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도 '고령화 시대'…2030 투자 비중 크게 줄어
주식시장도 '고령화 시대'…2030 투자 비중 크게 줄어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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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한국의 고령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고령화 현상은 주식시장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식시장 개인 참여자 중 20~30대 젊은 연령층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시장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서 유지은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안녕하세요)

앵커) 개인투자자들의 연령대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의 주력주주 연령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유지은) 한국예탁결제원과 매일경제의 국내 상장사 주주연령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주주의 3분의 1이 50대라고 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2002년부터 주주연령대별 통계를 집계해 왔는데요. 2002년에는 전체 주주가운데 40대의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40대 비중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60대 이상 주주비중도 25%로 2002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는데 개인투자자 네명 중 한명은 60대 이상의 투자자인 셈이죠. 

반면 3-4%대를 유지해오던 20대 투자자는 1.7%로 쪼그라들었고 30대 투자자의 비중도 25%에서 11%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15년간 주식시장은 10살이나 나이가 먹어 50대가 주축을 이루게 되었고 2030대의 투자자 비중은 6070대 투자비중의 절반에 그치는, 우리사회가 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처럼 투자자들도 고령화되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고령화 여파로 가계의 금융자산이 급속히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요?

유지은) 통계청의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의 금융자산 중 현금이나 예금 등 예비자산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 2015년 74.2%를 기록한 반면 주식, 채권 등의 투자자산 비중은 25.8%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자산을 안정적인 예금 등 예비자산에 묶어놓는 것은 투자자의 고령화와 관련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한국은행에서 인구고령화와 가계의 자산 및 부채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가계의 저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저축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은퇴 등으로 소득기반이 점차 약화된 고령층이 자산을 줄여서 소비에 충당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5년 기준으로 8.9%인 가계저축률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2027년에는 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2030년에는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낮아지고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즉, 주식이나 펀드 투자의 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통계청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2030세대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지은) 2030세대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또는 주식투자자의 고령화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인구구조 변화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넘어서면서 UN기준으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을 했는데 올해 말이면 고령인구가 14%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보다 한단계 더 높은 고령사회가 됩니다. 주식투자 연령대도 2000년대 초 4주식시장의 주축이던 40대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50대로 연령대가 높아진 반면 2030대의 비중은 전체 인구 중에서의 비중도 줄어들었고 이를 반영해서 주식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비중이 줄어든 것이 근본적인 요인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주식시장 자체의 변화도 주요 요인으로 꼽겠습니다. 1996년 코스닥 시장이 열리면서 IT, 바이오 등 신규 기업들의 상장과 함께 IT, 신기술에 더 익숙한 2030대 적극투자를 시작하면서 시장에 활력이 많이 돌았었습니다. 또 IMF 직후부터 시작돼 2000년에 들어 더욱 활발해진 대학생 주식투자 동아리도 한 몫 했었습니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종잣돈으로 모아 주식투자를 시작했는데 좋은 종목을 발굴해 소위 대박을 치기 시작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주식 동아리로 시작했던 일이 투자회사 창업으로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 젊은 피가 됐었죠.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주식형 펀드가 쪼그라들고 상장주식펀드(ETF) 위주로 시장이 바뀌면서 신규 투자층은 유입되지 않았고 주식시장 자체도 몇 년동안 박스권에 갇히면서 부동산이나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졌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가 본격 저성장시대로 들어서면서 과거 고성장시대와 같은 시장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앞으로 고령화는 점점 심화될 전망입니다. 대외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유지은) 한국은행이 ‘고령화가 대외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진전으로 인해 대외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직장에서 은퇴한 고령층이 줄어든 소득을 감안해 대외투자자산을 많이 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외투자 중 대외직접투자는 장기 투자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조적 변화인 고령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대외증권투자는 단기성 자금이 주를 이룸에 따라 고령화에 따른 영향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대외투자 위축이 외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외투자자산 축소는 앞으로 외환조달 재원의 원천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외투자자산이 급감할 경우 향후 지급불능이 우려되고 대외신인도가 하락함으로써 자본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를 해야할텐데요?

유지은) 네, 맞습니다. 

첫째 고령화에 따른 외환공급 재원의 축소를 완화할 수 있도록 소득수지 흑자를 확대할 수 있는 대외자산구조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대외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둘째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소득을 높여 대외투자자산의 감소를 지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출산 및 보육 관련 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제고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고령화의 진행 속도를 둔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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