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금감원, 차기회장 인선 두고 갈등 고조
하나금융-금감원, 차기회장 인선 두고 갈등 고조
  • 정윤형 기자
  • 승인 2018.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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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정윤형 기자]

(앵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의 차기회장 선임을 두고 금융감독원이 인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윤형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일단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회장 인선절차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현재 하나금융은 금감원으로부터 각종 의혹에 대해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과 중국 특혜투자 의혹에 대해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한 것인데요.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이자 현재 하나금융 회장인 김정태 회장이 연관돼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차기회장이 될 지도 모르는 김 회장과 연관있는 사건을 검사 중이니 금감원 측에선 “이 검사 결과를 지켜보고 최소한의 사실관계가 확인된 후에 인선절차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하나금융쪽에 요청한 것입니다.

금감원 측에선 현재 하나금융 회장 인선절차가 예년보다 한 달 정도나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라 선임 일정이 1~2주 정도 다소 지연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금감원 측의 요구에 하나금융 회추위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요?

그럼 차기회장 인선은 연기 없이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금감원의 요구에도 회추위는 회장 선임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오늘과 내일 후보들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추가적인 심층평가를 통해 회추위가 내일 최종 후보군을 선정합니다.

최종 후보군이 선정되면 22일 이 후보군을 대상으로 PT면접과 심층 인터뷰면접을 거쳐 차기회장 후보가 확정됩니다.

일단 오늘 후보자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22일에 차기회장 후보 선정을 확정할지, 연기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나금융 회추위가 당국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인선 일정을 서두르자 일각에선 유력 차기 회장 후보인 김 회장에게 불리한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선절차를 끝내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이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연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 ‘금융지주사 CEO가 셀프연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김정태 회장을 겨냥해 금융당국이 김 회장의 3연임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당국은 절대 특정인을 겨냥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비판이 연일 계속되자 윤종남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당국의 지적은 관치 우려가 있다고 꼬집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의장의 발언에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고조되나싶었지만 바로 며칠 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당국과의 전면전에서 한발 물러서며 김정태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을 회추위로 구성하는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전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지적을 수용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당국의 요구를 듣지 않고 인선절차를 진행하는거네요.

앞으로 이 전면전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궁금한데요.

(기자)
하나금융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당국에서 더 큰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차기회장 인선에 개입하는 것은 관치라고 볼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당국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 진행된 브리핑 자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하나금융 회추위가 금융당국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이냐 마느냐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전에 금융당국을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과 비교해보면 조심스럽게 발언을 한 것인데요, 이는 계속되는 관치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동시에 최 위원장은 금융권의 CEO승계절차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향후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금융과 관련한 금감원의 검사 결과도 주시해야할 것 같습니다.

검사 결과, 김정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 회장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구요,

노조와 김 회장과의 갈등심화는 당연하고, 회장 인선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되는 복잡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발목을 잡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지금까지 정윤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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