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상품 전성시대…동반 성장의 과제는?
PB상품 전성시대…동반 성장의 과제는?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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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자체 브랜드상품, 즉 PB상품 활성화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PB상품 비중이 늘어날수록 유통업체의 이익은 늘었지만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이익은 변함이 없거나 감소한 경향이 나타난 거죠. 

PB상품 전성시대, 동반 성장의 과제에 대해 한성대 이아영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마트에 가면 ‘PB상품’이 눈에 띄는데요. PB상품이 무엇입니까? 

이아영 교수) 제조업체 고유브랜드(NB상품)…유통업체 브랜드(PB)

네, PB상품은 브랜드 가치에 매겨지는 부가가격을 줄이고 싼 가격에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발된 상품입니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이론적으로는 대등한 상생관계지만 현실적으로는 갑과 을의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매출감소가 날 수 밖에 없고, 유통업체는 대량구매의 구매 파워로 제조업체에 PB상품을 요구하기도 하고, 또는 특정 제조업체에 시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과 유사한 제품을 PB상품으로 출시하기도 합니다.

앵커) 저도 마트에 가면 PB상품을 사기도 하는데요. PB상품들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아영 교수)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의 기준을 보면 품질(33.2%)과 가격 (21.8%)을 1순위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이를 보면 PB상품이 제조업 자체 브랜드 상품과 비교하여 포장이나 품질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유사한 품질로 보이게 하면서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PB상품이 인기를 유지한다고 하겠습니다.

대형 유통업체와 편의점의 PB상품은 …연 20-30% 성장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5년 기준 국내 대형마트 PB 매출비중은 19-26% 정도이고 일부 편의점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PB매출 1% 오르면 평균매출 2230만원 늘어난다’라는 보고서도 있더라구요. 어떤 내용입니까?

이아영 교수) KDI가 유통업체에 PB상품을 납품하는 크고 작은 1,000개 제조업체를 설문조사하여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PB상품 매출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점포당 연간매출 2230-2850만원, 연간 유통이익은 270만-900만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PB상품 매출이 증가할수록 납품업체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PB상품 매출이 1%포인트 증가하면 대기업인 제조업은 10억 9,000만원, 중소기업인 제조업은 2억 8,000만원 각각 매출액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PB상품 매출이 증가할수록 제조업 고유브랜드 상품인 NB상품의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인데요. NB상품과 PB상품은 한정된 소비자를 두고 상호 경쟁관계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PB상품이 타기업의 고유브랜드 상품을 모방한 제품들이 많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PB상품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유통업체가 이익을 독점하고 제조업체는 이익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빗대어 “재주는 납품업체가 부리고, 돈은 유통업체가 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유통업체 이익이 하청기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데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이익배분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이아영 교수) 이익배분은 각 상품의 특성과 매출금액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유통업체에 주는 평균마진이 30%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출액이 크지 않은 PB상품의 경우에는 유통마진이 33.9%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무래도 유통업체와 중소 제조업체, 또는 소상공인의 지위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파악되고 있습니다. 

PB상품 출시 자체가 유통업체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바잉파워(대량구매력에 의한 파워)에 의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유통업체만 이익을 보고 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하청업체가 함께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서 지원이나 정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아영 교수) 네, 맞습니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매출이 증가할수록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의 이익도 증가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게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과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KDI에서는 유통업체가 제조원가 제공요구 금지조항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유통업법 위반에 대한 처벌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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