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절벽' 뿔난 교사들…들끓는 교육현장
'임용절벽' 뿔난 교사들…들끓는 교육현장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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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이른바 ‘임용절벽’ 사태를 맞은 예비교사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1수업 2교사제’를 대책으로 내놨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문제까지 겹치면서 교육계가 연일 뜨겁습니다.

마이더스HR 박선규 대표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안녕하십니까).

앵커) 초중등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이 안 된 대기자가 3965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임용절벽’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선규) 말씀하신 것처럼 대기자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발령을 못 내고 있습니다. 이 전 정부에서 교원수를 줄여야 했는데 반대로 교원수를 늘려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는 평가입니다. 대기자들의 경우 현행법상 임용시험 합격 후 3년 내 발령을 받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되기 때문에 4학년 졸업생들 만큼이나 초조해 하고 있습니다.

 

앵커) 문재인 정부 공약인 '1수업 2교사제'를 조기에 도입해 초등교사를 더 선발하자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1수업 2교사제가 무엇인가요?

박선규) 1수업 2교사제란 초·중학교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하는 제도로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큰 주요 교과목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하는 방안입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정책으로, 학습부진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돕기 위한 제도입니다. 문 대통령은 보조교사로 정교사뿐 아니라 기간제 교사, 시간강사, 임용시험 합격 대기자, 교대 및 사범대 재학생 등을 두루 활용하겠다고 했습니다. 

학생을 분리해 수준별 수업을 했던 이전 정부의 기조와 달리 학생을 통합해 교육하되 정교사 외에 한 명의 보조교사를 더 투입해 '1 대 1 맞춤 수업'을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요. 한 학급 내에도 학생들의 학력 차이가 크게 되고 이 때문에 사교육을 찾아 나서게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개편 정책입니다. 따라서,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사교육 경감 효과를 일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국 교대생들이 '1수업 2교사제'를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는데,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건가요?

박선규) 일부 학부모들의 기대처럼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선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보조 교사의 고용 형태나 교사 간 역할분담 등의 측면에서 실효성이 없고 선생님의 권한과 업무를 나누는 기준이 없다보니 실상 분담 자체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얘기를 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는 선생님들마다 교육 방침과 가치관이 다르다보니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는데요.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자기 수업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청소되지 않은 방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수업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협업’은 무리라는 의견입니다. 또 “부부 간에도 교육관을 맞추기 힘든데 정교사와 부교사가 협력해서 수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1수업 2교사제는 ‘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준비과정 없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반면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여기저기서 반발이 큽니다.  그렇다면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박선규) 기간제 교사들의 경우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교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질 높은 교육을 할 수가 없다”고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교사들과 똑같은 업무를 하면서 길게는 1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는데도 차별과 부당한 요구, 고용불안 때문에 위축돼서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교육과정의 안정적인 운영과 질 높은 교육이 안 되고 있고, 교사들은 맡아야 할 학생 수가 너무 많아서 교사의 노동조건 개선 등을 위해서도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간제 교사들도 잘못된 교육정책의 피해자들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처음부터 계약직으로 일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육 과정의 다양성'을 얘기하면서 정교사 대신 기간제 교사를 양산한 교육 당국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에 대해 연일 대규모 집회를 벌이고 있는 임용준비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선규)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불만은 거의 폭발 직전인데요.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가 되는 정당한 교원채용절차를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정교사 티오(정원)를 줄여나가는 마당에 기간제 교사들을 정규직화 하는 것은 재수, 삼수를 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해 온 사람들에게는 온당치 못하다는 반응입니다. ‘교직계의 정유라만 양산하는 일‘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임용시험 통과라는 최소한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임용준비생들은 기간제 교사 공채의 형평성에도 강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공채라고는 하지만 임용시험보다 형평성 있는 검증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데요. 학교장 권한이 상당히 좌우하는 등 어느 정도 인맥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감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형평성'을 얘기하면서 정교사 대신 기간제 교사를 양산한 교육 당국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교사 ‘임용 절벽’을 해결할 방법은 없나요?

박선규) 결국 채용의 문제인데요. 중장기적인 교원수급계획 수립과 함께 채용 인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교육부가 올해 시교육청에 감축을 요구한 인원이 292명인데 감축분을 최대한 줄여 정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과 초등교사 유보정원 요청도 고려 중입니다(초등교사 유보정원은 초등학교 개교 등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하는 정원). 

문제는 이런 임시방편으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계에서는 이를 해결할 중장기 방안으로 몇 가지 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축소', '교대 체제 개편', ‘중장기적인 교원수급계획 수립’ 등이 그것입니다.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주장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축소인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6.9명인데 이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5.1명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1반에 15명 이상이 되면 깊은 토론이 될 수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밀학급의 경우 OECD 평균에 걸맞도록 교사당 학생 수를 줄여 정교사 채용 티오를 늘려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되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채용과정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등교사의 경우 경쟁률이 초등교사보다 높은데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을 기다리는 임용대기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라 중등교사 선발 인원을 늘려 임용대기자를 넉넉히 확보하고 이들을 기존 기간제교사 자리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교과전담제(체육, 미술, 영어 등)를 통해 전담 시수를 늘려 정교사 채용을 늘리고 전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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