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ETF 본질 벗어난 종목 쏠림 현상 벗어나야"
[인터뷰]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ETF 본질 벗어난 종목 쏠림 현상 벗어나야"
  • 한상현 기자
  • 승인 2024.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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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분산 투자, 자산 배분이 장점인 투자 상품입니다. 분산된 지수에 투자하는 게 ETF 투자의 철학이고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우리나라 ETF 시장을 되돌아보면 양적 성장이 두드러졌던 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에서는 아쉬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ETF 본질에서 벗어나 비슷한 상품이 집중된 ETF가 많이 상장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분들은 변동성을 고려해서 개별 종목에 대한 비중이 많은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ETF를 투자해 주시길 조언드립니다.”

9일 팍스경제TV와 만난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ETF를 주식과 동일하게 보지 말고 변동성을 고려해 긴 호흡으로 투자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금리 인하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올해 주목할 유망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과 반도체입니다.

아래는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2023년 한 해 ETF 시장을 평가해 주세요.

- 2023년 우리나라 ETF 시장을 되돌아보면 양적 성장이 두드러졌던 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말에 80조원 수준에서 40조원 정도 증가한 120조원 규모로 상당히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양적 성장에서는 사실 그 어느 해보다, 2002년 이래로 약 22년 정도 됐는데 우리나라 ETF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순증이 일어난 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안에 이면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정도 특징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두 개의 특징은 상반되는 특징입니다. 하나는 ‘자산의 다양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과거에는) 주식 아니면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의 상품들을 많이 활용하셨는데 작년에는 특히 금리 연계형이라든지 채권형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유입이 있었던 상품을 찾아보면 ‘CD금리액티브’ ETF가 가장 많이 순증했습니다. 자산이 주식형 중심에서 채권형이나 금리 연계형으로 다양해졌습니다.

반대로 두 번째 특징은 ‘쏠림 현상’ 심화입니다. 작년 한 해에 상반기에는 이차전지, 하반기에는 반도체. 이렇게 특정 산업에 쏠림 현상이 있으니까 투자자들도 결국 그쪽으로 계속 따라가게 됩니다. 채권도 대부분 미국 장기채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작년 한 해 양적 성장은 눈에 띄게 도드라졌으나 질적 성장으로 봤을 때는 아쉬웠습니다.

▶ 그렇다면 올해 ETF 시장에서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요.

- 저희 삼성자산운용 Kodex ETF에서 올해 투자 키워드를 선정했는데요. 용의 해를 맞이해서 저희가 영어로 용(DRAGON)의 앞 글자를 따서 총 6가지 키워드를 뽑아봤습니다. 첫 번째로는 배당금(Dividend). 월배당 상품을 골랐습니다. 작년 한 해의 특징 중 하나가 월배당 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입니다. 내년에 ‘금리가 인하한다’라는 가정을 해보면 배당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선택해 봤습니다.

두 번째로는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추천했습니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입니다. 작년 한 해 인공지능 훈풍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이나 미국의 빅테크 산업들이 좋았습니다. 올해도 인공지능에 따른 기대나 성장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네 번째는 ‘안전마진 확보 전략(Guaranteed Income)’입니다. 올해도 변동성은 계속해서 증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웃라이어(Outlier·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표본)입니다. 올해는 주도산업과 주도 종목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작년 한 해도 일부 특정 산업과 특정 국가가 좋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올해는 더 가시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중국을 대체할 공급망)라고 정했습니다. 즉, ‘신공급망’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2017년 이전부터도 있었지만 이야기가 많이 나오게 된 건 2017년이고 그게 이어져서 국가의 안보 이슈로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뿐 아니라 패권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됨으로써 중국보다는 중국 다음이 어딘 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인도로 꼽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중국에 있던 해외 기업 공장들이 인도로 이전하기도 하고, 인도는 잘 아시는 것처럼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노동 생산 능력 즉, 젊은 인구층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도가 과거에 중국이 누렸던 공급망의 중심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신공급망이 인도로 재편되지 않을까. 이렇게 판단해서 선정했습니다.

▶ 조금 구체적으로 월배당 ETF 중 추천하는 상품이 있는지요.

