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저축은행 하반기부터 성장세 제동..."2023년에도 정부 규제에 시름 커진다"
[이슈] 저축은행 하반기부터 성장세 제동..."2023년에도 정부 규제에 시름 커진다"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2.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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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부터 성장세 제동' 갈수록 악화되는 영업환경
- '새 수익원 찾기 분주' 퇴직연금·파킹통장 등에 주목 
- 대출총량제·DSR 규제 등 악재로 '수익성 저하' 예상

저축은행업계가 올 하반기부터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퇴직연금과 파킹통장 등에 눈길을 돌리며 새 수익원을 분주히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도 정부의 각종 규제 탓에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 '하반기부터 성장세 제동' 갈수록 악화되는 영업환경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저축은행들은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개인신용대출 뿐 아니라 가계대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확대해왔습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후 늘어난 대출 수요와 완화적 통화정책은 업계 성장을 이끌었했다"고 말했습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정부의 실물경기 지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으로 6월 말까지 자산건정성이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및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로, 저축은행 총여신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습니다.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3분기 순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습니다.

SBI저축은행의 3분기 순익은 7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약 20% 줄었습니다. OK저축은행은 3% 감소한 49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8% 줄어든 23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웰컴저축은행은 237억원, 페퍼저축은행은 156억원의 순익을 거뒀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7%, 46% 감소한 수치입니다.

안태영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올라 이자순이익이 줄었다"며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색도 충격을 줬습니다.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리스크 노출 금액)는 여전사(84.4%) 다음으로 높은 79.2%입니다.

◆ '새 수익원 찾기 분주' 퇴직연금·파킹통장 등에 주목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중은행마저 정기예금 이자 연 5%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자 저축은행은 자금 운용 안정성이 높은 퇴직연금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수신 잔액은 총 30조5378억원입니다.

지난해 말(20조8988억원)보다 46.1%(9조6390억원)나 급증했습니다. 금융당국이 2018년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저축은행 예금을 포함하도록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한 이후 약 4년 만에 잔액이 30조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보면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적금 금리는 이달 기준 최고 연 6.5%입니다. 은행 퇴직연금 상품의 최고 금리(중국공상은행, 연 5.7%)보다 0.8%포인트 높습니다. 또 DC형 퇴직연금과 IRP에 포함된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장 받습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안정성이 중요한 퇴직연금 특성상 예금자 보호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내년에 파킹통장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이 주춤해자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지난 26일 OK저축은행은 단기 여유자금 투자 고객을 위해 최고 연 5%의 ‘OK읏백만통장Ⅱ’를 출시했습니다. 기존 상품인 ‘OK세컨드통장’의 금리도 인상해 5000만원까지 최고 연 4%를 제공합니다. 

대신저축은행도 '더드리고입출금통장'의 2억원 이하 금액에 3.9% 금리를,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쪼개기'와 하나저축은행의 '하이하나보통예금'은 각각 4%, 3.8% 금리를 제공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장기물인 정기예금을 운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파킹통장을 더 많이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 대출총량제·DSR 규제 등 악재로 '수익성 저하' 예상

특히 내년에는 정부의 대출 총량제로 저축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 대출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가계대출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상한선은 회사별로 10.8~14.8% 수준입니다. 

업계는 연간 증가율 상한에 따라 한 해에 집행할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을 월별로 나눠 관리합니다. 사실상 매달 가계대출 한도가 있는 셈입니다. 최근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사들은 일부 대출에 대한 신규 접수를 중단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집계 결과 지난 10월 기준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2곳 중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은 곳은 9곳입니다. 특히 취약차주 중심의 대출 축소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2단계에서 3단계로 강화됐습니다.

그동안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시에만 규제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규제 강화로 총대출액 1억원 초과까지 확대됐습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업계는 저신용자를 먼저 배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내년 저축은행들의 수익성 저하를 예상했습니다. 

그는 “중금리대출의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손비용 증가도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조달금리 상승에 대응할 만한 수익성 개선 방안이 없다”며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으로 인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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