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버티기 한계…한국 기업 피해 속출
中 사드보복 버티기 한계…한국 기업 피해 속출
  • 한수린 기자
  • 승인 2017.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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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팍스경제TV 한수린]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속에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악영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추가배치 이후에 강도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각 분야별 피해상황과 앞으로 전망 정리해보겠습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모셨습니다.

(앵커)대표적으로 이마트를 비롯해 중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한 한국 기업들이 생겨나는 상황이라고?

(박주근) 네.우선 신세계 이마트가 서업정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중국사업의 매출부진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97년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 30개의 육박했지만 현재 6개 남았습니다. 최근 4년간의 누적적자만 1천500억원이 넘습니다. 투자를 중단한지는 오래되었는데다 이번 사드의 배치로 인한 향후 매출부진도 심각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6개 점포의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마트의 중국철수 결정에 어제 시장의 반응은 좋았다는 것입니다. 부실을 털어내는 것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것에 투자자들의 긍정적 호응을 한 것 같습니다.

 증권사는 이마트의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2.0%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추정 실적에 반영된 중국 영업적자는 2017년 179억원, 2018년 148억원으로 중국 시장 철수 시 실적 개선 효과는 약 2.3%(2018년 기준)”라며 “올해와 내년 중국 부문의 예상 매출액은 각각 1166억원, 690억원으로 영업 중단 시 매출액 감소 영향은 0.4%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롯데마트도 손실이 크다고요?

(박주근) 롯데마트는 대부분의 현지 매장 영업이 중단된 상태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마트와 달리 롯데마트는 현지 점포가 많아 쉽사리 철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와 다름없습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천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천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기로 했습니다.

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롯데는 현재 중국에서 대형마트를 비롯해 총 120개 유통 계열사 점포를 운영 중인데, 해마다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해왔습니다.

 
(앵커)전기차 배터리는 제조업에서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라고요?

(박주근) 네.지난 청와대의 재계와의 미팅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중국의 배터리 규제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업에서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 등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2014년 8만4,000대에서 2015년 약 38만대, 지난해 약 52만대를 기록하는 등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수입액은 2012년 15억7,600만달러에서 지난해 10억191만달러로 줄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北京) 배터리 공장을 대체할 후보지로 체코와 헝가리를 놓고 최종 선정작업에 돌입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해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공장으로 보내 최종 조립해 왔는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 업체 생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베이징공장 가동이 1월부터 중단됐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체는 유럽 등 다른 국가에 투자를 늘리는 등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달 29일 유럽 생산거점인 폴란드 자회사 ‘LG 켐 브로츠와프 에너지’에 4360억원을 출자하고 8720억원의 채무보증을 서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만간 유럽 배터리 공장부지를 결정하고 투자에 나설 방침입니다. 
 

 

(앵커)자동차 업계 상황은 어떤가요?
 
(박주근) 자동차 업계도 심각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면서 2002년 중국 현지기업인 베이징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와 함께 설립한 ‘베이징현대차’합자종료설에 휘말렸습니다.

 베이징기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상당수가 한국 업체인 납품사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를 요구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일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최근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가 납품대금이 밀리자 납품을 거부해 베이징현대 공장 4곳의 가동이 중단된 사태도 이런 갈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베이징기차의 ‘합자 파기’ 가능성에 이어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의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총 43만947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2.3%나 급감했습니다.

 현대·기아차만 바라보고 중국에 함께 진출한 부품업체들도 실적 부진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145개 우리나라 업체(조합 회원사 중)가 28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3월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피해 규모는??

(박주근) 한 경제연구소에 추정한 손실액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에서 1조4000억원, 관광에서 7조1000억원 정도로 총8조5,000억원정도의 손실을 계산했습니다.

 반면에 중국측은 관광에서만 1조400억원과 투자에서 약500억으로 총 1조 1000억원 정동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 중국시장은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앵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했습니다. 여행업계는 어떻습니까?

(박주근) 항공업계는 생각보다 실적이 좋습니다. 중국 노선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국제유가-달러화 하락으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가 더 컸고 일본·유럽 등 다른 국가 승객수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승객 수요에 따라 노선 운영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점도 선방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행사들의 실적도 무착 좋은 편입니다. 사드영향으로 국내에 입국하는 요커들은 대부분 중국 여행사들을 이용하기 떄문에 중국 여행사들의 타격이 컷을 것입니다.

 반면에 국내 여행사들은 수익 구조상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수요에 실적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베이비부머 은퇴시대와 맞물려 해외관광수요가 늘고 있는 덕에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 영향을 줄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유커의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점 업계도 피해가 크다고?

(박주근)중국인 매출비중이 높은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사드 보복 충격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업체들은 매출이 매달 20~30%씩 곤두박질쳤습니다.

 롯데면세점은 6월 말까지 작년에 비해 매출이 3500억원가량 떨어졌습니다. 중국인 매출이 35% 감소하면서였습니다. 피해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지난달에는 팀장급 간부 사원과 임원 40여 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한화 갤러리아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80~90% 줄어들면서 제주공항면세점 사업권을 8월 말까지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면세점업계 피해 규모가 6000억원 정도라고 추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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