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인상…1400조원 가계부채 ‘부담’
美 연준, 금리 인상…1400조원 가계부채 ‘부담’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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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미국이 예고대로 올해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어느덧 1.50%로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같아졌는데요.

한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특히 주요 뇌관인 가계부채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관련해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다고요. 예상했던 결과긴 하죠?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1.50%)과 같은 수준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지는 않았다는 건데요.

앵커) 매파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 어떤 뜻인가요?

김정남 기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무난하게 인상이 결정되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만장일치가 아니었습니다. 2명의 위원이 동결을 주장하며 끝까지 반대했습니다. 인상에 찬성한 위원은 7명이었습니다. 내부에서 뜨거운 갑론을박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물가인데요. 주요국 중앙은행 대부분은 물가안정목표제를 금리정책의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가가 올라야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연준은 이번에 내년도 물가 예상치를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발표했던 1.9%를 유지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겠지만, 그만큼 물가는 오르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는 얘기입니다.

물가 둔화가 지속되면 연준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앵커) 이제 우리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이 됐어요. 지난주에 금리 역전에 대해서도 잠깐 말씀을 해주셨는데, 우리나라 금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김정남 기자) 네. 어제 이주열 한은 총재를 출근길에 만났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종일관 여유있는 표정이었는데요.

우리나라가 지난달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내년에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까 인데요.

사실 한은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좀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단 미국처럼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일시적인 외부충격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을 각각 1.8%, 1.9%로 보고 있습니다. 목표치(2.0%)보다 낮습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데도, 물가는 이상하리만치 둔화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 4월에 한은 신임 총재가 새로 오고요. 6월에는 지방선거도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변동하기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공격적으로, 예를 들어 내년 3번 이상 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기준금리가 역전이 되는 부담감 때문이죠.

일단 미국의 인상이 다소 주춤할 것 같은 건 한은에는 시간을 벌어준 것이나 다름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이 내년 2번 정도 올려도 결국은 긴축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닌가요.

김정남 기자) 네 맞습니다.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하는 건 그 인상 속도 얘기일 뿐이고요. 어쨌든 금리는 인상 방향이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미국도 내년 최소 2번은 올릴 것으로 봐야 합니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수준은 1.50%로 같습니다. 한은이 한발짝이라도 뒤처질 경우 11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데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선진국이고, 훨씬 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제가 여러차례 말씀 드렸지요. 금리가 더 높은 곳에 자본이 이동하는 압력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물론 단기간 자금 유출 충격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경제 전반에 부담이 누적되는 부작용까지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기준금리 이야기 할 때 마다 항상 걱정되는 부분이 대출, 즉 가계부채입니다. 결국 또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겠죠.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가계부채가 1400조원 수준 아니겠습니까. 정말 천문학적인 수치인데요.

최근 한은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일시에 뛸 경우를 가정해 분석을 했는데, 전체 가계가 감내 가능한 수준인 것 같다고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가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입니다. 더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이 취약한 가계의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하위 30% 저소득층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고요. 저소득층일수록 금리 상승시 원리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외에 자영업자도 상대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의 위험도가 높았습니다. 이들 일부 취약계층은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고위험 대출을 보유하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여타 차주에 비해 클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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