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잇따른 성추문 이슈…원인과 대책은?
기업들, 잇따른 성추문 이슈…원인과 대책은?
  • 한수린
  • 승인 20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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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수린]

(앵커)직장 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재계 분위기가 쑥대밭이 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기업 성추문 논란으로 기업들 분위기가 뒤숭숭한데요, 논란은 한샘 신입 여사원 A씨가 지난해 말부터 5개월간 3차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A씨와 변호인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입사 후 5개월 사이 사내 몰카, 직장 상사 성폭행, 직장 상사 성폭력으로 세 차례나 피해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B씨가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고, A씨 역시 적극적이고 자연스럽게 관계에 응했다고 밝히며 주장이 엇갈렸습니다. 여기에 A씨는 남녀 간의 호감이 아니라 감사한 마음에서 온 인간적 호감이었다고 밝혔고요, 인사팀장의 회유로 처음에 허위 진술을 했었다는 주장도 나온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경찰이 이미 이 사건을 3월에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3월 경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요, 그러니까 기소가 ‘법원에 범죄 심판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경찰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불기소 의견을 낸 거죠. 검찰도 경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당시 모텔의 CCTV 영상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과 피해 여성이 고소를 취하한 점, 그리고 모텔 종업원의 진술을 바탕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씨는 재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추가 증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요, 경찰에서도 재수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서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한샘에 이어 다른 기업에서 일어났던 일들도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샘 여직원의 폭로 이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는 주장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현대카드의 한 계약직 직원 A씨는 한샘 여직원이 올린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면서 자신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주장에 따르면 A씨는 회식 후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팀장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뒤 3개월 후인 8월에 성폭력상담소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상담소 측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B씨는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요, 검찰도 지난달 증거 불충분을 들어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현대카드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자체 감사실과 외부 감사업체, 또 검경의 조사가 병행됐으나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고요. 피해를 주장한 A씨는 현재 무고 혐의로 피소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만큼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현대라이프생명에서는 이른바 여직원 몰카 사건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현대라이프 A 과장은 지난 6~8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회식과 워크숍, 세미나 장소 등의 여자화장실과 샤워실에 ‘몰카’를 설치했는데요, 이 같은 범행은 8월말 회식 장소에서 음식점 직원이 화장실에 설치한 카메라를 발견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A 과장의 다른 여직원들의 책상 아래에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밝혀져 추가 고소장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재 경찰은 이미 촬영된 영상의 유출 정황도 파악 중입니다. 사건이 터지자 A 과장은 회사 측에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나 사측은 징계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씨티은행에서도 여직원을 대상으로 한 몰카 촬영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계 한국씨티은행에서 차장급 직원 A씨가 근무시간에 사내 여직원의 특정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된 것으로 확인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직원이 팀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팀장은 A씨를 추궁한 끝에 본사에 신고했는데요, A씨의 휴대전화에는 사내 여직원들로 추정되는 여성의 다리 사진 등이 대량으로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씨티은행 측은 A씨를 직위 해제해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가하면 어제 경찰이 김준기 디비그룹 전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고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준기 디비그룹 전 회장은 자신의 여비서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는데요, 김 전 회장은 경찰의 출석 요구를 세 번이나 받았지만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어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불출석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 이후 김 전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전 회장 측은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김 전 회장 측근은 당장 출석이 어렵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의사가 허락하면 귀국해 수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업계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직장 내 성추문 문제가 연속해서 터지자 주요 그룹 계열사 등 대기업들은 사내 성추문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 내 분위기가 흐려지고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대기업은 직장 내 성추문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고요, 사건이 발생하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은밀한 회유, 사내 불륜에 대한 모호한 처리 등의 관행이 남아있어 일각에서는 사내 성 추문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직장 내 성범죄 예방법, 대처법 설명해주시죠.

(기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요, 성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성희롱, 혹은 성추행을 하려고 할 때 확실한 거절의 말로 불쾌함을 알려야 합니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이 되면 명확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때 증거를 남길 수 있도록 서면이나 이메일, 혹은 문자메시지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동영상이나 녹음, 문자 등 증거를 잘 모아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피해를 당했다면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거나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는데요,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경우에는 성희롱이 발생한 회사의 사업주에게 과태료 처분을 내리거나 가해자에게 사업주가 경고나 대기발령, 또 해고 조치를 내리도록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또 국가인권위도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 제재 요구를 할 수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 차원에서 이뤄집니다. 무엇보다 피해를 당했을 때 숨기지 않고 가해자에게 적극적인 신고의지를 피력하고, 그 즉시 과감히 신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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