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회복세 '주춤' 반등 멈추나
한국 경제 회복세 '주춤' 반등 멈추나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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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올 초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기가 최근 들어 주춤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에도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고, 수출도 반도체 외엔 전반적으로 미약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투자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앵커) 수출로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출에 의해 경기가 크게 좌우되는 경제 환경인데. 현재 수출 경기 상황은 어떠한가요?

김정남) 네 그렇습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올해 4월께부터 ‘경기 반등론’이 비등했던 것도 수출이 고공행진을 했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올해 1월부터 두자릿수로 반등했습니다. 1월 11.1%에서 지난달에는 19.5%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번달 1~10일 수출 증가율도 무려 28.2%에 달했습니다.

어떤 지표든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는 건 찾아보기가 쉽지 않죠. 예를 들어 급여 같은 경우만 봐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 아니겠습니까. 그런 만큼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 수출은 여전히 초호황인 게 맞습니다. 수출이 워낙 좋다보니, 경기가 버티는 힘도 약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수출 품목의 쏠림현상이 큰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김정남) 네. 문제는 고질적인 쏠림현상인데요. 우리나라의 13대 주요 수출품목을 뜯어보면, 수출의 흐름은 ‘외발자전거’와 비슷합니다. 독보적인 업종은 반도체인데요. 올해 들어 매달 5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7월) 수출액은 78억 9400만 달러인데요. 반 년 전만 해도 60억 달러 안팎 수준이었는데, 단박에 80억 달러 안팎까지 올라섰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잇단 ‘어닝 서프라이즈’ 덕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반도체 외에 자신있게 성장을 외칠 수 있는 업종을 찾기 어렵습니다. 

수출액 기준으로 올해 초보다 더 나아진 업종은 반도체가 거의 유일합니다. 그나마 잘 나간다는 석유화학도 매달 30억달러 중반대에 머물고 있고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만에 하나 반도체마저 비틀거린다면 그 이후는 불 보듯 뻔하겠지요. 현재 수출 증가세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해석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수출발 경기 착시현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습니다.

 

앵커) 민간소비가 부진하다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김정남) 우리나라 거시경제 흐름을 현미경처럼 주시하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아마도 ‘7인의 현자(賢者)’로 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들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일제히 언급한 게 있습니다. 바로 민간소비인데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지요.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위원은 “소비의 개선이 현실화하는지 여부를 더 시간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고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출 확대가 내수로 파급되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앵커) 왜 그런 얘기가 나왔을까요?

김정남) 이유가 있습니다. 소비심리는 최근 급등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문재인정부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인데요. 한은이 매달 내놓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2포인트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터진 지난해 말부터는 한동안 90포인트 초중반대에서 움직였는데요. 이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문제는 실물지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판매액 증가율(전기 대비)은 지난 4~6월 매달 0.7%→-1.1%→1.1%입니다. 당국 한 고위인사의 표현을 빌리면 “퐁당퐁당 흐름”입니다. 

한은이 산출하는 국내총생산(GDP)의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9%로 1분기(0.4%)보다 상승했습니다. 다만 이 역시 반짝 성장에 그칠지, 아니면 계속 오를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밝은 전망은 많지 않은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실질 임금부터 반등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새 정부 효과 기대감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실질 구매력이 올라야 합니다.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짊어진 와중에 구매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지 않으면 소비 반등을 기약하기 쉽지 않습니다.

 

앵커) 김정은과 트럼프의 말 전쟁이 이어지며 북한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악재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시장의 충격이 큰가요?

김정남) 북한 리스크는 최근에는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데요. 그래도 이번에는 과거 어느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충격이 컸다는 평가가 많고, 다음주에 을지훈련이 있는 만큼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도 어렵습니다.

이번에 충격이 컸던 건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요. 그 중 하나가 우리 경제의 회복세 탄력이 줄어드는, 그러니까 펀더멘털이 약해지는 흐름이어서 더 충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급등세를 보인, 즉 원화가치가 급락한 원·달러 환율이 대표적인데요. 통상 경제 펀더멘털이 나빠지면 자국 통화가치는 하락합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원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하락하고, 그만큼 자금 유출 압력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환율이 확 튄 것도 그 영향이 있었다고 봐야겠지요.

 

앵커)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김정남) 우리 경제를 언급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게 세계 경제입니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세계 경제 흐름과 함께 간다는 건 이견이 별로 없습니다. 올해 들어 경기가 나아지고 문재인정부 들어 경제가 괜찮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 세계 경제가 좋아진 것과 관련돼 있다는 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고요. 최근 세계 경제 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정책당국의 판단입니다.

물론 하나하나 뜯어보면 골칫거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 경제의 흐름이 아직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많고, 이 때문에 우리 경제도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많지요.

관건은 앞으로입니다. 다시 둔화 국면으로 갈듯 말듯한 상황에서 반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특히 세계 경제가 끝가지 좋을 수는 없으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높여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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