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상, 재계에 후폭풍 오나
법인세율 인상, 재계에 후폭풍 오나
  • 오진석
  • 승인 2017.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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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세법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중 법인세율 인상이 예고되면서 ‘역주행 세법’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와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상향됐다고 하는데요. 관련 내용부터 먼저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법인세는 법인으로 설립한 기업 등의 일정한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득세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 같은 법인세가 내년부터 상향됩니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함에 있어서 그 기준이 되는 것)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행 과세표준은 2억원까지 법인세율이 10%, 2억원부터 200억원까지는 20%, 200억원 초과는 22% 등 총 3구간입니다.

여야 논의과정에서 최고세율인 25%는 유지하되 과세표준을 3000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고요.

그래서 법인세 최고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25%의 최고세율이 부과될 예정입니다. 

(앵커) 법인세를 올린다는 것은 세금을 많이 걷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세율을 올리는 근본적인 목적은 뭘까요?

(기자) 경제적인 측면에서 세금을 보면 과세표준과 실제 납부세액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실효세율이 중요합니다. 세율을 높여도 세액공제나 세제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실제로 더 적은 세금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법인세의 실효세율이 낮다고 보고, 이번 법인세 인상을 추진했는데요.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3년 법인세 실효세율은 16.0%입니다. 23.3%인 미국이나 21.1%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죠.

또, 세금 외 기업이 내는 각종 부담금같은 준조세까지 합친 총조세부담률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 기업의 총조세부담률은 33% 가량입니다. 

이는 프랑스 62%, 미국 44% 보다 낮은 수치며 OECD 평균인 41%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내년부터 법인세가 올라가면 기업이 부담하는 액수는 실제로 어느 정도가 됩니까?

(기자) 이번 법인세 개정으로 총 77개 대기업이 법인세율 25%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정부는 이로 인해 약 2조3000억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위 10개 대기업이 이중 절반이 넘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을 감당해야 합니다.

대기업 중 세금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입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약 4253억원, 현대차는 약 180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또 한국전력은 약 1565억원, SK하이닉스도 약 1234억원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여기에 LG화학은 약 930억원, 현대모비스는 약 874억원, 기아자동차는 약 716억원의 세금을 내년부터 추가로 내야 합니다.

(앵커) 하지만 재계의 입장과 달리 기업들이 엄살을 부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어떤가요. 정말 기업들이 정말 엄살을 부리고 있는 건가요. 

(기자) 내년도에 세법개정안이 실제로 적용되고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해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실효세율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인세 최고세율 적용대상이 대기업으로 좁혀지면서, 이른바, ‘핀셋 증세’라는 논란은 피해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실제, 대기업의 향후 추가 세금은 해마다 2조3000억원 정도라고 전해집니다. 이와 함께, 세금이 늘면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가 줄고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재계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을 기업에 요구하는 와중에 법인세까지 인상하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일부 전문가는 법인세 인상이 국내총생산(GDP) 감소, 기업의 탈한국화 현상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경제연구원은 법인세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고요. 

또 미국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에서도 한국의 법인세 인상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황기자. 법인세 관련 주장은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역주행이다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재계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인 다른 선진국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 2일 미국에서는 법인세를 종전 35%에서 20%로 15%포인트 낮추는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됐습니다. 

이는 1986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라고 합니다. 

일본도 법인세 실질부담률을 최고 20%로 낮추려 검토 중이고, 프랑스도 법인세를 25%로 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법인세를 잇따라 낮춘 바 있고요. OECD가 발표한 자료를 봐도 회원국 법인실효세율 평균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앵커) 각국이 앞다퉈 법인세를 내리는 이유, 뭐라고 봐야합니까? 그 얘기까지 듣고 오늘 얘기 정리하죠.

(기자) 이들은 법인세 인하가 해외에 흩어져 있던 자국 기업들이 돌아오는 등 내수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렇게 법인세를 낮추는 국가에 투자를 가속화 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도 법인세 인상을 결정할 때 글로벌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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