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S&P, 국내 경제성장률 1.1% 전망..."은행 자산건전성 긍정적"
[이슈] S&P, 국내 경제성장률 1.1% 전망..."은행 자산건전성 긍정적"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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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률 전망치 1.1% 제시...가계부채 세계 3위 수준
- 국내은행 자산건전성 긍정적...저축은행 등 부동산PF 위험
-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미중 갈등은 변동성 확대 요인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하면서, 장기적으로 2%대에 수렴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단, 세계 3위 수준의 높은 가계부채 규모는 큰 부담입니다. 아울러 S&P는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은 부동산 프로젝크파이낸싱(PF) 부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경제성장률 전망치 1.1% 제시...가계부채 세계 3위 수준

S&P는 3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태지역의 신용평가 시장에 대한 동향·전망을 소개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우선 S&P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하며, 서구권에 비해 대외 요소에 대응하기 좋은 위치를 확보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루이 커쉬 S&P 전무는 "올해 한국 경제는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최근 관련 경제 지표들을 보면 이와 일관된 수준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구변화와 약한 생산성 등을 국내 시장의 비우호적 요인으로 꼽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이 2%대에 수렴할 것으로 봤습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통제되는 상황으로 평가했습니다. 커쉬 전무는 "근원 인플레이션 월별 추이를 연 단위로 환산했을 때 거의 5%대로 당국이 원하는 만큼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만큼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국은행이 단기간 내에 금리를 인하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둔화시킬 여지는 적어 보여 올해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고 내년에야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부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큰 편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킴엥 탄 상무는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은 전 세계 3위 수준"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 소득 중 더 많은 부분이 이자 지급에 사용돼 내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3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S&P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하슬 기자]
3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S&P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하슬 기자]

◆ 국내은행 자산건전성 긍정적...저축은행 등 부동산PF 위험

또 S&P는 높아진 자금 조달비용과 일부 글로벌 은행들의 변동성에도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베라 채플린 전무는 "아태지역 은행의 '안정적' 전망 중 85%가 유지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중앙값으로 A-를 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채플린 전무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전액 상각 사태가 아태지역 은행에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며 "코코본드 보유자는 주주보다 먼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없고, 은행 구제 등 일부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는 게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행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거나 직접적인 위험 노출이 있는 아태지역 은행은 제한적이란 것입니다. 대부분 아태지역 은행은 다른 지역 은행과 달리 전체 금융기관 예금 중 가계예금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 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은행도 견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정홍택 상무는 "국내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목표로 가계·기업의 부실채권 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국내 은행이 담보부대출을 많이 늘렸고, 부실채권 비율도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정 상무는 "지난해 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내닝(PF) 위험노출액 규모를 보면 2008년 대비 많이 축소했지만 저축은행과 여전사, 증권사는 늘렸다"며 "은행과 보험사는 비교적 안정적인 PF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만 저축은행과 여전사, 증권사는 위험한 상업용 PF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P CI
S&P CI

◆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미중 갈등은 변동성 확대 요인

이와 함께 S&P는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가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하며, 특히 반도체 업황이 올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박준홍 이사는 "S&P가 등급을 부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운 대외 환경이 향후 1~2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반도체 업황은 더 악화하진 않겠지만, 재고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올 2분기까지 의미 있는 반등 신호가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최근 3년 새 투자를 많이 늘리면서 초과공급 상태를 만들었고, 다음 반도체 사이클 기간이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등이 2분기 적자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단,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시기가 아닌 해에도 1분기 수요가 약하고 연 중반부터 회복됐었다"며 "구조적 수요 상승 요인이 있고, 공급 측면에서도 주요 업체에서 감산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미중 갈등이 관건입니다. 박 이사는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며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부담"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는 긍정적입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큰 규모로 투자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 중"이라며 "전기차 배터리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인 만큼 막대한 투자 부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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