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카운트다운…부동산 시장 '비상'
한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카운트다운…부동산 시장 '비상'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습니다. 

1년4개월째 이어진 사상 최저 수준의 1.25% 기준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는 건데요.

금리가 인상되면 당장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클 것이고, 은행에서 돈 빌린 분들 이자 부담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였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달 기준금리를 1.25%로 1년4개월째 동결했는데요.

이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게 그 이후에 한은이 했던 발언들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를 보낸 건데요. 올해 안으로, 그러니까 당장 다음달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주열 총재 발언이 대표적인데요.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장 다음달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정도의 언급으로 읽힙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지난 2011년 6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앵커) 금리 인상 소수의견도 나왔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은 금통위원은 총 7명이거든요. 그런데 최근 1년반 동안에는 7명이 모두 동의한 만장일치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번달에는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6명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일형 금통위원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소수의견은 통상 기준금리 변경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지난해 4월에도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이후 그해 6월 실제 인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외에 한은 금통위가 내놓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매파 신호를 읽을 수 있었는데요.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직전 금통위 본회의인 지난 8월과는 다소 달라진 것입니다. 당시에는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앵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올렸죠?

김정남 기자) 그렇습니다. 이것도 사실 2.9%를 전망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인데요. 기존 2.8%에서 3.0%로 올렸습니다. 정부와 발을 맞춘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은은 매년 1·4·7·10월 네 차례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합니다. 한은은 올해 4월 기존 2.5%에서 2.6%로 상향한데 이어 7월에도 2.6%에서 2.8%로 높여 잡았고, 이번달마저 2.8%에서 0.2%포인트 더 올린 것입니다. 세 차례 연속 전망치를 올린 건 지난 2010년 이후 7년여 만입니다.

특히 학계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의 출발점으로 보는 2012년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2012년은 한은이 한 해 네 번 수정경제전망을 하기 시작한 때인데, 이때 이후 첫 세 차례 연속 상향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극히 이례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는 한은이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요.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성장률을 올릴 만큼 경제가 좋아지면 당연히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 것인데요. 이번에 예상을 뛰어넘는 상향 조정도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금리도 곧바로 올랐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이죠. 2년8개월 만에 2%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2015년 2월27일(2.034%) 이후 거의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느데요.

3년물 금리가 2.0%를 넘은 건 2015년 초 이후 전례가 없습니다. 당시 한은 기준금리는 2.00%였습니다. 현재와 0.75%포인트 차이가 나죠. 그러니까 세 차례 기준금리를 변동한 만큼 차이가 나는 겁니다. 현재 3년물 금리 수준은 시장이 인상을 이미 두 차례 정도 반영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국고채 5년물 금리도 7.1bp 오른 2.210%에 마감했다. 2015년 5월12일(2.215%) 이후 최고치입니다.

시장은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다고 보고, 이후 내년 추가 인상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당장 부동산 시장도 비상이 걸린 것 아닙니까.

김정남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가을 이사철을 맞아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커다란 복병을 만났다는 해석이 현재로서는 적절해 보이는데요. 

당장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이 하나둘 주택 처분에 나설 경우 집값은 보합 내지 하락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이번달 중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가 예정된 만큼 매수심리도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특히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비상입니다. 부동산 재테크 관련 인터넷 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다음달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인터넷 카페에는 금융사들간 금리 현황을 비교해놓은 글부터 금리 인상 시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고 답하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또 내년 4월1일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적용되는 만큼 앞으로 6개월간 매매시장에 많은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문제는 이 매물을 받아줄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것인데요. 매물(공급)은 늘고 매수세는 줄어드는 ‘거래 절벽’ 현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