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슈] "교체냐 연임이냐"··· 보험·카드·증권 CEO 거취 촉각
[마켓 이슈] "교체냐 연임이냐"··· 보험·카드·증권 CEO 거취 촉각
  • 송현주 기자
  • 승인 2020.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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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임기만료 보험CEO 5명··· 대부분 '연임'에 무게
- 이동철·정원재 '연임' 가능성, 임영진·이동면 '불투명'
- 동학개미 열풍 호황 증권CEO··· 사모펀드 사태 등 변수 작용
(왼쪽부터) 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사진=각 사]
(왼쪽부터) 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사진=각 사]

금융권의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부터 보험, 카드, 증권사 수장들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차기 수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 등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 속에서 어느 때보다 실적이나 위기관리 역량 등이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임기가 만료될 주요 보험·카드·증권사 CEO는 14명에 달한다. 


연말 임기만료 보험CEO 5명··· 대부분 '연임'에 무게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업권 수장은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등 5명이다.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앞둔 시점에서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보험사는 내년 7월 합병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다.

두 회사의 통합사인 ‘신한라이프’ 대표 결정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두 회사 대표의 연임 여부에 따라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결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대표 모두 연임한 후 7월 전 통합사 대표를 따로 정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양종희 KB손보 대표의 경우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도 모두 연임했다.

즉, KB금융이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양 대표 역시 꾸준히 실적을 개선시키고 있으며, 국민은행장 후보에도 꾸준히 올랐을 만큼 KB금융 내 입지가 탄탄하다. 

이에 비해 허정수 KB생명 대표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92억원에 그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농협금융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 안정에 초점 맞추고 있다. 당초 1차례 연임한 점과 실적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농협금융 내부에선 '1차례 연임 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문화가 반영되면서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보험업권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며 주요 수장들의 경우 교체보단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새 국제회계 기준 도입 등 기존 사업을 원활히 이끌어나가는 것이 경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각 사]

이동철·정원재 '연임' 가능성, 임영진·이동면 '불투명'


4개 카드사 수장들 역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사 회장 후보에 올랐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 모두 12월 임기를 마친다. 

3연임에 성공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거취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교체 전망이 많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사업 확대로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두 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1960년생으로 그룹차원에서 세대교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2018년부터 KB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는 이동철 사장의 경우 지난해 말 한 차례 연임하면서 ‘2+1’을 채웠다. 올해 역시 연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하는 정원재 사장은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3% 증가했다. 

특히 취임 이후 정 사장이 강조해온 ‘카드의정석’의 성공을 통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등 경영성과도 우수하다. 단, 두번째 연임이란 점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사와 맞물린 게 변수다.

올해 3월 취임한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의 경우 실적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다. 비씨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786억원) 대비 31.6%(248억원) 줄어든 538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실적이 하락한 카드사는 8개 카드사 중 비씨카드가 유일하다. 영업 수익(1조6677억 원)도 전년 동기보다 4.5% 줄었다. 다만 비씨카드의 경우 기존 전업카드사와 달리 결제 프로세싱 위주란 점이 변수다.

또 이 사장의 경우 금융권 최초로 7개 결제대행(PG) 및 부가가치통신업(VAN)사와 데이터 연합을 결성하는 등 신결제 플랫폼 협업에도 활발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 [사진=각 사]
(왼쪽부터)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 [사진=각 사]

동학개미 열풍 호황 증권CEO··· 사모펀드 사태 등 변수 작용


증권업계에선 우선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이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의 향후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동학개미 열풍으로 증권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으로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일부 CEO들은 사모펀드 사태 등에 연루돼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경규 대표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후 첫 부임해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끌어가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3연임 가능성은 크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2·3분기에 괄목할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해외주식 활성화 등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른바 '정일문 효과'에 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현·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경우 지난해 초 각각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부문 각자대표로 취임했고 올해 말 2년 임기가 동시에 끝난다. 두 대표는 올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34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가 늘어났다. 박 대표는 연임뿐 아니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다만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데 이어 증권사에 대한 최종 제재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 연장 및 교체 가능성 등에 대해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주요 계열사 CEO 인사와 맞물려 금융권에서 큰 폭의 자리 이동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처럼 코로나19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라면 결국 실적과 위기관리 여부가 연임과 교체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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