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박주연 기자]

 

(앵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광화문 인근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오찬을 가졌습니다.

 

여느 때보다 통신요금 문제로 민감한 시기에, 정부가 드러내놓고 사업자를 압박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주연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본격적인 행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상하게도 모든 일정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규제부처 장관이 피규제 사업자 CEO를 단독으로 만난 것 자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 감독관청의 장이 피 감독기관의 사장을 만났을 때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이든 이는 굉장한 위압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통신비 인하에 대한 논쟁이 굉장히 격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이야기든 듣고 있는 사람에게는 위압감 그리고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되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업계의 심각한 우려에도 유영민 장관은 ‘무엇이 문제냐’는 태돕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통신비 관련해서 앞으로 같이 협의해나가야 할 일이 많이 있잖아요. 그러려면 친해져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1:1로 만나서 상견례하고, 앞으로 이런 부분에서 서로 이야기 잘 나누자고 하는 그런 목적이죠. 비밀회동이 아니고 인사해야 하는데 저도 시간이 되야 하고, 또 사장님도 시간이 되야 하니까 계속 시간을 조율하느라고 갑작스럽게 정하게 된 것이죠]

 

(기자)

과기정통부 사무처는 쏟아지는 사실 확인요청에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 관계자 : 지금 장관님의 취임하셔서 비공개로 관련업계 분들 만나고 있고 그걸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거나 그러지는 않고요. 일단 장관님이 외부에서 말씀하시고 그런 건 저희도 언론을 통해 듣고 있고 그런 상황이예요]

 

 

 

규제부처 장관이 피규제 사업자를 비밀리에 만난 예는 지난 정부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단말기 유통법 때문에 삼성그룹 장충기 사장을 만났던 예가 거의 유일했습니다.

 

당시, 협상과정의 민감성 때문에 철저하게 회동사실과 내용 자체가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쪽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밀실행정을 넘어서서 대기업과 밀실야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내놓습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비공개로 국민들보다 먼저 통신재벌 3사부터 만났다고 하니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또 통신비 대폭 인하 정책이 좌절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우려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심각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영민 장관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 이어, 26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28일 황창규 KT 회장과 잇따라 회동을 갖습니다.

 

피규제 기업 CEO를 만나면서 ‘친해져야 정책 추진할 수 있다’는 장관과 정부 눈치만 보면서 부르면 부르는 대로 가는 대기업 통신사 CEO 간 비밀 대화에서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팍스경제TV 박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