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국토교통부가 현대건설이 반포 주공 1단지 재건축 조합에 제시한 이사비 7000만원 무상 지원이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현대건설에게 이사비 7천만원 지급을 중단시키라고 명령했는데요.
반포 주공 1단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한성대 이아영 교수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주공아파트 이사비용을 건설사가 과도하게 주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고요? 무슨 얘깁니까?
이아영 교수) 서울 서초구 반포1단지 재건축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경합에서 현대건설측이 조합원에게 이사비 7천만원씩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한 사항에 대해 국토교통부에서 법률 검토를 통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시정지시한 내용입니다.
도시정비법에는 “누구든지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대건설이 제시한 7천만원 이사비 지원이 사회통념상 이사비를 초과한 것이고, 이는 이사비라는 명목으로 조합원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여 시공사가 되려는 위법한 행위라고 국토교통부가 법률검토의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부산에서도 시민공원 인근 재정비 촉진 3구역에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이사비 500만원을 제시하였고, 롯데건설이 3천만원을 제시한 바 있었고, 이 또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이사비에 제동을 건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건설사에서 이사비를 많이 주는 것이 고객들, 주공아파트 거주자에게는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이아영 교수) 일단 조합원들에게는 유리한 내용이죠. 전체 조합원이 2,292명으로 총공사비 2조 6천억이 소요되는 역대 최대규모 재건축 단지인데요, 뒤늦게 뛰어든 현대건설이 과감한 제시를 한 셈입니다. 이사비 규모만 해도 1,600억원 규모입니다.
조합원들에게 일단 유리하지만 시공사 역시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어디에선가는 절약을 해야됩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안전시설이라든지 비상용 엘리베이터라든지
잘 드러나지 않는 자재의 품질이라든지....일반인 입장에서는 잘 알지 못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어떤 시설에서인가는 공사비를 절약해야하기 때문에 조합원에게는 이익이지만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의 분양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고, 도시 전체적으로 본다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일각에서는 "5억원 무이자 융자는 되고, 7천만원 이사비는 안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아영 교수) 무이자 융자는 기존주택가격의 60%에 해당하는 이주비용 지급하는 것으로 5억원을 무이자로 융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현대건설의 이사비 7천만원 지급은 현재 해당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아서 이사가 필요 없는 조합원에게도 모두 제공하는 것으로 위법에 대한 논란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동안 통상 500만 - 1,000만원 정도의 이사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나머지는 무이자로 빌려주고 입주때 정산하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통상적 이사비용으로는 매우 큰 금액 7천만원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럼 다른 건설사들은 관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습니까?
이아영 교수) 보통은 공사비 외에 특화계획(무상제공 계획)이라는 것을 통해서 조경특화라든지, 명품주방가구 무상제공, 미세먼지 시스템 무상제공 등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시설제공 같은 방법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방법을 수주전략으로 많이 사용해왔습니다.
현대건설은 사실상 수천만원의 무상제공을 통해 타 건설사들도 관행적으로 제공되었던 것인데, 현대건설에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것 아니냐 하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사업권을 놓고 벌이는 건설사의 영업전략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다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아영 교수) 정부가 모든 것을 개입할 수는 없고 개입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요즘 부동산값이 들썩거리고 그래서 부동산 안정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과도한 수주 마케팅 전략으로 분양가가 높아지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또 경쟁사에서 시비를 가려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몰라라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한 사안을 놓고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수주전이 있을 때마다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면서 경쟁 건설사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죠.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수주 마케팅 전략에 상당한 불합리한 내용들이 포함된 경우 정부가 교통정리를 해주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건설사들은 ‘이런 식이면 앞으로 재건축 수주전에서 많은 상호 비방과 민원이 제기될테고, 정부가 모든 사업 조건을 하나하나 비교해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입니까?
이아영 교수) 많은 지역에서 수주전이 과열되다 보니, 상호비방과 고소, 고발까지도 자주 일어나면서 수주전이 혼탁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설사가 조합원이든 일반분양 청약자이든 자신들의 돈으로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가 비용을 내는 것이고 그 비용으로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면서 과열양상을 만든 것입니다.
정부가 사업마다 간여할 리는 없다고 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다소 불만스런 반응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정부 역시 공정한 룰을 만들고 룰이 지켜지는지 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안마다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할 수 있다는 견해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봅니다.
앵커) 전문가 입장에서 7천만원 이사비 영업전략,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아영 교수) 건설사의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쉽게 결론처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업에게는 이윤의 목적도 있지만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사비라는 명목으로 7천만원은 요즘처럼 취업도 어렵고 노후자금도 어려운 많은 서민들이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 이사를 하지도 않는 조합원들에게도 7천만원을 일률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어서요.
우선 먹기좋은 달콤함 보다 튼튼한 시공, 안락한 편의시설, 친환경 자재, 설계나 조경 등에서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조합원이든 일반 청약자이든 함께 이익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