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집단국 "하이트진로 통행세 갑질에 편법 승계"
공정위 기업집단국 "하이트진로 통행세 갑질에 편법 승계"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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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총수 2세 편법 승계 프로그램 드러나
직거래 시장에 자회사 개입시켜 '통행세' 갑질
공정위 "총수이사 직접 관여 사실 확인"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이 하이트진로(주) 및 삼광글라스(주)의 부당한 지원행위 등에 대한 건, 하이트진로 및 소속직원의 허위자료제출행위에 대한 조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브리핑]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이 하이트진로(주) 및 삼광글라스(주)의 부당한 지원행위 등에 대한 건, 하이트진로 및 소속직원의 허위자료제출행위에 대한 조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브리핑]

[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이른바 '재벌 저승사자'로 지난해 전격 출범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 하이트진로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총수일가 소유회사를 부당 지원하면서 경영권 승계구도를 구축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하이트진로가 총수일가 소유회사인 서영이앤티를 직접 또는 삼광글라스를 교사해 장기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고, 하이트진로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인력지원행위와 공캔·코일·글라스락캡 통행세 거래, 주식매각 우회지원 등 부당지원행위를 이어왔다.

(위쪽부터)공캔, 코일, 글라스락캡 통행세 거래구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위쪽부터)공캔, 코일, 글라스락캡 통행세 거래구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인력지원행위와 통행세 거래

총수 2세인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은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직후 과장급 인력 2명을 파견하고 급여 일부를 대신 지급했다.

이들은 통행세 거래, 우회지원 등 내부 거래를 기획, 실행하면서 서영이앤티에 막대한 부당이익을 몰아줬다.

하이트진로는 당초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면서 2012년까지 캔 1개당 2원의 통행세 지급을 요구했다.

'OCI' 계열회사인 삼광글라스는 맥주용 공캔을 생산해 하이트진로에 전속 납품하는 업체다. 하이트진로는 이처럼 서영이앤티를 거쳐 거래하면서 연평균 4억6000만개의 캔을 구매했다.

이로 인해 2007년 142억원이던 서영이앤티 매출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855억원으로 6배가 넘게 뛰었다. 해당기간동안 받은 통행세는 당기순이익의 49.8%에 달하는 56억200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3년 하이트진로는 이같은 공캔 통행세 거래가 계열사간 거래인 만큼 법 위반으로 적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중단했다.

대신 삼광글래스에 공캔의 원재료인 알루미늄코일 구매시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또 다시 통행세를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또 공캔과는 무관한 유리밀폐용기 뚜껑 글라스락캡 구매시에도 서영이앤티를 거쳐 거래하며 통행세 지급을 요구했다.

계열편입 전후 서영이앤티 사업규모 변화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계열편입 전후 서영이앤티 사업규모 변화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주식매각 우회 지원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의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의 주식 100%를 하이트진로의 비계열사인 키미데이타㈜에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 지원한 정황도 포착했다.

서해인사이트는 서영이앤티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해 설립한 생맥주기기 유지·보수업체로 하이트진로와 전속거래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자금압박에 시달리자 키미데이타에 주식 매수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키미데이타가 일정 기간 내에 주식인수대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면 약정을 체결했다. 실제 매각 이후 생맥주기기 A/S 업무위탁비는 대폭 인상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당시 하이트진로가 미래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았다면 주식매각 금액은 14억원 수준으로 책정됐겠지만 하이트진로의 보장으로 현저히 높은 25억원에 매각됐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제3자인 키미데이타를 통해 서영이앤티에 주식 고가매각 차액의 이익을 제공하고 용역대금 인상 형식으로 분할 상환하는 우회지원 수법이라는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박태영 본부장이 주식 고가매각에 직접 관여했고, 하이트진로는 이를 숨기기 위해 용역대금 인상계획 결재란과 핵심내용을 삭제한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트진로 소유지분도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하이트진로 소유지분도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10년간 이어진 부당지원…경영권 승계 과정이었나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피해를 입었지만 하이트진로는 총수 2세의 경영권 승계구도를 구축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직거래 관행이던 중소기업시장에 침투해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상대방의 거래처 선택을 제한하는 등 공정 경쟁 기반을 훼손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이를 통해 사업경험이 전무했던 서영이앤티는 유력한 사업자 지위를 갖게 됐고, 총수 2세는 경영권 승계 토대를 마련했다.

총수 2세인 박태영 본부장은 2007년 12월 서영이앤티의 지분(73%)을 인수하면서 하이트진로에 편입됐다. 이후 동일인(박문덕)의 지분 증여와 기업구조개편을 거쳐 2011년 하이트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하게 됐다.

이로서 하이트진로는 총수 단독 지배 구조에서 서영이앤티를 통해 2세와 함께 지배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하이트진로에 79억4000만원, 서영이앤티에 12억, 삼광글라스에 15억7000만원 등 총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하이트진로 법인과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 주식매각에 관여한 김인규 대표이사, 글라스락캡 거래 등을 실행한 김창규 임원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허위자료 제출에 대해서도 법인에 1억원, 해당 직원에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은 "지난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고 10년에 걸쳐서 장기간에 걸친 승계 프로그램의 전모가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총수이사가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돼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효성을 비롯해 앞으로 사건들이 줄줄이 남아있는데 동일하게,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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