었을 겁니다. 그렇게 환율이 너무 떨어지는 걸 막는 거죠.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게 맞지만, 단기간 급변할 때는 당국이 역할을 하는 것도 맞습니다. 기업이든 가계든 각 경제주체들이 받아들이기에 환율이 너무 빨리 달라지면 혼란스러울 테니까요. 실제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는 전담팀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외환당국도 크게 개입을 안 하고 있다면서요.

김정남 기자) 네, 최근에는 당국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이 정도 수준이면 최근 경제가 좋아지는 영향이 환율에 반영됐다고 보는 것 같은데요.

어제는 한 고위당국자가 “역외 투기세력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다”고 장중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았습니다. 당국자 언급에 1090원대까지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내린 건데요.

통상 당국은 개입성 언급과 함께 ‘실탄’ 물량을 동반하곤 하는데, 이날 당국의 개입은 일상적인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수준에 그쳤던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환율이 떨어지는 게 우리 경제에는 무슨 영향이 있을까요.

김정남 기자) 통상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 경제는 덜컥 겁부터 먹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의 주력 업종이 대부분 수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돈이 비싸진다는 것은 수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이죠. 그만큼 타격을 입는다는 건데요.

저도 최근에 전국경제인연합회 같은 산업계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환율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경쟁 제품이 겹치는 일본의 엔화와 비교한 환율이 하락하는 걸 많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원화 강세를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자동차 업계입니다. 자동차산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우리 자동차 산업(완성차 5개사 기준) 매출은 약 42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는 일본 자동차 회사가 엔저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에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환율 변동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슈퍼 호황’이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로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작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실적 하락 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완성품은 현지 생산과 현지 통화 결제를 우선으로 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앵커) 이처럼 수출 시장에는 우려가 되는 상황이지만 내수는 호재라면서요. 

김정남 기자) 그렇습니다. 원화 강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고, 가계 구매력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내수 훈풍을 위해 정부가 원화 강세를 용인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실제 이번달 들어 대표적 내수업종인 코스닥 섬유·의류(14.45%), 오락·문화(13.98%), 음식료·담배(7.09%)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종목별로도 하나투어(12.22%), CJ제일제당(11.20%), 이마트(10.04%) 등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번달 들어 대표적 수출업종인 코스피 운수장비(-3.19%), 철강금속(-2.14%), 전기전자(-1.74%)업종 등은 동반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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