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초대석] 이혁준 나이스신평 본부장 "SVB 사태는 금융위기 서막, 유동성 확보 시급"
[비즈초대석] 이혁준 나이스신평 본부장 "SVB 사태는 금융위기 서막, 유동성 확보 시급"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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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 발생으로 국내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하슬 기자가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을 만나 그간의 글로벌 금융 이슈를 짚어보며 당면과제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가장 안전해야 하는 금융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지역은행들의 연이은 파산으로 국내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몰아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이미 금융위기가 시작됐다면서, 부채 축소와 유동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Q.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사태를 점검해본다면. 
[인터뷰] 이혁준 /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
실리콘밸리뱅크(SVB) 같은 경우에는 급증한 예금을 주로 이제 만기 10년 이상 국채 위주로 운용을 했는데요. (작년 기준) 유가증권 비중이 57% 정도로 상당히 좀 비정상적인 형태로 운영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시중금리가 급등하게 되니까 보유하고 있는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났습니다. 

Q. 연이어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폭락이 발생했죠?
크레디트스위스(CS)같은 경우 투자 쪽에서 부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2021년에 영국 그린실캐피탈 투자 실패 사건도 있었고 2022년에는 아케고스캐피탈 투자 건에서도 상당히 좀 큰 규모의 손실이 나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좀 많이 낮아진 상태였고, 그리고 연례보고서에서 재무회계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발표도 있던 차에 또 1대 주주가 추가로 자금 지원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니까 이제 불안감이 더 높아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Q.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가요?
크레디트 이벤트가 계속 발생을 한다는 거는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금융위기가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요. 특히 은행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금의 이러한 사태는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거든요. 그래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이 되는 동안은 계속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Q. 국내에도 금융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해본다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게 다른 나라 대비 과다한 가계부채가 있고요. 그다음 두 번째로 지목이 되는 부분이 가계부채와도 연결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입니다. 부동산 PF는 계속 묶여 있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이 해결되지 못한다면은 우리나라도 유사한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Q. 금융업계에 남은 극복과제는?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흑자 기업은 부도가 날 수 있지만 현금이 있는 기업은 부도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요. 아무리 장부에서 이익이 나고 있는 기업이라도 유동성 확보에 실패한다면 언제든지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날 수 있어서 금융회사의 경우는 유동성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위기 속 금융소비자가 유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가급적으로 차입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차입에서도 자신의 소득을 감안해야 합니다. 최근 1년 동안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크레디트 이벤트가 일어나면서 레버리지가 과다한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이제 기업이나 개인이나 많이 깨닫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로 치면 배트를 좀 짧게 잡고 보수적인 전략으로 자산운용을 하시는 게 개인들에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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