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코로나 보릿고개'에 무너진 항공업계, 활로 찾을 수 있을까
[비즈이슈] '코로나 보릿고개'에 무너진 항공업계, 활로 찾을 수 있을까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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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이달 종료…항공사들 대책 마련 '분주'
업계 "내년이 더 문제"…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잇따라

국내 항공사들이 시린 겨울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악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올 초부터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순환휴직과 인력감축 등 자구책을 펴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대외 여건에 더욱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시장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어 활로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이달 종료…항공사들 대책 마련 '분주'

[자료제공: 각 사]
[자료제공: 각 사]

정부가 올해 3월부터 항공사들에게 지원해 온 고용유지지원금 기한이 이르면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고용유지지원금 기한은 당초 8월 말께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황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정부가 지원 기간을 2개월 추가 연장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저마다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의 경우 해가 바뀌면 갱신되기 때문에 내년이 되면 항공사들은 다시 6~8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유급 휴직 기간 확대 및 무급휴직 등을 통해 지속적인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4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유급 순환 휴직을 오는 12월 15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휴직 대상은 국내 직원 1만8000여명 중 약 70%가량인 1만2600여명이다. 

상황이 더 열악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 다음 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1~2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한 데 이어 제주항공은 다음 달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에어서울도 무급휴직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감원 카드를 꺼내든 곳도 있다. 바로 이스타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은 업계 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7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여객 수요 및 매출 감소 등이 본격화되면서 몸집 줄이기에 착수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직원 수는 59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임직원 수는 400명 수준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코로나19 종식 및 국제선 운항 정상화 이후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재고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선 항공업 불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실상 재고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내년이 더 문제"…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잇따라

이스타항공 여객기.[자료제공: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여객기.[자료제공: 이스타항공]

현재 업계 안팎에선 내년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업계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비켜가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항공사들이 직접 인력 줄이기에 나서기 보단, 유동성 확보나 기타 비용절감 수단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만, 업황 회복 시점이 묘연한 만큼 곧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현재 구조조정 중인 아시아나항공이 정부로부터 약 2조4000억원의 기금을 지원받기로 한 가운데,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도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연내 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며, 제주항공도 이달 중으로 17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 지원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안기금 지원 대상은 근로자 300명 이상,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한 기업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과 LCC 중에선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2곳만 이 조건을 충족한다. 사실상 이들 외에 LCC들은 공적 자금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로, 유동성 위기 확대에 따른 대량 실직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LCC 관계자는 "유급휴직이 무급휴직으로, 또 무급휴직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올해는 정부 지원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사태 장기화로 시장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안기금 신청 역시 일부 항공사들만 해당되기 때문에 침제된 항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라며 "또 신청 기업들도 금리 문제로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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