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HMM 김경배 새 사장 시대 개막날, 주총장은 ‘시끌시끌’...왜?
[이슈] HMM 김경배 새 사장 시대 개막날, 주총장은 ‘시끌시끌’...왜?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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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비해 한없이 적은 수준”...‘주당 600원 배당’에 뿔난 소액주주들
배재훈 사장, 주주질의 하나하나 답변…소액주주들 “원론적 답변에 불과”
단 두 명만 발언 기회...“발언권도 없는 주총, 이럴 거면 소집은 왜 해?”

HMM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그룹빌딩 동관 1층 대강당에서 ‘제4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김경배 사내이사를 비롯해 감사위원과 보수한도 승인 등 5가지 안건 의결이 이어졌는데요. 김 이사는 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HMM 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새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좋은 날’이지만 주총장은 시종 ‘시끌시끌’했습니다. 경영진은 소액주주들이 날선 질의에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발언권을 두고 반말과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주총이 끝난 뒤에도 “발언권도 제대로 부여하지 않을 거면 (주총은) 왜 소집한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29일 HMM 정기주주총회 참석한 HMM소액주주연대 소속 주주가 사측에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실적에 비해 한없이 적은 수준”...‘주당 600원 배당’에 뿔난 소액주주들

오전 9시부터 4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주총장에선 원안통과를 바라는 주주들과 일부 소액주주들 간 발언권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의장으로 총회를 진행한 배재훈 사장은 1호 의안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상정한 뒤 간략한 소개와 함께 주주들에게 안건 통과 의사를 물었습니다. 앞쪽에 앉은 주주들은 큰소리로 ’원안대로 통과’를 외쳤고, 뒤쪽에 앉은 소액주주들은 질의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의장은 원안대로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자 다시 발언권을 부여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HMM소액주주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A 주주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정리한 5가지 사항을 사측에 질의했습니다. 그는 먼저 “11년 만의 배당은 좋았지만 그동안 HMM의 실적에 비해선 한없이 적은 수준이다. 배당수익률 2.2%(주당 현금 600원)는 어떤 기준으로 나온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해양진흥공사는 왜 매각 시점을 2~3년 후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냐”고 질의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HMM이 매각된다면 매각과 동시에 전환사채도 모두 같이 해결되는 것이냐”고도 했습니다.

또 “현재 영업실적에 따른 배당과 자사주 매입·자사주 소각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데 회사에서도 검토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소액주주의 날선 질의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A 주주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HMM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당시 시세차익을 올리려 한다는 시중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면서 "CB의 주식 전환은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는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고 투명한 경영 담보를 위해 나머지 CB에 대해 공론화를 시킬 의향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지막으로 A주주는 “해운 대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중기청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해 기업의 선복을 배정한 선행을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선행을 홍보하는 주체는 정부 기관과 공기업들"이라면서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들 정부 기관에 선심성 상납을 한 결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회사가 주체적으로 경영과 책임의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떳떳한 공지를 해달라”며 5분간 5가지 사항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HMM 제4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배재훈 의장이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 배재훈 사장, 주주질의 하나하나 답변…소액주주들 “원론적 답변에 불과”

배 사장은 주주 질의에 일일이 답했습니다. 배 사장은 2.2% 배당이익률 결정에 대해서 “과거 11여년 간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으나 2020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이어 지난해 대규모 이익실현으로 주주가치의 일환인 배당 실시가 가능하게 됐다”면서 "2.2%의 배당률은 최근 3년간 코스피 주요기업의 시가 배당현황을 참조해 결정했으며 코스피 상위 100개사의 3개년 평균 배당은 2.1%”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구 전환사채 질문에 대해서는 “당사는 192회차를 비롯, 향후 영구채 이자율 상승 도래 시점에 재무구조 및 영업상황 등을 고려해 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매각과 관련해서는 대주주차원에서 논의될 사안으로 회사가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며 “매각 시점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인터뷰 등을 통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지분 정리 등 경영요건 안정화에 2~3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언급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전환사채 공론화에 대해서는 “당사 CB를 보유한 채권자들과도 주주들이 우려하고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해서는 "중장기 관점에서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은 현재로선 구체적인 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당사 재무사항과 이익규모, 향후 경쟁력 확보,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미래 영업 환경이 지금처럼 계속 긍정적인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정부 기관의 선심성 지원이라는 비판과 관련해선 “물류난이 심화된 2020년 하반기부터 임시선박을 투입한 이후 수출 중소 기업 및 농수산식품 전용 선복 배정 등 국내 중소 화주의 수출 지원에 노력해 왔다”면서 “이런 노력을 구체화하기 위해선 대상자 선정, 실시방법 등 관련 정부기관과 협의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선행의 주체가 정부기관으로 비춰진 오해가 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29일 HMM 정기주주총회 참석한 주주들이 발언권과 관련해 사측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단 두 명만 발언 기회...“발언권도 없는 주총, 이럴 거면 소집은 왜 해?”

이날 주총장은 100여 석 넘게 마련된 강당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주주들이 모였지만 정작 발언 기회를 얻은 주주는 단 두 명에 불과했습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주총의 특성과 별다른 의견 개진 없이 원안 통과를 바라는 다수 주주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주주의 발언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김경배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B 주주가 발언권을 얻어 질의를 이어가자 곳곳에서 아우성과 반말,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선임 안건과 맞지 않는 질의를 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선임 안건과 관련 없는 질의는 IR센터를 통해 질의해 달라”는 의장의 요구에 B 주주는 “IR센터 측에선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는다”며 항의했습니다.

주총 이후에도 HMM 소액주주들은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HMM주주동호회 커뮤니티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언권도 주지 않을 거면서 왜 불렀나”, "형식적인 주주총회였다”, "소액주주 의견은 무시해버린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한편 이날 총회에 출석한 주주는 사전 시행된 전자 투표와 위임장에 의한 대리 출석을 포함해 109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소유주식 수는 2억9888만 8227주로 의결권이 있는 발행 주식 총 수의 61.12%에 달했습니다.

HMM의 2021년 12월 31일 제46기 결산 주주명부 기준 주주 수는 56만8241명,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 수는 4억8903만9496주입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사내이사(김경배·박진기) 선임 ▲사외이사(우수한·정우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우수한·정우영)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HMM은 올해 배당금은 다음달 28일에 지급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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