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 삼성증권...구성훈 사장 ‘사퇴 위기’
‘날개 없는 추락’ 삼성증권...구성훈 사장 ‘사퇴 위기’
  • 송창우 기자
  • 승인 2018.0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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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공매도·도덕적 해이...금융 안전 불감증 ‘결정판’
자산 명가 ‘삼성증권’ 무색...국민에 실망 안겨

[팍스경제TV 송창우 기자]

(앵커)

삼성증권이 지난 6일 일으킨 배당 사고로 인한 증권업계를 포함한 금융투자 전반에서 후폭풍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형 금융 사고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사했습니다.

한때 삼성그룹의 M&A 대표 주자였던 삼성증권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취임 한 달도 안 된 구성훈 사장의 사퇴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송창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 기자.

이번 사고는 우리 금융 시장의 부적절한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참사라고 볼 수 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고는 내부 시스템 미비,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무차입 공매도까지 나타난 그야말로 금융계 안전 불감증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자산 명가라 불리던 삼성증권에서 일어났습니다. 투자자뿐 아니라 국민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금융투자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공매도 과정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건 개요는 이렇습니다.

삼성증권은 배당금 지급일인 지난 6일 우리사주조합 소속 직원들에게 1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실수로 1000주를 배당해버렸습니다.

당초 배당금이 28억여 원이었는데, 무려 28억3162만주, 5일 종가기준 약 112조 원 규모를 지급했습니다.

배당 직후 막대한 금액이 주식 계좌로 들어오자 일부 직원들이 매도에 나섰습니다.

총 571만5850주가 매도로 잡혔고 이중 366만1430주가 매수됐습니다. 205만 여주가 순매도 물량인데 6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788억 원 규모입니다.

(앵커)

송 기자.

1억2000만주가 삼성증권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한도인데, 28억 주를 가상으로 찍어내 이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없는 주식을 팔았다는 건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기자)

이게 바로 무차입 공매도입니다.

공매도란 주식 등의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 계약을 맺는 것입니다.

우리 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자체는 어느 정도 허용이 되고 있는데요.

종목의 악재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버블 해소와 거래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삼성증권의 경우처럼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질 경우 시장의 질서를 흩뜨리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길 수 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오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철저한 후속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청원이 쇄도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당장 결정할 수는 없지만 제도를 점검해보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도의 문제도 분명히 있어 보이지만,

결국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삼성증권 측의 내부 시스템과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로부터 비롯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실제로 물량을 팔아치운 삼성증권 직원이 다름 아닌 증권사 내에서 가장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애널리스트였다구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장이 열리자마자 한 계좌에서 삼성증권 물량 78만4000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계좌의 주인은 삼성증권 소속 선임 연구원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이 연구원의 매도를 시작으로 삼성증권 주가가 갑자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시장가 매도를 하면서 급격하게 체결이 이어졌고, 대규모 매물 출회에 따라 주가는 장중 한때 11% 넘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원 외에도 없는 주식을 받아 매도 주문을 낸 삼성증권 직원은 총 16명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시장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애널리스트가 이 같은 매도행위를 했다는 것은 삼성증권의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삼성증권 측은 “주식을 매도한 직원은 전체 임직원 2200여명 가운데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회사 차원의 윤리적 문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직원 개개인의 문제라는 것이 삼성증권 측 입장인데요.

그러나 결국 회사 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봤을 때, 그 책임은 결국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에게 있다고 보여집니다.

(기자)

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업계에서도 구성훈 대표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임기 만료로 물러난 윤용암 전 삼성증권 사장의 후임으로 새롭게 사장으로 선임된 구성훈 사장은 '내부통제 실패'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주가가 급락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하며 높은 신뢰도를 쌓아왔던 삼성증권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사고 직후 두 차례 사과문을 내면서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투자자들께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투자자 피해에 대해 최대한의 방법을 찾아 구제하겠다”며 “배당주식 매도 등 도덕적 문제가 발생한 해당 직원과 관련자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습니다.

구 사장의 계속된 사과에도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사태의 여파로 오늘도 주식이 3% 대의 하락폭을 기록한 채 마감을 했습니다.

한때 삼성그룹의 M&A 대표주자로 나서며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 받고 업계 선두를 자처했는데요.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삼성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기자)

네, 그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삼성하면 관리, 시스템 이러한 단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강력한 내부 통제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대내외적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습니다.

유령주식이 발행되고 거래가 이루어진 것도 모자라 주식을 매도한 장본인이 바로 삼성증권 내부 임직원이었기 때문인데요.

삼성증권은 매도에 나선 16명의 직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조만간 내부 문책에 들어간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의 일탈 행위라고 치더라도, 신뢰를 최우선으로 꼽는 금융사에서, 1등 기업임을 자처하는 삼성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라는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삼성증권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삼성그룹 전체에도 위기감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삼성증권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는데요.

금융당국은 일단 특별점검에 들어간다고요?

(기자)

네, 일단 금융감독원은 오늘 삼성증권의 증권거래 시스템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미흡한 부분을 찾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투자자 피해 구제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결제불이행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에게는 명확한 사고 처리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금감원은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체계의 운영실태를 살펴보고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법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삼아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상장 증권사들도 배당 처리 시 내부통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송창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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