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품인가 대안인가
가상화폐, 거품인가 대안인가
  • 오진석
  • 승인 2017.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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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 속 '심층'들여다보기
人터뷰 : 국제경제전문 우기훈 창원대 교수

[팍스경제TV 오진석 ]

앵커) 가상 화폐에 대한 개념이 생소합니다. 우선 개념에 대한 정리해주시죠.

우기훈 교수, 이하 '우기훈') 지난 5월 랜섬 웨어 워너 크라이(WannaCry) 사건 때 해킹 범죄자들이 암호화 복구 조건으로 300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요구해서 가상통화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 졌지만, 이미 가상 통화에 대하 관심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있습니다. 

정확한 표현으로 암호화된 전자 통화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얘기해 왔던 전자화폐, 가상 통화 등과는 개념상으로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암호화된 전자 통화를 말하는 것으로, 법정 통화와 교환된다든지 중앙은행과 같은 발행 또는 관리기관이 없다는 점에서 기존 가상화폐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개인이 없는 돈 'Money with no middleman'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가상통화는 약 800종에 이르고 있는 데 비트코인이 시초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2009년 익명이긴 하지만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이 같은 통화에는 중앙 통제기관이 없다는 점에서 동일한 화폐를 중복적으로 사용하는 문제, 즉 이중지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상통화의 경우는 사람들이 직접 신뢰하면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인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앵커) 블록 체인 기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기훈) 비트코인의 기초가 되는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말하자면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의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4차 산업 혁명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상 화폐의 예를 들어 보자면, 기존 통화의 거래 기록은 중앙은행이나 금융결제원 같은 시스템에 보관되고 관리됩니다.

블록체인의 경우는 P2P 거래, 'Peer to Peer' 개인 간의 거래가 중앙 결제 시스템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되어 저장됩니다.

말하자면 분산원장 기술을 의미하는 데 이를 10분마다 확정해 블록 쌓듯이 거래 내역을 확정하고 쌓아서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참여자들이 원장을 공유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를 노드(Nodes)라고 하는데 8000개 정도 있습니다.

이를 모두 해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유함으로써 오히려 거래 안전성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보통 비트코인에서 채굴, 즉 마이닝(Min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블록을 승인하는 작업을 말하며 이에 성공하는 경우 그 댓가로 비트코인이 지불됩니다.

앵커)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규모는 어떻습니까?

우기훈) 미국의 암호전자화폐 사이트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가상 통화는 821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체 시가총액은 7월 23일 기준으로 964억달러 정도가 됩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가상 통화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같은 것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459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발행량은 비트코인의 경우 설계 당시부터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는데 6월말 기준으로 1650만개가 발행되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2040년에 2100만 비트코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금본위제도에서 금의 공급에 따라 화폐량을 통제하듯이 공급이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래 규모를 보면 전 세계 가상화폐 하루 거래규모가 3.5조원 정도인데  통계에 따라 수치가 좀 다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1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거래규모 1위를 차지할 때가 잦을 정도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를 연상시킨다.

둘 다 투기적 동기에 따른 현상이라 정확한 지식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빗썸과 코빗, 코인원 등 빅 3 거래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상 화폐 사용 확산과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기훈) 일단은 투기적 동기에 의한 비트코인 수요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는 지급 결제부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매장은 전 세계적으로 9300개 정도로 나타나고 있는데, 주로 북미와 유럽에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비트코인 결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비트코인 결제 단말기를 개발해서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지급결제수단으로서의 필요성 외에 기존 통화에 대한 불신과 비용문제 등이 가상통화의 확산에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과 이를 통한 이자율 조정에 신뢰감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기존의 통화 가치가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급격히 변함으로써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신뢰감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또, 소액 송금을 주로하는 저소득 국가에서도 비용 측면에서 가상통화의 송금이 매우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외신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등 개발도상국에 비트 코인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낮은 송금 수수료라든지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계층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러한 추세를 스마트 폰의 보급과 함께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가상통화의 가격 동향은 어떻습니까?

우기훈) 비트코인은 6월 11일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당시에 코인 당 3018달러를 기록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7월17일에는 코인 당 1852달러 떨어졌다가 7월 23일 기준으로 3000달러에 근접하는 등 다시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에 752.10달러로 거래되던 것을 감안하면 4배 정도 급등한 것입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높은 것은 가상 화폐의 성장에 대한 막연한 신뢰감도 있지만 급등에 따라 형성된 버블 붕괴에 따른 경계 심리, 거래소 해킹 사건등이 겹쳐지면서 안정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가상 화폐의 거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1990년대에 닷컴 붐이 붕괴되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앵커) 가상 화폐 문제점과 각국의 규제 동향은 어떻습니까?

우기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문제점은 거래의 익명성이라든가 규제가 없다는 점에서 자금 세탁, 탈세, 마약, 무기 밀매들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랜셈웨어 해킹 때도 그랬지만 미국의 불법 무기 밀매 사이트인 실크로드(Silkroad)에서도 비트코인만 받는다고 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촉구되기도 했습니다.

가상 통화에 대한 정부정책은 나라마다 다르고 핵심은 가상 통화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보느냐에 있습니다.

국가별로 보자면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국가와 허용국가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는 공식적인 결제 처리를 인정하지 않지만 개인 간의 거래는 인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의 경우에는 지급 결제 수단으로 인정을 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5월 자금 결제법을 개정해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 26만개 점포가 비트코인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가상 통화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상 통화 활성화보다는 이용자 보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외화 송금은 불법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앵커) 가상 화폐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우기훈) 사실 현재의 통화 시스템에 대한 한계에 대해서 많이 거론되어 왔습니다.

금본위제가 사라진 이후 각국 통화가치의 변동성과 불안정성, 양적 완화라는 극단적인 통화 정책 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계 통화의 창출 등이 얘기돼 왔습니다.

비트코인이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새로운 통화체계에 대한 영감(Inspiration)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용적으로는 낮은 수수료라든지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자금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래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개인 사용자나 거래소에 대한 해킹 등에서 보았듯이 보안성에 문제가 노출돼 있고, 투기적 거래로 인해 가상 화폐 가치의 급변동은 보편적인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사용되기에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중앙정부 개입 시 존립기반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제 날짜 블룸버그 통신의 한 기고문에서 가상화폐의 거품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투기적 요소가 많고 지속가능한 시장이 아니란 점을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암호 화폐는 오히려 기존 금융시장의 거품과 정치적 불안정을 피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고 기존 금융 시장에 대한 불신이 있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7월 24일 팍스경제TV '알아야 바꾼다 뉴스 레이더'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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