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한국GM' 철수설…진위는?
또 불거진 '한국GM' 철수설…진위는?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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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이번달인 8월도 거의 다 지나갔지만 자동차 업계의 8월 위기설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실적부진에 파업, 내일모래엔 기아차의 통상임금 선고가 있는데요. 여기에 사라지지않는 한국 GM의 철수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GM 과연 철수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모셨습니다.

 

 (앵커) 자동차 업계 8월 위기설부터 점검해보자. 뭐가 위기라는 것인가?

 (박주근) 모든 데이터 측면에서 자동차 위기가 분명합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세계 5위로 추격하는 상승세에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추격은커녕 방어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급기야 올해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주고 조만간 7, 8위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면한 위기는 다섯가지 정도로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우리자동차의 최대 시장 중의 하나인 중국에서 우리나라 국산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수출, 내수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가 현대차, 기아차, 국내 완성차들 이미 노조 부분 파업을 하고 있거나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번주에 예정된 3조 원대 규모의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판결이 있습니다. 아마 8월 위기설을 촉발시킨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한데요. 자동차업계에서는 통상임금 패소 때는 완성차의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 번째가 다음 달부터 적용이 되는 경유차, 디젤차의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는 것도 업계에는 부정적인 뉴스로 보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가 GM대우의 철수 가능성인 것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 GM이 철수 할 수 있다는 한국GM 철수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게 왜나오는건가요?

(박주근) 한마디로 실적부진이 원인입니다. 한국 GM대우는 사실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요. 올해 1분기는 완전히 자본잠식 상태일 정도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는 10월이면 GM대우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약속했던 15년 경영권 유지 기한이 만료된다. 즉 10월 이후에는 언제라도 지분을 팔고 공장 폐쇄해서 한국 철수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최근 3년간 1조97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국GM이 조만간 한국 시장 철수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이유죠.

 심지어 업계에선 둘 중 하나라도 가시화될 경우 최대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GM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만6000여 명이지만, 부품업체까지 포함하면 관련 근로자 수가 30만 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어쨋든 지금 한국GM  실적 안좋지 않습니까? 노조까지 파업했지 않나요? 

(박주근) 이미 한국GM은 최근 3년간 2조 원대 규모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해서 이미 경영난으로 올 1분기 자본잠식상태입니다. 그러면 모든 자본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라는 건데. 설상가상으로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GM 노조는 지난달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게 되면 기본금을 7.2% 인상해 달라,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500%를 지급해 달라, 그리고 61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문제는 GM 본사가 특히 한국의 노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입니다.

 

(앵커) 미국 본사에서는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움직임은?

(박주근) 본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는 한국GM의 경우에는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시장이고,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아직 정확히 모릅니다. 

사실 한국에서의 사업할 이유는 많습니다. 

첫째, 한국GM은 부평, 창원, 군산에 완성차 생산라인을, 보령에 변속기 생산공장을 갖고 있고요. 한국GM이 직접고용한 노동자만 1만6000명에 달합니다.  

둘째, 글로벌 GM 입장에서 한국은 ‘생산기지’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작년에만 18만 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한해에 15만 대 이상의 차를 한국 내수시장에서 팔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쉐보레 브랜드만 보면 한국 내수시장 판매량은 글로벌 Top 5에 랭크됩니다. 이 정도 규모의 내수 판매를 기록하는 나라에서 단번에 철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죠. 

GM이 철수한다는 표현을 쓴다는건 공장부터 판매까지 전혀 GM 차량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인데요. 공장을 가동 중단할 가능성은 있으나 차는 판매할 것입니다.

 

(앵커) 외국에서 이런식으로 철수한 사례가 있나?

(박주근) 실제로 GM 본사는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시장을 단계적으로 속속 철수하고 있습니다.  2013년 말 이후 행태를 보게 되면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에서 잇따라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유럽 오펠 브랜드를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에 넘겼고, 5월에는 인도 내수시장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앵커) 미국GM은 한국시장을 어떻게 보길래 이런 썰이 나오는데 입 닫고 있습니까. 신임 사장이 인도에서 매각 전문가였다는데?

(박주근) 일각에서는 제임스 김 사장의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하 암참) 회장 겸 CEO로의 이직과 카허 카젬 한국GM 신입 사장 영입은 현재 한국GM이 처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큰 그림이란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무역 및 통상 부문에서 암참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제임스 김 사장은 그동안 한국GM 수장뿐 아니라 지난 4년간 맡고 있는 암참 회장직을 겸임해 오며 대외활동을 넓혀왔습니다. 

더욱이 올 들어 정부가 바뀌면서 암참에서 해야 할 역할이 한국GM 내 업무보다 더욱 많아졌고,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제임스 김 사장이 외국계기업인 대표로 참석까지 했습니다. 

또 카허 카젬 신임 사장 선임은 GM이 한국GM 노사 관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국GM을 살려보기 위한 대안으로 노사 관리 전문가를 영입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은 '철수설 본격화'라는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2일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철수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스테판 자코비(Stefan Jacoby)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카허 카젬 사장은 자동차전문가로 특히 생산과 사업운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고 여러 중요한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며 "그의 경력과 국제적인 안목이 한국GM을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제고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아울러 카허 카젬 사장은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한 쉐보레 브랜드를 바탕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고 성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박주근) 2010년 산업은행은 “GM이 철수해도 GM대우는 독자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GM 본사와 이를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였습니다. 수석 부행장까지 나와서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6년 뒤 철수설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르자 이번엔 “GM이 철수를 결정한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발을 빼고 있습니다. 

 

(앵커) 전반적인 한국GM의 미래와 차 산업에 대해서  전망좀 해달라

(박주근)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선진 자동차 시장으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후진으로 남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 자동차 산업 부진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사드 문제로 중국 완성차 및 부품 무역 차질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저비용 생산구조에 따른 가격 경쟁력 열세 ▲독일,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산업 국가의 강화된 자국 자동차 산업 발전 정책 등 3가지 요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불황에 대해 서로 남 탓만 한다는 사실인데요. 사용자 측은 위기 원인으로 인건비 부담과 노사분규를 지목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정당한 노조 활동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나 위기 앞에서 합심을 하지 않는 모습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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