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닥친 한미FTA 개정 협상, 쟁점은?
눈 앞에 닥친 한미FTA 개정 협상, 쟁점은?
  • 오진석
  • 승인 2017.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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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개정 협상 현실화
人터뷰 : 국제경제전문가 우기훈 창원대 교수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지난주 수요일입니다.

미국의 무역대표부가 한미FTA 개정협상을 위한 특별 공동위원회 소집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동안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이 심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끔찍한 합의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미FTA 개정, 재협상 논란에 대해서 국제경제 전문가인

창원대학교 우기훈 교수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한미FTA,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 과정을 간략히 소개부탁드립니다

<우기훈 교수>

한미 FTA는 지난 2012년 3월 15일에 발효되었습니다.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배경은 2001년도 중동의 도하에서 제4차 WTO 각료회의가 개최되었고 이 회의에서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 개발 어젠다가 출범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원국 간 이해관계 충돌로 협상이 지지 부진하게 되면서 양자주의, 즉 두 나라간의 자유무역협정인 FTA 협정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03년도에 FTA 추진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한미 FTA도 이 로드맵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요.

한미 FTA는 2006년도 협상을 개시한 이래 8차례 협상이 있었으며 2007년 4월 협정이 타결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두 차례의 추가 협상을 거쳐 2012년도에 발효되었습니다.

 

<앵커>

한미 FTA의 내용과 그 당시 쟁점사항은 무엇이 있었나요? 

 

<우기훈 교수>  

한미 FTA는 상품, 서비스ㆍ투자 뿐 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노동, 환경, 지재권, 정부조달을 포함하고 있고, 상품 전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타결되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나 당시에 쌀, 쇠고기, 자동차,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도(ISD),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이 주요한 쟁점이었습니다.

앞으로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쌀 시장과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자면, 쌀 시장 개방은 당시의 협상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죠. 현재, 쌀시장 개방문제는 다자체제 즉, WTO 규범에 따르고 있지요.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20년 동안 시장개방이 유예되어 왔으나 지난 2015년에 우리나라 쌀시장이 개방되었고 대신 513%라는 고율의 관세로 쌀시장이 보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이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부문이죠. 

자동차 시장 개방 문제는 당시에도 미국이 추가 협상을 요구할 정도로 중요시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11년도에 미국은 자동차시장에 대한 추가 협상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양허 스케줄 조정 등 미국에 조금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된 바가 있습니다.

 

<앵커>

지난 4년동안의 한미 무역동향은 어떻습니까?  트럼프 말대로 Horrible  Deal. 끔찍한 합의가 맞습니까?

 

<우기훈 교수> 

지난 4년 동안 韓美 간 무역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2011년도에 562억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만 2016년도에는 665억 달러로 증가함으로써 약 103억 달러가 늘어났습니다.

무역 수지를 보면 발효 전인 2011년도에는 우리나라가 116억 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하였고 이 수치는 2016년도에 232억 달러로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두 배가 늘어난 거죠. 트럼프 대통령이 “Horrible deal”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자동차 부품, 개별 소자 반도체 등의 수출이 많이 늘어 났죠.

특히, 자동차 부품의 경우는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가 됨으로서 미국 자동차 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증대효과를 본 대표적인 수혜품목이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액이 줄어 든 것은 사실입니다. 발효전인 2011년도에 비해 2016년 미국의 대 한국 수출은 약 14억불 정도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늘어난 품목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산 항공기 부품, 승용차등의 대 한국 수출은 많이 늘어났죠.

특히, 미국산 승용차는 금액 기준으로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서비스 수지의 양상은 상품 수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FTA 발효전 미국의 대 한국 서비스 수지는 110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하였으나

2015년도 수지는 141억불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여행, 운송, 지적 재산권 분야등 다양한  서비스 부분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적 재산권 분야가 흑자를 가장 많이 보는 분야로 FTA 발효전보다 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국은 상품 수지에서 이득이 컸던 반면 미국의 경우는 서비스 수지에서 득을 더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언론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재협상이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 것인가? 개정인가 재협상인가요?

 

<우기훈 교수>

예, 그동안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 로스 상무 장관 등이 언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왔습니다.

따라서, 이미 예견되었던 사항입니다.

결국, 지난 7월 12일 USTR 대표부 로버트 라이시저 대표가 주형환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죠.

언론들은 미국 측의 서한에서 Amendment(수정)와 Modification(개정)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장이 강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미국 측의 의지가 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매우 구체적이죠.

특정 부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자유 무역과 함께, 공정 무역과 균형 무역을 강조하고 또 지난 20년간 미국이 지속적으로 對 韓國 무역수지적자를 봐 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나라 정상이 균형적인 무역을 약속했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하고요.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국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치자는 말인가요?

 

<우기훈 교수>

무관세를 손보는 경우를 상정하지 않는 다면, 미국이 요구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FTA 발효로 관세는 대부분 철폐가 되었습니다. 교역의 94.3%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는 가중평균 관세율이 0.1%에 불과해서 큰 영향을 없을 것입니다.

IT업종의 경우 반도체는 정보 기술협정 즉 ITA협정에 따라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가전제품도 현지 생산이 늘어나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 미국 내에서 한미 FTA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서 작년에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USITC)는 한미 FTA가 미국경제, 교역 후생, 투자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미국 농림부도 FTA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는 데 이런 이유는 미국의 치즈라든지 체리같은 과일들이 우리시장에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서한에서도,  전반적인 재협상보다는 미국산 제품의 한국 시장 접근에 대한 몇 가지 문제 즉 Several problems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상은 한정될 것으로 보이는 데 자동차, 철강 그리고 쌀 등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동차의 경우는 아무래도 미국의 적자폭이 가장 큰 품목이다 보니 연비 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방안 등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 경우는 이미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어서 우리 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데 추가적인 관세 인상이 있다면 우리 업계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는 부문입니다.

그리고 쌀 문제를 또 꺼집어낼 수 있도 있겠고요.

2017년도 USTR의 무역장벽보고서에 디지털 무역 장벽이라고 규정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금지에 대한 사항도 논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협상에 어떻게 임하여야 하나요?

 

<우기훈 교수>

우리는 좀 차분하게 데이터를 기초로 대응하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의 재협상 움직임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초로 하기보다는 막연히 자유무역협정이 미국에 불리하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어 팩트(Fact)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유념해야 될 것은,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적자는 양국 간 비교우위와 경제 구조에 관한 문제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져 왔고 제조업의 비교우위 상실이 비단 한국과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미국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은행업, 엔터테인먼트, 관광, 지적 재산권 등 서비스 산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결론적으로 미국 경제 구조 변화의 결과를 유독 한미 FTA 때문 만이라고는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생각해보면 현재 관세가 내릴 만큼 내려져 있는 마당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WTO가 허용하고 있는 세이프 가드나 상계관세등 무역구제 수단밖에 없다고 봐야죠. 그런데 이의 사용은 제한적이고요.

다만, 쌀과 같은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경제적인 이득도 있겠지만 협상 카드로서 더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우리측은 양국의 경제구조와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양국의 이득에 대해서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하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 기사는 7월 17일 팍스경제TV '알아야 바꾼다 뉴스 레이더'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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