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사랑의 터치, 영화 '내 사랑'
한여름 밤 사랑의 터치, 영화 '내 사랑'
  • 송창우 기자
  • 승인 2017.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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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내 사랑'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 | 영화사 오드(AUD)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내 사랑'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 | 영화사 오드(AUD)

[팍스경제TV 송창우 기자] 화가 모드 루이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에이슬링 윌시 감독의 영화 <내 사랑(수입·배급 : 영화사 오드)>이 입소문을 타고 개봉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10만 관객을 목표로 지난 7월 12일 개봉했던 <내 사랑>은 12일 기준 27만 명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내 사랑>의 원제목은 주인공의 이름 ‘Maudie’이다. <내 사랑>으로 국내에서 개봉해 극장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한 멜로를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이 영화는 본래 캐나다 나이브 화가(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자연과 현실에 대해 소박한 태도를 보이는 화가)의 생애를 담은 전기 영화다.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의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보며 점차 변화하는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의 모습. 제공 | 영화사 오드(AUD)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의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보며 점차
변화하는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의 모습. 제공 | 영화사 오드(AUD)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는 선천적인 장애를 앓고 있다. 관절염이 심해 거동이 불편하고 극 중반부터는 붓을 잡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정부를 자처하며 찾아온 모드를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는 못미더워하며 차갑게 대했다. 모드는 에버렛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점차 가정부로서, 화가로서 자신의 일을 훌륭히 성취해나간다. 그러한 모습에 에버렛도 점차 마음을 열고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서서히 자신의 삶에 그녀를 받아들인다.

영화 속에서 모드는 항상 붓을 쥐고 어딘가를 터치한다. 에버렛의 집 벽면, 쓰고 남은 판자, 얼룩덜룩한 창문 등 그녀의 손길이 닿는 곳은 모두 캔버스가 되고 이내 작품이 된다. 모드는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간다. 영화를 보며 그녀의 장애를 동정하고 삶을 가엽게 여길 수 있는 오만한 생각이 들 때쯤 그녀는 관객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붓을 쥐고 늘 어딘가를 터치하는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가 꾸며놓은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의 집 내부. 제공 | 영화사 오드(AUD)
붓을 쥐고 늘 어딘가를 터치하는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가 꾸며놓은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의 집 내부. 제공 | 영화사 오드(AUD)

모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에 행복해 한다. 그리고 에버렛을 자신의 방식으로 힘껏 사랑한다. 에버렛도 그녀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감동하고 모드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꾼’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드도, 에버렛도 서로를 사랑하기 이전엔 매우 초라했다. 모드는 가족들의 멸시 속에서 재능을 감춰야 했고, 에버렛은 기약 없는 지루한 삶의 연속이었다. 영화는 그런 둘의 사랑을 잔잔하게 그리지만 관객들은 모드와 에버렛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렬한지 단숨에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배우들의 열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드 루이스의 장애와 긍정적 에너지를 조화롭게 표현한 샐리 호킨스의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또한 ‘비포’ 시리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단 호크의 섬세한 감정 표현 역시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와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 제공 | 영화사 오드(AUD)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와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 제공 | 영화사 오드(AUD)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삶을 느끼고 싶다면, 지친 삶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고 싶다면 한여름 밤, 영화 <내 사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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