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민낯②] ‘애물단지’가 된 롯데온...적자 지속, 점유율 사실상 ‘바닥’  
[롯데쇼핑의 민낯②] ‘애물단지’가 된 롯데온...적자 지속, 점유율 사실상 ‘바닥’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0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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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쿠팡, 네이버, 쓱닷컴이 매년 몸집을 키워가는 것과 달리 롯데온은 적자에 허덕이며 바닥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룹 차원에서 출범에 공을 들였지만 3년여가 다 되도록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유통명가 롯데’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오죽하면 업계 일각에서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사업을 접어야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입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핵심 성장 키워드로 명품, 프리미엄 뷰티 등 차별화된 '버티컬 서비스'를 내세웠지만, 정작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의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뒷북치는 ‘전략 부재’...업계선 “경쟁상대로 고려하지 않아” 혹평

롯데온은 2020년 4월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 정보를 통합해 개인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큐레이션 커머스'를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통합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이어졌고 정체성면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서도 기존 계열사들의 앱(애플리케이션)만 연결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는데요.

지난해에는 '편리한 쇼핑'을 하도록 돕겠다고 출범 이후 처음으로 화면 개편에 나서며 명품, 프리미엄 뷰티 등 버티컬(특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개인화 추천 영역을 대폭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적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롯데쇼핑의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온의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출 251억원, 영업손실 37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323억원에 달합니다. 전년 동기(378억원 손실) 대비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전략 부재로 인해 이커머스 '양강'인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 근처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3위 경쟁에는 SSG닷컴과 11번가에 밀려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신세인데요.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사업을 접어야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쇼핑이 때 늦게 뒷북을 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명품, 신선식품 등 그 어느 분야에서도 롯데온을 연관 지어 생각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오죽했으면, 신규 플랫폼에서도 롯데온은 경쟁상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상품군 전문관'으로 차별화?...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성 개선부터!"

롯데온은 지난해 위기 극복을 위해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영입했습니다.

나 대표는 롯데온을 성장시킬 핵심 키워드로 '버티컬 서비스'를 내세웠습니다. 버티컬 서비스란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에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9월에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11월에는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롯데온은 올해도 라빙 등 전문관을 연이어 선보이며, 상품군 전문관을 통해 차별화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인데요.

하지만 롯데온이 성장하려면 복잡한 사용법과 불안정한 시스템, 느린 배송 등 해묵은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롯데온은 출범 초기부터 이런 문제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실패했는데요. 올해 9월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롯데온 화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롯데온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9점에 불과합니다. 이용자들은 "온라인 쇼핑몰인데도 재고부족으로 취소당하거나 배송지연으로 한달넘게 못받다가 결국 취소당한다. 전산으로 실시간 재고관리도 안되는거냐?" "롯데관련 어플이 너무 많다. 어플 통폐합해서 단순하고 접근성 좋게 만들 수는 없냐" "쇼핑앱인데 원하는 상품 찾기도 힘들고 쇼핑하기 힘듦" 등의 불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편의성부터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차별화는 고사하고 기본도 안 돼 있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롯데온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면서 “200조원대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이 여전히 5%대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습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2030년까지 9500억원이 나누어서 투자될 예정인데, 오프라인 채널 회복이 본격 시작되는 상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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