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공동위원회, `기싸움` 본격화
한미FTA 공동위원회, `기싸움` 본격화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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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위한 전초전 성격의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오늘 아침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측의 요청이 후 40여 일만에 일인데요.

우리나라에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가 미국에선 미국 무역대표부가 협상에 임합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와 함께 하겠습니다.

(앵커) 한미 FTA 개정협상 위한 공동위원회 개최, 한미 양국이 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박주근) 오늘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서울에서 열립니다. 한미 양국은 처음으로 대면하는 특별회기를 맞아 서로 다른 협상전략으로 상대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특별공동위원회는 한미 FTA 개정이 필요하다는 미국 측의 요구에 의해 열렸습니다. 회의 결과에 따라 한미 FTA는 본격적으로 개정 협상을 시작할 수도 있고 현재 협정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현재의 한미FTA가 양국의 경제에 서로 윈-윈하고 있는 좋은 것이다라는 것을 다양한 결과물을 가지고 주장할 것이고 미국측에서는 트럼프의 공약사항이라는 논리로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강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 요구 이후 첫 공동위인 만큼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탐색전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미국 측의 개정 협상 요구에 대한 재계의 반응은 어떠한가?

(박주근) 미국 정부와 미 재계(미국상공회의소)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입장을 가진 미국 상공회의소 등 미 재계는 한국 경제단체와 기업들과 손잡고 한미 FTA 장점을 같이 홍보하기로 했습니다. 미 상공회의소는 한미 FTA의 미국 의회 비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미FTA 연합(KORUS Coalition)' 프로그램을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도 영화, 곡물, 축산육류, 양돈 등 한미 FTA에 우호적 발언을 한 미국 각종 협회와 연대해 세미나 개최, 미국 정부 대상 의견서 제출 등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특히 이들 협회는 한미 FTA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미국 측 업계를 대변하고 있고 미국 내 에서도 정치권에 대한 로비력도 커 우리 측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앵커) 우리측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반응이 궁금한데요.

(박주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재계회의를 FTA 홍보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한미 FTA 재개정 시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미국이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지목한 만큼 수출 여건이 더 나빠질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자동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이미 실적이 곤두박질 친 상태에서 미국 수출길마저 막히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물 밑 로비전이 뜨겁습니다.

이미 반 덤핑 관세를 맞을 만큼 맞은 철강 업계도 이번 양국 대화를 통해 수출 여건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손해가 예상되는 기업이 있다면요.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박주근) 우선, 지난 6월 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사례로 꼽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한 개선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는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이미 실적이 곤두박질 친 상태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시장까지 개정협상을 통해 미국의 수출 여건이 불리해진다면 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입니다. 

대응방안으로는 미국 수출의 상당부분을 현지생산화시키는 것일 것인데, 이렇게 되면 국내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철강에 대해서는 한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덤핑 수출을 문제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철강업계가 한국산 철강제품이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한국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누리며 원가 이하 가격에 덤핑 판매되고 있다는 의견서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하기도 했다.

철강은 자동차 분야보다는 타격이 심하지 않을 것 같지만 대형철강사와 중견철강사들과이 희비가 엇갈릴 것 같습니다. 포스코는 미국시장의 판매 비중이 자동차 보다는 높지 않고 판매처가 다양합니다. 하지만 동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중견 철가사들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지속적인 반덤핑 관세 등으로 수출의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수혜 가능성 높은 기업 어떤 곳 있나요? 기업의 준비상황은 어떠하나요?

(박주근)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상품교역(무역)에서 수혜를 입고 있지만 반대로 미국은 운송서비스, 여행, 법률자문 등 서비스 교역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한미 FTA 발효전인 2011년 109억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대한 서비스 흑자액은 2015년 140억달러로 확대됐는데요.

이번에 개정 협상이 시작된다면 서비스 산업 부분에 강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통, 서비스, 운송 등의 분야에서 반사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고요. CJ그룹이나 롯데, 그리고 게임회사인 넥슨, 넷마블 등의 기업들의 일부 수혜가 예상됩니다.

  

(앵커) 최상의 개정과 최악의 개정은 어떤 것일까요?

(박주근) 최악은 개정협상을 시작하는 것이고 최상은 현재 협상 유지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한미 FTA 개정을 정치적 이슈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미국 측이 집요한 공세를 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가 자유무역 반대를 외치면서 얻은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강력한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FTA 손질 압박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부로서는 혹시 모를 개정협상에 대비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서비스 교역 개선, 미국의 반덤핑 관세 및 비관세장벽 제거, 대한 투자 확대 요구 등 다양한 협상카드들을 미리 준비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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