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수탈·노동력 착취의 아픔 품은 오대산 화전민터
일제강점기 수탈·노동력 착취의 아픔 품은 오대산 화전민터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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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국립공원관리공단, 화전민터 발굴·보존 위한 지표조사
화전금지 표석 등 화전민터 흔적 [출처|환경부]
화전금지 표석 등 화전민터 흔적. 출처 | 환경부

[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오대산 화전민 마을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자원 수탈과 노동력 착취가 자행된 흔적들이 발굴·보존된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광복 72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시절 오대산 일대에서 자행된 자연자원의 수탈 흔적에 대한 지표조사를 추진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정부 차원의 화전민터에 대한 지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사무소)는 이달부터 자연자원 수탈과 관련된 화전민터 지표조사에 나섰다.

사무소에 따르면 오대산 화전민 마을은 일제강점기 당시 목재 수탈과 노동력 착취 등을 이유로 화전민 마을이 생겨났다. 당시 150여 가구에 3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대산 화전민터 목재 반출을 위한 목차레일 흔적 [출처|환경부]
오대산 화전민터 목재 반출을 위한 목차레일 흔적. 출처 | 환경부

화전민 마을은 목재 반출을 위한 노동력 공급 대상지였다. 이들의 흔적은 1975년 오대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까지도 일부 남아 있었다.

현재도 월정사와 상원사 구간에 화전민터 50여 채가 남아있고, 오대산 선재길 일대에는 목재를 실은 수레 이동에 사용된 목차레일 10m가량이 남아 있다. 또 자원 수탈에 동원된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노동가요 '목도소리'도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지명에서는 노동력 수탈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강원 평창군 오대천 상류의 '보메기'의 경우, 계곡의 보를 막아 나무를 쌓았다가 비를 이용해 한 번에 무너뜨려 이동시켰다는 데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회사거리'는 오대산에서 이송한 목재를 가공했던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회사가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사무소는 이번 지표조사를 토대로 현황도를 작성해 화전민터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방안을 세우고, 추후 발굴·복원사업 방향을 결정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정정권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이번 오대산 화전민터 조사는 세월이 많이 흘러 사라져가는 일제의 수탈흔적을 발굴·보존하려는 것"이라며 "시대의 아픔과 치욕을 잊기보다 뚜렷하게 기억하는 것이 후세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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