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어디까지…車·전자 등 수출기업 '비상'
원화강세, 어디까지…車·전자 등 수출기업 '비상'
  • 오진석
  • 승인 2017.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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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장영일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이번에는 외환시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최근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경제지표 호조속에 원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내수 기업들과 수출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폭에 대해서 세계파이낸스 장영일 기자와 함께 얘기해보겠습니다.

 

(앵커)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최저치까지 떨어졌는데 이렇게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원 ·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상승했다는 의미인데요. 최근 달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평가입니다. 달러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최근 95포인트에 근접하는 등 지난 7월 중순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까지 올랐습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통과 가능성, 미국 경기회복 가속화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면모를 보이며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원화는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 원화 강세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내적으로는 3분기 1.4%(전 분기 대비) 깜짝 성장을 이루고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사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증시에서도 외국인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10월들어 약 3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확대되면서 원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중 관계 개선과 사드 보복 해제, 대북 리스크 완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앵커) 정부도 주의깊게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정부의 대응 방안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정부의 입장은 일단 '공식 입장은 환율은 시장에 맡긴다는 것'입니다. 다만 과도한 쏠림이 있을 경우엔 나선다는 것인데요. 사실상 별다른 대책을 내놓기 힘든 상황입니다.

먼저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카드를 쥐고 우리 정부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환 당국이 환율을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은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외환을 사고팔거나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 등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한은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미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 재무부가 정한 환율 조작국의 세 가지 사항 중 '환율시장 개입'을 빼고 두 가지에 해당돼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원화 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시장에선 당분간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국내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북핵 리스크(위험)가 수그러들었기 때문입니다.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알려진 제롬 파월 이사가 낙점된 것도 향후 원화 강세를 힘을 실어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원화 강세로 인한 국내 기업들에 영향은 어떨까요.

(기자) 원화가 강세보이면서 원·엔 환율도 가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일본 기업들과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에 비상에 걸렸습니다. 일본은 양적완화를 계속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본 엔화에 대한 환율 역시 지난 9월 초까지만해도 1040원대였지만 최근에는 100엔당 970원대까지 떨어지며 2015년 말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자재를 수입하는 내수 기업들은 득을 볼 수 있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 대기업들은 당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전자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수출경합도가 높은 일본이 환율에서 유리하게 되는데요. 

완성차업계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릴때마다 연간 수출액이 4000억원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전자업계도 환율이 10원 내리면 월 300억원의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등을 수출하는 삼성이나 LG가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원화 강세가 반가운 업종들도 있을텐데요.

(기자)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대표적인데요. 밀 콩 설탕을 수입하는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음식료 업체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자재 수입 부담을 덜 수 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은 철광석과 석탄을 싸게 구입하고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는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항공업체들은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항공기 임대료와 외화부채가 줄어들고요. 달러 약세(원화 강세)로 비용 부담이 줄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호재입니다.

(앵커) 요즘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네 어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58달러에 마감했는데 지난 2015년 7월2일 이후 거의 2년4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입니다.

유가가 상승하는 것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세계 경제가 그만큼 원유에 대한 수요가 늘고 경기가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2015년과 작년까지 세계경기 침체로 저유가가 지속됐었잖습니까.

경기가 점점 좋아지다보니 원유 사용량도 증가했다고 보면 되는데요. 50~60달러대는 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 주요 요인은 수요가 아닌 공급 측면때문입니다. 원유 감산을 지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가 피의 숙청을 계속하면서 원유 감산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고, 러시아도 감산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번달 말 정기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70달러까지 상승하면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기업의 생산비용이 늘고 가계 구매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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