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초대형 항공사' 탄생하나…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카드 '만지작'
[비즈 이슈] '초대형 항공사' 탄생하나…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카드 '만지작'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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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검토
-두 회사 합병 시 사업 간 시너지 효과↑…세계 10위권 항공사 도약
-3자 연합 반발 및 시장 독과점 문제 등 인수 과정에서 적잖은 난관 예상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로 유례없는 경영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양사의 합병을 통해 항공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될 경우 '항공업 구조개편'과 '규모의 경제'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은 "확정된 바 없다" 그러나 시장은 '기정사실' 분위기 

[자료제공: 각 사]
(위)대한항공·(아래)아시아나항공 여객기.[자료제공: 각 사]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수 시나리오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한진칼은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은은 "다각도로 검토 중인 옵션 중 하나"라며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 역시 공식적으로는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대항항공이 이르면 다음 주께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 정부가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에서 인수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란 게 업계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업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근 항공업이 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 및 과열경쟁으로 최악의 영업환경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항공기 및 노선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재무구조가 악화돼 채권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매출 규모 면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각각 12조6834억원, 6조9658억원으로, 양사의 매출은 총 20조여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항공업계에서 독보적 1위,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10위권 안에 드는 초대형 국적 항공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대한항공에게는 표면적으로 '승자의 저주'가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론 국내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넘어 대한항공에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항공사가 합쳐질 경우 항공기 수로 보면 300대가 넘어 글로벌 20위권 내에, 아시아에서는 일본 ANA와 일본항공을 추월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 3자 연합 반발·시장 독과점 문제 등 적잖은 난관 예상

[자료제공: 픽사베이]
[자료제공: 픽사베이]

그러나 인수가 성사되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에상된다. 당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한진칼 최대주주인 3자 연합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인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3자 연합 입장에서는 영 달갑지 않은 '딜'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양측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한진칼 3자 주주 지위를 확보하면 조원태 회장은 우호 지분을 얻게 돼 경영권 확보가 용이해진다. 

반면,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3자 연합 입장에서는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눈엣가시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산은이 한진칼 3자 주주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46.71%,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41.14%다.  

시장 독과점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이 22.9%, 19.3%를 기록한 상황에서,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 점유율까지 합치면 두 회사가 합병 시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62.5%에 이르게 된다.

자칫 독과점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무엇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에 따른 시장경쟁 제한성을 평가해 최종 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에도 향후 기업결합(M&A) 승인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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