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운영해 오고 있는 연구부서는 ‘센터’에서→‘팀’으로...인원은 달랑 7명
해상직원 교육생 연간 1만3600명...“교육 투자계획은 있지만 시기는 미정”
“차세대 연료TF를 운영해서 R&D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HMM이 주도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대한민국이 친환경 에너지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HMM 김경배 사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중장기 경영전략 발표에서 한 말입니다. 김 사장은 당시 다가올 미래에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 2026년까지 15조원 이상을 투자해 선박 확보와 환경규제 대응, 친환경연료 개발, 디지털화 전환 등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조직역량 강화 측면에선 해상인력 양성은 필수적이라며 국적선사로서 해상인력 양성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사장이 강조한 계획 중 ‘차세대 친환경 R&D’투자와 ‘해상인력’ 양성의 경우, 정작 어떤 식으로 언제부터 투자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추진 구상도 없어 ‘속빈 강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 사장이 강조한 ‘친환경 연구개발’ 맡을 부서...과연 그만한 역량 있나?
HMM은 앞으로 5년간 탄소중립 계획 실현을 위해 차세대 TF를 운영하고, 그린 메탄, 그린 암모니아, 그린 수소 등 친환경 연구개발(R&D), 환경규제 대응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연구개발과 환경규제 대응은 HMM의 어떤 부서가 하는 것일까.
HMM은 20여 년 전부터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부서는 현재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대로 부산우체국 건물 6층에 있습니다. HMM의 환경규제부터 차세대 친환경 연료 등을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유일한 부서입니다. ▲에너지연구 ▲에너지효율화 ▲환경규제 대응 ▲탄소배출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HMM은 차세대 연료 연구개발, 환경규제 대응 등을 강조하며 이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20여년에 이르는 이 부서의 역할에 대해선 직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HMM의 한 해상직원은 “연구부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실 어떤 것을 개발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관련 연구개발은 해양수산개발원도 있고 연수원도 있는데 수송회사가 어떤 개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구실적으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직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 20년 운영해 오고 있는 연구부서는 ‘센터’에서→‘팀’으로...인원은 달랑 7명
HMM의 R&D부서는 과거 현대상선 조직의 해사기획부서로 있다가 분사하면서 HMM의 100% 자회사인 현대오션서비스(이하 HOS)의 R&D센터로 운영돼 왔습니다. 이후 배재훈 사장 재임시절이던 2019년에 HMM의 사장 직속 부서인 해사총괄부서로 다시 편입되면서 R&D센터에서 명칭이 R&D팀으로 변경됐습니다. 본사의 사장 직속 부서로 옮겨지긴 했지만 명칭으로 본다면 센터에서 팀으로 규모가 축소된 것과 다름없는 겁니다. 구성원 수도 7명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HMM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지금 연구개발 인원은 오히려 늘어난 숫자”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20년 동안 뚜렷한 실적이 없었던 이 부서를 어떻게 투자해 역량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김 사장은 중장기 계획을 밝히면서 2026년까지의 벌크선 확대 계획과 1500억원이 투자되는 디지털 전환 부분에 대한 투자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중장기 계획인 만큼 모든 계획을 완전히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연구개발 부분과 비교했을 때 대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 해상직원 교육생 연간 1만3600명...“교육 투자계획은 있지만 시기는 미정”
R&D 투자만큼 공허한 부분이 ‘해상직원 양성’ 부분입니다. 김 사장은 “해상직원 양성은 저희가 필수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고요. 저희가 국적선사로서, 국내 해상직원 양성하는 것은 의무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지만, 해상직원에 대해서도 5년간 어떤 투자를 할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현재 HMM의 해상직원 양성은 HMM의 100% 자회사인 HOS가 전담하고 있습니다. 20년간 교육 훈련을 전담하고 있는 기관으로 2006년 국내 유일의 해운분야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주 교육과정은 선박 조종시뮬레이션, 선박평형수관리, 선박전기실무, 해양관리실무, 선박통신네트워크 이해, 긴급사항 대응 등 90개 과목이 넘습니다. HMM의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 인원 교육도 겸하고 있습니다. 교육 대상은 해상직원은 물론 기관장, 1등항해사, 기관사, 가판장, 해기사 조리장 등 다양합니다. 지난해 이곳에서 교육을 수료한 인원수만 1만3600여 명이나 됩니다. 업계에선 규모가 커진 만큼 트레이닝 센터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상직원 교육을 맡고 있는 HOS 트레이닝센터도 부산의 R&D팀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습니다. HMM이 부산지역의 역할 확대로 직원교육 확대와 R&D센터 이전 및 확대라고 기술한 것도 이 두 기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HMM 측은 “아직 부산 지역 역할을 확대를 위해 협의하고 있는 기관은 없고 R&D팀에 대한 확대여부나 투자 여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상직원 교육과 관련해선 “HOS의 교육 부분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부산지역 확대 배경과 관련해서 아직 부산 지역의 어떤 기관과도 협의하고 있는 곳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부산지역 시민들의 본사 이전 요구에 대비한 임시방편 계획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원수 2800여 명의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단체는 줄곧 HMM의 본사 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영업을 하고 본사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며 HMM의 본사 이전은 부산 시민의 대한 보답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