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문… “09지현·08신선농장 달걀도 먹지 마세요”
'살충제 달걀' 파문… “09지현·08신선농장 달걀도 먹지 마세요”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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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국내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국 모든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고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이 계란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황재용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앞서 보도해 드린 대로, 국내산 계란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피프로닐이 검출돼 계란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오늘 판매가 재개 됐다고요.  계란은 우리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재료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걱정이 클 수밖에 없겠네요.

황재용 기자)네, 맞습니다. ‘살충제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이 문제가 됩니다. 이 물질은 다량으로 섭취하면 장기와 감각이상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이나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이 물질은 흡입과 섭취로 인체에 흡수됩니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경련과 떨림의 초기증상을 보이고 이후 인체에 중대한 위험을 미친다고 합니다.

피프로닐의 인체 흡수를 막기 위해서는 이 성분을 함유한 계란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높은 온도에서 요리해도 성분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유럽에서 조사한 결과 높은 온도에서 조리한 계란에서도 피프로닐 수치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혼란스런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황재용 기자)우선 구매한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문자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은 두 종류다. 피프로닐 성분이 나온 농장의 경우 껍데기 표면에 ‘08 마리’, 비펜트린 성분이 나온 농장의 경우엔 ‘08 LSH’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08은 경기도 지역, 뒤에 붙은 문자는 생산자명을 뜻합니다.

식약처가 오늘 오전 밝힌 '살충제 달걀' 추가적발 농장의 표시도 확인해야 한다. 강원도 철원의 '지현농장'과 경기도 양주의 '신선2농장' 두 곳에서 생산된 달걀에는 각각 '09 지현'과 '08 신선2'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09는 강원도 지역을 의미합니다. 

식약처는 해당 달걀을 오랜 기간, 혹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한 것이 아니라면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성분이 검출된 만큼 해당 표시가 있는 달걀은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정보를 확인하고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되면 먹지 말고 판매처에 반품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달걀 들어간 빵, 과자는 괜찮을까?

황재용 기자)달걀이 들어간 과자와 빵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달걀이 들어간 식품이 워낙 많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함 점도 있습니다.

식약처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달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학교 급식소 등에서 사용 중인 달걀을 거둬들여 안전 여부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안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식품, 제과업체들은 만에 하나 살충제 성분 달걀이 제품에 사용된 건 아닌지 납품선을 다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네, 살충제 계란 파문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겠군요.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제2의 AI 파문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요.

황재용 기자) 살충제 성분이 나오자 대형마트 3사와 온라인 유통사들이 계란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가 재개했는데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지난해 말 AI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AI 사태로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가운데 계란 값이 더 오를지 전전긍긍 하고 있고 유통업계 등은 계란 수급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계란을 직접 판매하는 유통업계 외에도 계란을 식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요식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빵이나 과자를 만드는 제빵·제과업계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계란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업계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계란이 또 금란이 되는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군요. 게다가 계란 성수기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황재용 기자)네. AI 사태 여파로 계란은 아직 공급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 계란 대란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있어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겨울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의 40%에 가까운 2518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 됐습니다. 이로 인해 계란 공급량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AI 발생 전 하루 평균 계란 공급량은 약 4300만개였지만 지금은 이보다 1300만개가량 줄어든 3000만개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당분간 계란 수급이나 가격이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태국산 등 외국 계란 수입을 추가로 추진해도 물량이 제한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온 태국산 계란 약 1434만개는 대부분 가공용으로 유통됐습니다. 수입량 자체도 우리나라 하루 평균 계란 공급량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요.

게다가 계란 수급 불안 현상이 가중되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계란값은 이미 평년보다 40% 이상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계란값은 42%나 올랐습니다. 계란 성수기인 추석시즌이 되면 계란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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