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본부, 들러가는 승진코스 벗어나나
김현종 통상본부, 들러가는 승진코스 벗어나나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7.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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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본부장, 첫 시험대는 한미FTA 재협상

[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앵커)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전화 통화에서 한미FTA 개정이 또 언급됐죠.

그럴수록, 김현종의 통상교섭본부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더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보죠. 박혜미 기자. (네. 정부세종청사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사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업무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산업부가 그동안 통상분야를 방치해 온 건 사실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통상분야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앞으로 통상교섭본부에서 내놓는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부조직개편안에서 외교부로 통상을 재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나오기도 했죠.

당시 산업부가 부랴부랴 통상조직 지키기에 나섰고, 막판에 통상분야의 외교부 이관은 없던 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산업부의 그 수많은 국실장 자리 중 하나로 통상교섭본부가 역할을 톡톡히 했군요, 그렇죠?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정부조직개편 당시 외교부에서 통상을 떼어내 산업부, 당시 지식경제부로 이관한 이유 중 하나는 의전이 우선인 외교부가 비즈니스 교섭에 적당한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기업의 진흥업무와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산업부가 통상교섭에 적당하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박근혜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의 롤 모델은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미국의 상무부였다는 뒷얘기도 있죠. 

(앵커) 해외 수출기업들에게는 저승사자라는 미국 상무부가 모델이었다? 우리 외교부는 그렇다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그렇게 일을 한 적 있었던 가요?

(기자) 앞서 산업부 핵심 관계자의 말처럼 통상교섭본부는 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심하게 말하면 우리기업의 통상문제보다는 통상교섭본부 내 국실장 4개 자리가 더 탐이 났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국실장 4개 자리를 인사적체 해소, 혹은 산업부 공무원들의 승진잔치에서 거쳐가는 자리 정도로 여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산업부 내에서 통상교섭본부 국실장 4개 자리는 고위직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비교적 한직으로 여겨졌다는 겁니다. 즉, 통상교섭본부는 국가적 의미는 중요할지 몰라도 산업부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부서가 아니었다는 반증입니다.

(앵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장관급으로 본부장 자리를 승격시켰고 독립적으로 운영도 맡긴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 4일 김현종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독립조직으로 새로 출발하는 통상교섭본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무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새 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인 백운규 장관이 통상 전문성이 거의 전무한 인물이라는 점도 사실상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럼 산업부 내부적인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내부 분위기는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김현종 본부장이 한미FTA 등 주요 협상을 이끌어냈던 인물임은 두 말 할 필요 없습니다. 또 참여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조직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는 얘기에 산업부 내부에서는 걱정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취임식 당일엔 김 본부장이 취임사를 직접 손보기도 해 직원들이 긴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임식날 바쁜 업무로 정신 없는 직원의 식사를 챙기는 등 카리스마와 함께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시간이 오래 지났고 삼성에서 어려움도 겪었으니까 사람이 좀 바뀌었을수도 있죠. 그런데 김현종 본부장은 '검은 머리의 외국인'이라 불릴 정도로 친미 성향이 논란이잖아요?

한미FTA 재협상, 잘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김 본부장이 예전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미국의 입장을 들어줬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미FTA 재협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데이터의 국경간 이동 문제나 자동차 연비 규제 등 세부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김현종 본부장이 국내 산업계 사정을 얼마나 파악하,고 통상업무와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김현종 본부장이 통상과 산업을 커버해야 하는 만큼, 유연한 사고와 소통을 통해 국내 산업계 사정을 잘 알고 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 본부장도 관련 지적을 의식한듯 취임사에서 "조직 변화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있었지만, 백 장관과 함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나가겠다"며 "실력과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우리 미래 통상과 투자 전략을 책임질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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