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암울한 성적표…新성장동력 마련 안간힘
롯데·신세계·현대百, 암울한 성적표…新성장동력 마련 안간힘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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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사드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빅3가 지난 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내수 부진, 온라인 플랫폼 성장 등 마이너스 요인도 백화점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백화점들의 2분기 실적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오진석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백화점들, 지난 2분기 실적은 어땠나요?

(기자) 네. 흔히들 백화점 빅 3(쓰리)라고 말하죠. 지난 2분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롯데백화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900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죠. 매출은 2조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진데요.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691억원, 매출은 435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1.3, 3.1% 떨어졌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매출은 3% 늘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9% 감소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은 떨어진 셈이죠.
 
(앵커) 백화점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먼저 사드 국면 아래 중국인 관광객 매출 감소가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3월 15일이었죠. 중국이 ‘한국 관광 금지령(한한령)’을 시행하는 등 ‘사드 보복’을 본격화한 충격이 2분기(4~6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입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분기 중국인 매출 비중이 1.1%까지 급감했습니다. 중국 현지 점포 매출도 무려 28.6%나 감소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올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 떨어졌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4월부터 중국인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앵커) 백화점들의 실적을 살펴보니,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이렇게 컸나 싶네요. 다른 요인들은 없을까요? 

(기자) 네. 단순히 중국 매출이 줄어서만은 아니죠. 2분기 백화점 업계의 매출 증가세가 꺾이고, 수익성이 하락한 것은 패션·잡화 등 상품 카테고리 매출은 준 반면 판매관리비는 늘었기 때문입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생활가전 매출은 9.9% 증가했지만 잡화, 의류 등의 매출은 최대 11%까지 떨어졌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생활, 아동, 식품, 명품을 제외한 카테고리 매출이 모두 역신장했습니다.

이렇게 매출이 줄어들자, 백화점들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대대적인 매장 개편을 하고 내국인 방문객 관리비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수익성 악화로 다시 이어진 것이지요.

또 경기침체와 소비 양극화 심화도 백화점 실적에 큰 타격을 줬는데요. 특히 고급화 전략을 선택한 신세계, 현대와 달리 서민 백화점으로 불리는 롯데백화점의 양극화로 인한 매출 누수가 더 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사실 백화점 하면 직접 보고 고르는 ‘쇼핑의 재미’를 꼽을 수 있죠. 그런데 요즘은 온라인몰이 백화점 못지않게 잘 돼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쿠폰을 쓰면 같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인기도 백화점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0.9%에 그쳤지만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증가율은 13.1%로 두 자릿수를 보였습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이 온라인과 해외직구 등 유통 채널 다양화로 백화점에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오프라인의 성장은 정체돼 있다”, “이제 기존 백화점 매장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2분기를 포함해 상반기가 ‘암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하반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다지 밝지만은 않습니다.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사드 사태 장기화에 따른 타격도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현재 백화점 업황 자체의 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백화점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구성비는 지난해 상반기 24.5%에서 23.3%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백화점의 입지가 쪼그라든 셈이죠. 

(앵커) 백화점 업계가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요소를 강화해야할 것 같은데요. 부진한 실적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타개책들을 세우고 있나요?

(기자) 네. 백화점 업계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상권별로 핵심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브랜드’만 집어넣은 소형백화점 ‘엘큐브’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교외형 아울렛 출점을 늘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중입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을 단순 쇼핑만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문화,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오픈한 대구 신세계를 꼽을 수 있는데, 대구 신세계에는 아쿠아리움,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 등이 입점돼 있어 문화 레저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유통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들은 온라인 마켓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을 백화점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향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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