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영의 암호화폐]비트코인, 왜 17세기 튤립버블과 비교되나?
[이순영의 암호화폐]비트코인, 왜 17세기 튤립버블과 비교되나?
  • 이순영
  • 승인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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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이순영 기자]

앵커)암호화폐에 대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어드리는 시간입니다. 이순영의 암호화폐 경제팀 이순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제 중국, 일본 등 규제 현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짧게 짚고 오늘 얘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죠.

기자)네, 미국은 증권법으로 ICO를 규제하고 있는데요… 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암호화폐를 화폐나 지급수단이 아닌 일반상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자)스위스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자율규제조직 회원으로 가입해 자금세탁방지의무를 이행하면 영업이 가능하고요…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했던 러시아는 입장을 번복하며 합법화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독일은 자산으로 정의하고 세법에 적용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앵커)들어보니,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금융상품화 등 소비자보호 쪽에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듯 보입니다.

기자)그렇다보니 단기 처방이 아니라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을 건전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앵커)다른 나라에 비해 강도가 높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사실 정부가 투자금액이나 자격제한, 거래자체까지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배경에는 투기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금융위원장도 무분별한 투기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이 점을 강조한 바 있고요.

기자)맞습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논란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올해 들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몇 년 만에 수십 배로 급등한 가격을 두고 거품이다 아니다 논란이 많은데요…올해 초 1000달러를 밑돌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들어서 19000달러까지 넘어 올해 1000% 가까이 폭등하면서 버블 붕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급격한 가치 상승으로 인해 투기 대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과거 닷컴 버블이나 1630년대 네덜란드를 휩쓸었던 튤립투기를 떠 올리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미 월가에서도 비트코인이 17세기 튤립 버블과 닮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표적인 과열 투기현상으로 꼽히는 튤립파동과 현재 암호화폐 광풍을 비교해 볼까 합니다.

앵커)튤립 버블하면 투기의 원조로 꼽히는데요…간략히 설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기자)일단 튤립파동부터 잠시 소개를 해 드리면요 튤립파동은 1630년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투기 사건입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국민소득을 자랑하며 초호황을 누리고 있었는데요…16세기 후반 튤립이 유입되자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던 사람들이 튤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네달란인들은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특히 튤립을 가장 선호했다고 합니다.

이후 튤립은 귀족과 상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는데요… 튤립 거래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거래는 더욱 활성화됐고 서민층까지 일확천금을 노리며 튤립투기에 나서면서 결국 버블로 이어집니다.

튤립의 한 뿌리 가격이 4000 플로린까지 치솟았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냐 하면 당시 능숙한 장인이 한 해동안 열심히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이 300 플로린 정도였다고 하니 어느 정도 열풍이었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튤립 수요 폭증으로 치솟던 가격은 어느 순간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사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나게 돼 엄청난 가격하락으로 그동안의 거품이 일제히 꺼지게 되는 사건입니다.

앵커)최근 비트코인으로 부자가 됐다는 소식들이 나오면서 자산가들 뿐만이 아닌 학생, 주부 등 너도 나도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군요.

기자)네,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명 벼락부자가 됐다는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피자 2판을 팔아서 1300억원을 벌었다는 피자가게 주인 스토리부터 한화 약 3만원 정도를 들여 5000비트코인을 구입했는데 10억원을 벌었다는 노르웨이 대학생 등 평범한 사람들이 암호화폐로 대박이 났다는 소식에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비트코인의 40%를 단 1000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체 계좌의 98%가 1개 미만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격 폭등이 이루어졌고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노리려는 사람들이 대거 뛰어들었다는 점은 튤립버블과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본래의 목적보다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화가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 튤립버블과 비슷하다… 또 있습니까?

기자)네, 그리고 또 한가지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유사합니다. 튤립은 품종이 까다로워 꽃이 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품종인데 이것이 품귀현상으로 이어져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비트코인이 2100만개로 발행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채굴 난이도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가격이 오른 것과 유사합니다.

기자)튤립버블과 암호화폐 광풍의 공통점…투기수요와 공급의 어려움으로 인한 가격 급등이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차이점은 어떤 겁니까?

기자)가치의 유무입니다. 튤립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가치를 결국 상실해 버리지만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거래 신속성이나 적은 수수료 등 본래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다는 점은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고요…

튤립은 규격화 돼 있지 않아 각각의 내재가치를 측정할 수 없지만 비트코인은 가능하다는 점도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광풍이 잠깐의 이슈로 제 2의 튤립버블로 남게 될 지 아니면 새로운 통화로 자리 잡을 지 현재로서 비트코인 가치가 얼마가 될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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