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기차 시장, 본격적인 중흥기 시작될까?
2018년 전기차 시장, 본격적인 중흥기 시작될까?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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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주목받는 한 해였습니다. 

친환경차에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증가했고 자동차회사들도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했습니다.

이에 내년 전기차 시장의 전망을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황 기자, 올해 국내 전기차 연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올해 전기차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1만2055대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팔린 4214대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중·소형차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지만 전기차는 43.7% 늘어난 2038대가 팔렸습니다. 

또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로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2010년 61대에 그쳤던 연간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4년 1308대로 1000대를 넘어선 후 2015년 2917대, 2016년 5099대 등 해마다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업체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 어떤 차량이 시장을 주도했나요.

(기자)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건 지난해 3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입니다. 단적으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7164대가 팔렸습니다. 이는 올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60% 수준입니다. 1회 충전 기준 주행거리가 191㎞로 당시 판매된 차량 중 가장 길었고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도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기아자동차 쏘울EV는 꾸준히 잘 팔리는 전기차입니다. 올해 11개월간 1953대가 판매돼 전기차 시장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Z.E.는 현재까지 1878대가 팔렸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EV, 테슬라의 모델S 등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모델S를 출시하면서 충전 인프라와 정부 보조금을 해결한 것이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업체가 모델S의 판매 대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122대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글로벌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군요. 내년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내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편 전기차업체 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면서 새로운 전기차 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입니다. 이미 정부가 2018년 전기차 보급 목표 대수를 2만대 이상으로 설정했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모델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300㎞이상을 달릴 수 있는 코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아차도 소형 SUV 니로의 전기차를 개발 중이며 르노삼성은 지난달 대구 전기차 엑스포에서 2세대 SM3 전기차를 공개했습니다. 

그중 현대차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에 맞춰 커넥티드 및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자율주행차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난도가 높은 고속도로 장거리 자율주행을 시연하고 올림픽 기간 평창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현대차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완충 시 383km를 달리는 쉐보레 볼트 EV를 이미 판매 중인데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와의 진검승부가 예상됩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주행가능거리가 대폭 개선된 2세대 전기차들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재규어 I-페이스, 닛산 신형 리프 등이 대표적입니다.

 

(앵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부 정책이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것 같은데, 이 얘기는 뭔가요.

기자) 현재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를 보급하고 관련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보조금 규모 축소와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부처의 정책이 일관되지 못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새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을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에는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를 35만대 늘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판매된 전기차 대수가 2만3933대임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5년간 32만6067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것으로 1년당 6만5200대 이상이 팔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전기차 보조금을 담당하는 환경부는 당장 내년부터 보조금을 올해보다 1대당 200만원 축소할 예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 대수를 2만대로 한정했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전기차를 살 때 국고 보조금 최대 14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최대 1200만원 등 총 26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금액이 대폭 내려가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구입에서 보조금이 중요한데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가 큰 고민에 빠졌겠네요. 업계 내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말 그대로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단 자동차업체들은 환경부의 수요 조사를 보고 내년 출시할 전기차 대수를 4만여 대로 설정해 경영 계획을 짰다고 합니다. 그러나 보조금 규모가 2만대에 그치면서 이를 전면 수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비싸지고 이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줄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기차는 계약 후 2개월 내에 차량이 인도돼야 보조금이 지원됩니다. 만약 출시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보조금이 다 떨어져 못 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에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전기차 산업에 절대로 도움이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부의 엇갈린 정책에 시장 상황이 바뀔 수도 있겠군요. 이 외의 전기차 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은 없을까요.

(기자) 이제 시장이 형성된 만큼 아직 개선할 문제가 존재합니다. 우선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적으로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급속 1320기, 완속 1406여 대에 불과합니다. 전기차가 이미 2만대를 넘어선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입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보조금이 다른 점이 고민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반값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원금을 제공하지만 전혀 지원을 하지 않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는 지역별 전기차 보급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전기차 육성을 위한 다른 정책인 '친환경차 협력금 제도'와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도'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친환경차 협력금 제도는 온실가스 등의 배출량이 많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부담금을 걷어 친환경차에 주는 보조금의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제도고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는 일정 비율 이상의 친환경차를 자동차업체들이 의무적으로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이 두 가지 정책을 전기차 육성이 아닌 부담 떠넘기기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고를 쓰지 않고 기업이 내연기관차를 팔 때 소비자가 내는 부담금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라는 얘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나라 중 이 두 정책을 동시에 쓰는 나라는 전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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