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광주,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택시운전사'
5월의 광주,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택시운전사'
  • 박준범 기자
  • 승인 2017.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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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광주'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제공 | 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제공 | 쇼박스

 

[팍스경제TV 박준범 기자] 개봉 2주차에 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는>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서울의 택시운전사와 외국 기자라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이끌어 간다. 장훈 감독은 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받은 위르겐 힌츠펜터의 “김사복 씨를 꼭 만나고 싶다”는 수상소감을 모티브로 영화가 제작됐다.

그 동안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는 더러 있었다. <박하사탕>과 <오래된 정원>에서는 5월의 광주에 대한 장면이 나오곤 하지만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다. 최근엔 5.18을 직접적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가 있었다. 그에 비해 <택시운전사>는 직접적으로 5월의 광주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영화보다 5월 광주의 슬픔과 참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역사극, 기쁠 것 없는 소재지만 영화는 끊임없이 유머코드를 만들어낸다. 오순도순한 가정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소시민들의 소상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어찌 보면 웃음코드가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웃음 뒤에 들려오는 총소리와 다가오는 군인들의 군홧소리를 통해 슬픔과 폭력성의 극대화를 이뤄낸다.

외부자에게 위로받는 우리의 '아픈' 현실 

외국 기자,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광주. 그에게도 충격이었을 당시 장면들. 그가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통해 여전히 광주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폭동으로 규정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힌츠펜터는 오히려 광주의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그 당시, 고립됐던 광주는 어느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는데 외국인에게 위로받아야 하는 아픈 현실을 꼬집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송강호의 내면연기다. 변호인 이후 또 한 번의 시대극으로 관람객들을 찾아온 그다.

송강호가 연기한 극 중 만섭은 처음에 시위하는 대학생들을 향해 “공부는 안 하고 시위만 한다”며 꾸짖는다. 요즘말로 ‘꼰대’ 기질이 다분한 만복은 광주로 들어서며 생각이 바뀐다. 그리고 홀로 있는 딸을 위하는 ‘父情’과 광주에 두고 온 사람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뒤섞인 감정을 대사 없이 표정으로 표현해 낸다.

<택시운전사>는 역사가 지배집단, 기득권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저항하고 피 흘렸던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 온 것이라는 교훈을 준다. ‘장강후랑최전랑’이라는 중국 속담은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뜻이다. 역사는 누구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니라 민중의 공동창작물의 결과라는 것이다. 역사를 기록한 ‘힌츠펜터’도 ‘김사복’이라는 이름을 차용한 당시 택시운전사도 결국은 보통사람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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