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취업철…막오른 대기업 공채
본격 취업철…막오른 대기업 공채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7.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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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박지원 기자] 문재인 정부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상생 발전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 내수를 성장시키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목표입니다.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가까운 요청으로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막오른 하반기 대기업 공채, 그와 관련한 취업시장 이야기를 ‘마이더스HR’ 박선규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규 대표)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달 기업인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무엇보다 강조했습니다. 이에 기업들의 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는데요.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공채, 올해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박선규 대표) 네,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기업들이 줄줄이 신규채용 확대를 선언했는데 몇몇 업종과 기업을 중심으로 말씀을 좀 드리겠습니다.

먼저, 제조업인데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 삼성전자의 채용 규모는 6000~7000명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예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 수칩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하반기 최대 3000명을 선발할 계획이고, SK그룹은 올해 8200명을 뽑을 계획인데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가 상반기에 700명을 선발한 데 이어 하반기에 800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1만5000명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하반기에 약7500명에서 8천명 정도를 뽑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T는 38개 계열사에서 올 하반기에 4000명을 채용하고, GS그룹도 KT와 규모가 비슷한 약 4000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CJ그룹이 지난해 1700명보다 많은 인원을 계획하고 있고, 현대백화점그룹도 13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은행들도 하반기에 1300명 이상을 신규채용 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은행은 400명, KB국민은행은 300명 가량을 하반기에 채용할 계획입니다.

청와대의 기업인 간담회 초청으로 관심을 받게 된 오뚜기도 100여명 정도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비정규직 비율이 1% 정도인데 장기적으로 ’비정규직 비율 0%‘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앵커) 정부의 압박에 대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늘렸다고 하지만, 정작 부실 일자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박선규 대표) 앞으로 전개될 고도화 및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업들이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산업구조의 재편과 관계없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만 맞추어 급하게 인력을 늘린다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일자리보다는 단순 노무 일자리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지금 우리는 ‘양만큼 질도 중요하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100일 계획]처럼 ‘일정하게 정해진 시간만큼 몇 명의 인원을 채워야 한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81만개, 민간부문 50만개의 일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말씀 드린, [일자리 100일 계획]처럼 ‘일자리 창출 속도전’에만 집중을 하는 인상을 주게 된다면 부실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조금 더 부연설명을 드리면, 아시다시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상황판의 빈칸을 가리키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상위 10대든 30대든 대기업 재벌 그룹의 일자리 동향을 기업별로 파악해 채우라“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 당초에는 재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 등으로 움츠러들어서 고용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됐었는데, 일자리 창출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도 호응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새로 출범한 정부의 기대치에 맞추어 “우리는 이 만큼 채웠습니다”라고 얘기를 해야 되는 상황인지라 없던 자리도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정부 요청으로 채용규모를 급하게 늘리다 보니 ‘급하게 채워진 일자리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 같은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박선규 대표) 예, 몇 가지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부실 일자리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명확하고 선제적으로 고도화 및 4차 산업혁명 정책과 지원책을 제시하고, 그에 맞게 기업이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가 필요합니다. 특히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필요한데 이번에 시행에 들어가는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 제도’처럼 정부가 입안한 제도에 대해 국회가 입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고민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 노무 일자리에 그치지 않도록 ‘일자리의 질’에 대해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점검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더 나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기업들이 상반기에 향상된 실적을 보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신성장 사업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인재 확보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는 상황적 반전을 이용한다면 ‘부실 일자리’의 우려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럼 취업시장 전반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요즘 '블라인드 채용'이 ‘핫’ 한데요. 블라인드 채용은 무엇인가요?

박선규 대표) 네, 방금 ‘핫하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지금 취업시장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지원서류에 가정환경과 학력, 출신지, 가족관계 등이 드러나지 않는 이력서를 토대로 직무·적성에 맞춰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입니다.

업무와 무관한 스펙을 채용평가단계에서 배제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도입이 되었습니다.

앵커) 기존 이력서 양식과는 완전 달라진 거네요. ‘스펙’이 아닌 ‘실력’으로 사람을 뽑는다는 얘긴데요.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뭘 보고 채용을 한다는 거죠?

박선규 대표) 아직은 시행 초기이다 보니 실효성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업이나 지원자 모두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블라인드 채용제도에 따른 구체적 기준부터 다시 마련해야 하고,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다른 스펙을 더 요구하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라인드채용은 이미 현재진행형이 되었고 기업들도 거기에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4대 그룹은 2015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본격 도입해 서류에 학점과 어학성적, 자격증,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 등의 항목을 삭제하거나 간소화했습니다. 신세계·CJ·롯데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이번 하반기에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게 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26일 블라인드채용을 시행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참가한 취업준비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요. 블라인드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공공기관에서도 조금씩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부정’ 보다는 ‘긍정’이 조금 우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실제로 저는 블라인드 채용의 면접관으로 참여를 하고 있는데, 직접 참여를 해 보니 이전에는 서류전형이나 면접전형에서 ‘스펙’을 보고 그 다음에 ‘사람’을 보게 되었었는데 지금은 오롯이 ‘지원자’에게만 집중하게 되어 ‘스펙’이 아닌 ‘사람’을 보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지원자가 지원한 직무에 맞는 역량을 가졌는지를 우선하여 보게 되고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역량, 그리고 잠재적 능력을 평가하려고 노력합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평가 기준’인데요.
기존에 활용되었던 학력이나 어학점수 등의 소위 ‘스펙’이 사라지면서 기업들마다 ‘뭘 보고 뽑아야 하나’ 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앞으로 기업들에게 과제가 될 것 같기는 한데, 기존에 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자기소개서에 기반한 역량면접에 초점을 두고 ‘PT면접’ ‘구조화 면접’ 등 직무능력중심의 기업 나름의 평가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말씀을 드리자면, 채용에 참여하는 면접관들이 기업들 각각의 평가 기준에 맞는 질문들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합니다. 면접관들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채용 기준이 흔들릴 수 있고 ‘선발’ 자체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취업준비생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박선규 대표) 정책이 너무 급작스럽게 시행이 됐고 정부도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들입니다. 하지만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이미 어느 정도 블라인드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적응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시행 초기에 있기 때문에 ‘뽑고 보니 SKY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에 의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서울의 학교 출신들은 아직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벌’도 취업을 위해 노력한 ‘댓가’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 박혀 있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지방대학출신들의 경우는 ‘블라인드 채용’을 기회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반응들이 우세합니다. 불리하게 작용되었던 ‘지역’과 ‘학벌’이 채용과정에서 사라지고 ‘능력만 있으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희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몇 몇 블라인드 채용에 참여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블라인드 채용이 오롯이 개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일반 채용보다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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