- 두 가지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주식에서 하나, 채권에서 하나를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주식에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지만 금리가 인하되면 배당의 매력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미국에는 배당 성장주라고 불리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실적을 성장해 나가면서도 배당 수익을 늘려주는 겁니다. 주주 환원 정책이 좋은 기업들이 미국에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라는 상품을 먼저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채권형 ETF를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분들은 장기채에 관심이 많은데 사실 제가 봤을 때 과하게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고 올해 얼마만큼 금리 인하가 일어날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금리 인하 방향성은 맞지만 고금리 시대라는 것을 잘 인지해서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에 대한 경기 전망은 양호하기 때문에 올해 미국 투자 등급 회사채에 투자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채권에서는 ‘Kodex iShares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를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중 특히 유망하게 보는 시장(국가)은 어디인가요.

- 글로벌 리츠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가장 좋게 보고 있습니다. 리츠는 조달 비용(돈을 빌려오는 비용)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 미국은 금리가 높다 보니까 조달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리츠들이 부진한 흐름을 계속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실제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서 리츠도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리츠를 좋게 보는 두 번째 이유는 미국 리츠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리츠 시장이고 상당히 다각화돼 있습니다. 우리들이 생각할 때 리츠라고 하면 부동산 사무실이나 주거 형태만 먼저 생각하실 텐데요. 특히 미국 리츠는 물류창고라든지 데이터센터 리츠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는데요. 데이터 기반 시설과 관련한 리츠 시장이 바로 데이터센터 리츠입니다.

두 번째로는 일본 리츠를 말씀드렸는데 일본 리츠의 특징은 미국 리츠와 다릅니다. 일본 리츠는 주로 도쿄와 오사카 즉, 일본의 가장 큰 2개의 대도시에 있는 사무실로 대부분 구성돼 있습니다. 그럼 중요한 것은 도쿄나 오사카에 있는 사무실 공실률이 중요할 텐데요. 일본은 사무실 공실률이 낮은 상태이고 내수 소비가 많이 활성화되면서 물류 창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제 만약에 일본 리츠를 환헷지(위험회피)형 상품으로 투자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금리가 일본의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환헷지를 통해서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인컴확보와 신공급망 투자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해 주세요.

- 인컴확보에 대해서 쉽게 말씀드리면 자산 배분에 있어서 비상금 확보와 같은 개념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선택한 상품 자산이 상승하기를 바라지만 때로는 당연히 안 좋은 상황을 겪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일정 부분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손실을 상쇄시키는 겁니다. 투자에 있어서 ‘비상금을 마련하는 전략이다’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두 번째로 신공급망 투자는 중국을 대체하는 공급망에 투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전 세계 공급망이 중국을 통해서 많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소비하는 물건은 대부분 중국, 동남아에서 생산했습니다. 우리가 아직 피부로 느끼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인도산 제품들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투자 관점에서 중국의 성장성에 투자했는데 현재는 중국에서 인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 AI와 실적 서프라이즈는 항상 주목할 이슈인데, 어떤 상품이 유망할까요.

- 많은 기업이 AI와 관련된 기술과 인력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먼저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ETF’는 작년에 상장해서 자본 유입이 1000억원을 넘었습니다. 종목명에서 보실 수 있듯이 우리나라가 잘하는 AI 반도체 핵심 장비 기업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핵심 장비 기업들은 작년에도 많이 오르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수요가 이제 시작이고 인공지능으로 이루어진 기술 혁신이 제품에 반영되는 상용화가 얼마나 빨라질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반도체 핵심 장비 쪽에서 기회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실적 서프라이즈 관련해서 최근에 상장한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름이 좀 흥미로운데요. 서학개미는 우리나라 투자자 중에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미국에 투자하는 분들이 투자하는 보관 금액 기준으로 상위 25개 개별 주식을 담았습니다. 실적 전망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들을 미리 담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 ETF 투자자들이 올해 특별히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 ETF는 분산 투자, 자산 배분이 장점인 투자 상품입니다. 분산된 지수에 투자하는 게 ETF 투자의 철학이고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중 일부는 본인들이 좋아하는 개별 종목이 많이 들어있는 ETF를 선호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나라 시장이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에서는 아쉬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ETF 본질에서 벗어나 비슷한 상품이 집중된 ETF가 많이 상장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분들은 변동성을 고려해서 개별 종목에 대한 비중이 많은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ETF를 투자해 주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많은 투자자가 현재 금리 인하만 생각하고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데 우리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는 그렇게 빠르게 단행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시장이 바라는 금리 인하만큼은 반영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투자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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