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적자 늪에 빠진 제주항공, 탈출구가 안 보인다
[비즈이슈] 적자 늪에 빠진 제주항공, 탈출구가 안 보인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3분기 영업 손실 701억원…6분기 연속 적자 기록
국제선 속속 재개·화물운송 확대…실적 개선 '안간힘'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급감으로 19분기 연속 이어졌던 흑자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후 줄곧 적자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선 운항을 확대하는 등 전사적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LCC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당분간 악화일로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탈출구 마련이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3분기 영업 손실 701억원…6분기 연속 적자 기록

[자료제공: 제주항공]
[자료제공: 제주항공]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 손실이 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96억원으로 83.9%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66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초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여객 수요 급감으로 2분기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이후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657억원, 8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상반기에만 무려 1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4분기 실적 회복도 요원하다는 점이다.

4분기는 국내선의 계절적 비수기로,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국제선 역시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이어지면서 여객수 감소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제선의 경우 공급(ASK)과 수송(RPK) 가릴 것 없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99% 줄었다"며 "운임이 늘었지만 극도로 미미한 수요로 전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4분기 국내선이 계절적 비수기에 돌입하는 가운데 경쟁도 심화돼 운임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선도 해외 여행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선 속속 재개·화물운송 확대…실적 개선 '안간힘'

[자료제공: 제주항공]
제주항공 여객기 좌석을 활용한 화물탑재 시연 모습.[자료제공: 제주항공]

실적 회복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선 중심의 여객수요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LCC 특성상 전체 여객 매출에서 국제선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한다.

국내선 노선 확대 전략을 구사하더라도, 전체 수익성 하락 방어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은 국제선 노선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제선 4개, 국내선 9개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과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을 확대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천~중국 하얼빈 노선을 운항 중단 8개월 만에 재개했고, 이달에는 인천~일본 도쿄 노선 운항도 재개한다. 화물운송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올 들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사업부문 적자를 화물운송 사업으로 상쇄하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면서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기타 LCC들도 잇따라 화물운송에 뛰어든 상태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달 22일 인천~태국 방콕 노선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화물운송을 시작했다. 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주변 국가로 기내 화물운송을 확대하겠다는 게 제주항공의 구상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내 화물 운송 사업을 위해 국토부와 사전협의를 거쳐 수개월 전부터 전담 팀을 꾸려 운영 인력과 장비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내 화물 운송은 코로나19가 진정되고 향후 항공시장이 회복했을 때 LCC 시장을 선도하는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