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실적 부진…사드 사태에 '발목'
롯데쇼핑 실적 부진…사드 사태에 '발목'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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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어닝 쇼크’, 회복 가능성은?
뉴스&이슈 :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거느린 유통공룡 롯데쇼핑이지난달 28일 2분기와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1년만에 절반 가까이 줄면서 어닝쇼크 그 이상의 충격을 줬는데요.

실적 부진의 악재가  지주사 전환이라는 호재를 덮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해서 전자신문의 경제전문지 넥스트데일리의 황재용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유통공룡’ 롯데쇼핑이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어닝쇼크로 관련 업계에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롯데쇼핑의 상반기 실적이 관련 업계는 물론 산업계와 증권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14조8929억원의 매출과 29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0.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3%나 줄었습니다. 

2분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충격은 더 커집니다. 지난 2분기 롯데쇼핑의 매출은 2016년 2분기보다 1.4% 감소한 7조4013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9% 줄어든

873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런 저조한 실적은 백화점사업부와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할인점사업부의 부진 탓입니다.

사실 롯데쇼핑의 매출 절반 이상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서 나옵니다.  그렇지만 롯데백화점의 지난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80억원과 400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각각

5.6%, 55.6% 급감했습니다. 롯데마트의 매출은 7.9% 감소한 1조96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770억원 마이너스 되며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선전했습니다. 두 사업부문은 취급 품목의 특성상 국내 소비자의 매출 기여도가 높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스마트폰과 백색 가전 증의 판매 호조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고 세븐일레븐도 총 8943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상반기 순항했습니다.

 

 

(앵커)롯데하이마트와 세븐일레븐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 같은데요. 실적 부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롯데쇼핑의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인 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체 실적이 감소한 것인데요.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린 사건이 대표적이지요. 실제로 이후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 3~5월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감소한 84만1952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백화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백화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게다가 현지에서의 보복은 국내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으로 활발하게 진출하던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연이어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6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 현지 112개 점포 중 74개가 영업정지를 받았으며 13곳은 임시휴업 중입니다. 롯데마트의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롯데쇼핑 관계자가 실적 부진과 관련해 “사드 보복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유커를 통해 창출하던 매출이 감소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할 정도입니다.


(앵커) 네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하군요. 그렇다면 롯데쇼핑의 하반기는 어떨까요.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문제도 걸려 있는데 순조롭게 진행될까요.

(기자)솔직히 전망이 밝다고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고 이 때문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정부도 얼마 전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드 보복이 중국과의 외교 문제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참여했지만 사드 보복과 관련한 얘기를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롯데가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어 신 회장이 재판부와 일정을 조율해 직접 간담회에 참석한 만큼 아쉬움이 큰 대목입니다.

증권가에서도 한·중 관계 악화 등으로 3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3분기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3분기에 적자전환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여름휴가가 시작되면서 내수가 회복세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롯데쇼핑의 국내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특히 이런 전망은 롯데그룹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이 분할합병은 그룹의 지배구조 단순화와 이를 통한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계열사 주주들 사이에서 롯데쇼핑의 향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앵커) 중국이 주요 시장인 것은 분명한데요.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겠군요.

(기자) 네.  롯데그룹도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롯데그룹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과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꼽고 있습니다. 이 지역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요.

롯데그룹은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998년 롯데리아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백화점, 마트, 호텔, 시네마, 면세점 등 10여 개 롯데 계열사가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13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매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도 이 시장에 관심이 큽니다. 신동빈 회장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재판을 받는 일정 속에서도 베트남을 직접 찾는 등 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몰 하노이'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롯데그룹은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롯데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을

오픈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중국 사업을 완전히 접고 베트남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베트남 고밥점을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고요.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후 동남아 시장에 다양한 계열사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은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K-푸드'와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앵커)사드 문제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그런데 그 피해가 롯데쇼핑만은 아닐 텐데 다른 산업군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노골적인 보복 조치를 이어온 중국 정부로 인해 다른 산업군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통업계는 물론 여행업계와 면세점, 자동차 그리고 화장품 등 뷰티업계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우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면서 여행업계와 면세점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롯데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등 대부분의 면세점 매출이 줄었고요. 이와 맞물려 꾸준히 성장을 지속한 화장품업계도 2분기 실적이 하락했습니다.

또 현대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6.4%, 44.0% 급감했습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은 역시 중국 시장입니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는 28.8% 줄었고 기아차도 41.5%나 감소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실적 하락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탈출구가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드 사태와 관련해

“호텔도 하고 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완전 빠졌고 면세점도 중국인들 단체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한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8월 3일 팍스경제TV '알아야 바꾼다 뉴스레이더'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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