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민낯③-출연] 롯데온, '계륵'으로 전락하나..."차별화도 좋지만, 편의성 개선부터"
[롯데쇼핑의 민낯③-출연] 롯데온, '계륵'으로 전락하나..."차별화도 좋지만, 편의성 개선부터"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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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조 국장]

쿠팡, 네이버쇼핑, 쓱닷컴... 최근 이커머스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며 시청자분들도 많이 이용해보셨을겁니다.

그런데.. 혹시 롯데온은 어떤가요? 이커머스를 언급할 때 롯데온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전략인 롯데온이 출범한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적자에 허덕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시스템과 모호한 정체성 때문에 고객들은 롯데온을 외면한 지 오래인데요. 현재 상황은 어떤지, 무엇이 문제인건지 박주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기자, 롯데온이 오픈마켓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이버 등 각종 포털 사이트 유명 카페에는 화장품부터 의류, 신발 등 '롯데온'에서 구매한 상품의 품질이 ‘형편없다’는 불만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특가판매, 핫딜 등의 제품이 '하급'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부 김 모씨(35)씨는 얼마 전 롯데온에서 의류를 주문 했다가 "이런 바지는 살다 살다 처음 본다"면서 "안쪽 밴딩이 7센티미터 가량 나와 있고, 마감처리도 불량이라 반품 보냈더니 그 판매자가 불량이 아니다라고 한다"면서 "핏도 화면이랑 전혀 다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고요.

 

또 다른 소비자도 지난달 롯데온에서 화장품을 주문했다가 가품을 받고 "제품을 뜯어서 쓰다 보니 이상해서 리뷰를 수정한다"면서 "몇 통 째 백화점에서 구매해서 쭉 써온 제품하고 질감도 다르고 향도 다르다"면서 "싸게 잘 샀다고 생각했는데, 써보니 단번에 이상한 걸 느꼈고 어찌해야할지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김덕조 국장]

그렇군요. 이렇게 되면 결국 '롯데온은 거른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 같은데요. 그야말로 롯데온의 신뢰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네요. 왜 이런 상황이 된겁니까?

 

[기자]

이처럼 롯데온의 신뢰도가 하락한 데는 롯데온이 경쟁적으로 셀러(판매자) 모시기에 나선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온에 셀러의 가입 절차는 상당히 쉽습니다. 사업자 등록번호 입력 및 이용약관 동의, 사업자 인증, 기초 정보 입력 등 입점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뒤에 기다리면 되는데요. 빠르면 1~2시간 내에 입점완료 메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롯데온의 중개 상품은 확연히 늘었는데요. 실제로 3분기 롯데온의 중개상품은 전년대비 62.3% 늘어난 4만913개를 기록했습니다.

 

[김덕조 국장]

오픈마켓 확장도 좋지만,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하면 장기적으로는 속빈 강정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되면 롯데온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공산이 큰 만큼, 입점 셀러들에 대한 깐깐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충고하는데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금은 신뢰도가 떨어진 오픈마켓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기 너무 쉬운 환경”이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장기적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덕조 국장]

전통적으로 '유통명가' 하면 롯데하는 명성이 있었는데,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은 이젠 뭐 '애물단지'로 전락했네요.

지금 선보이지 3년여가 다 되도록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롯데온은 2020년 4월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 정보를 통합해 개인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큐레이션 커머스'를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통합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이어졌고 정체성면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편리한 쇼핑'을 하도록 돕겠다고 출범 이후 처음으로 화면 개편에 나서며 명품, 프리미엄 뷰티 등 버티컬(특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개인화 추천 영역을 대폭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적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롯데온의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출 251억원, 영업손실 37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323억원에 달합니다. 전년 동기(378억원 손실) 대비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전략 부재로 인해 이커머스 '양강'인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 근처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3위 경쟁에는 SSG닷컴과 11번가에 밀려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신세인데요.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사업을 접어야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김덕조 국장]

기사회생할 방법이 없는 겁니까?

[기자]

롯데온은 지난해 위기 극복을 위해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영입했습니다.

나 대표는 롯데온을 성장시킬 핵심 키워드로 '버티컬 서비스'를 내세웠습니다. 버티컬 서비스란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롯데온이 성장하려면 복잡한 사용법과 불안정한 시스템, 느린 배송 등 해묵은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롯데온은 출범 초기부터 이런 문제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실패했는데요. 올해 9월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롯데온 화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롯데온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9점에 불과합니다.

 

 

이용자들은 "온라인 쇼핑몰인데도 재고부족으로 취소당하거나 배송지연으로 한달넘게 못받다가 결국 취소당한다. 전산으로 실시간 재고관리도 안되는거냐?" "롯데관련 어플이 너무 많다. 어플 통폐합해서 단순하고 접근성 좋게 만들 수는 없냐" "쇼핑앱인데 원하는 상품 찾기도 힘들고 쇼핑하기 힘듦" 등의 불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편의성부터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덕조 국장]

‘차별화는 고사하고 기본도 안 돼 있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인데요.

위기 극복을 하겠다며 핵심 성장 키워드를 내세우면 뭐합니까. 정작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의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뭐가 우선인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박주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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