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폐지 목소리 쏟아져
[팍스경제TV 송창우 기자]
삼성증권이 지난 6일 일으킨 배당 사고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 시스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없는 주식도 팔 수 있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공매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모두가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매도란 주식 등의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 계약을 맺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발행주식 한도가 1억2000만주인데, 지난 6일 무려 28억주가 배당이 됐고 501만주가 유통됐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말란 법이 없다. 증권거래 시스템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매도에 익숙한 증권업계에서도 놀라는 눈치다. 공매도 제도가 우리 증권 거래 시스템에서 공공연히 볼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발행가능한 주식과 이렇게까지 차이가 큰데도 거래가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런 수준의 거래는 처음 본다”며, “애초에 가능한 방식인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매도 금지를 요청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6일 게시된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청원 글에는 이미 5만 명 가까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청원자는 “회사에서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그 없는 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서, “공매도는 대차 없이 주식도 없이 그냥 팔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주식을 찍어내고 팔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한편, 6일 삼성증권은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5일 종가 기준 약 4000만원)를 배당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 물량 283만1620주를 기준으로 시가로 처분했다고 가정하면, 사고 규모는 약 110조 원에 달한다.
배당 사고 이후 매도 주문이 이어졌다. 장 마감까지 모두 570만주가 쏟아져 나왔는데, 삼성증권 직원들이 무려 501만2000주를 팔아치웠다.
매도 물량이 쏟아진 직후 삼성증권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6일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1.68% 내린 3만51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 마감까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며 3.64% 내린 3만8350원에 거래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