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SVB 사태, 국내 영향은 제한적"...유동성·건전성 지속 관리해야
[이슈] "SVB 사태, 국내 영향은 제한적"...유동성·건전성 지속 관리해야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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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사고 발생 유의"...가상자산 연계성도 주목
- "시중은행 낮은 유가증권 리스크"...저축은행에 대해선 모니터링
- 한국은행·금감원 "금융 안정화 위해 건정성·유동성 관리에 총력"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당장 국내 금융권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경계심을 갖고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주요국의 금융시장 불안에도 국내의 경우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유동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저축은행들에 대해선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금융 안정화를 위해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사고 발생 유의"...가상자산 연계성도 주목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는 'SVB 사태 & Crypto Winter; 금융發 경제위기 다시오나'를 주제로 24일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10일 SVB 파산 여파를 점검하면서 극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등이 간담회에 참석해 SVB 사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변동성과 유동성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불거지는 해외 금융기관들에 대한 국내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국내 금융회사들의 안전성과 유동성은 양호한 편”이라며 "다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승헌 부총재는 전통 금융 시스템과 가상자산의 밀접한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승헌 부총재는 "SVB, 시그니처뱅크,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로 전통 금융시장과 암호자산(가상자산)의 연계성이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은행 불안은 스타트업계에 큰 충격을 줬을 뿐 아니라 USD코인(USDC) 가격의 급변동을 초래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은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과 관계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김하슬 기자]
[사진=김하슬 기자]

◆ "시중은행 낮은 유가증권 리스크"...저축은행에 대해선 모니터링 

금융권 역시 금융위기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VB 사태 이후 경제위기 가능성을 예견했습니다. 장재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VB 사태는 금리 상승기에 자산 대비 높은 채권 비중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은행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 단행으로 벤처캐피탈과 기술스타트업 회사의 자금경색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예금이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또 은행 자산의 57%에 상당하는 보유채권의 가치 급락도 엎친 데 덮친 격이었습니다.

장재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과 자산 건전성이 취약한 미국 소형은행은 SVB 사태처럼 예금이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은행들은 미국의 우려되는 은행들 대비 낮은 유가증권 리스크를 보유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비중은 총자산 대비 16% 수준입니다.

이는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유가증권에 투자한 SVB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비중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유 중인 유가증권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손실이 은행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저축은행들의 경우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재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저축은행들의 평균 3개월 유동성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5%로 양호하다"며 "다만 같은 기간 핵심예금 비중은 7% 수준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디지털 뱅크런 등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국은행·금감원 "금융 안정화 위해 건정성·유동성 관리에 총력"

따라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은 금융권 안정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입니다. 우선 한국은행은 국내 건정성 점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종한 한국은행 금융리스크분석부장은 "국내 금융기관은 SVB 등과 자산·부채 구조가 다르고 각종 규제로 인해 금융 환경이 비교적 괜찮다"고 전했습니다.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이종한 부장은 "올해 1월 기준 시중은행의 외화 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은 132.5%로, 외화 유동성의 경우 심각한 충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여건 변화가 국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요국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방침입니다.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가 많고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부문에 대한 조기경보 활동과 금융기관 건전성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역시 건전성 감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금융시장안정국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상황 선제대응을 위해 건정성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회사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채권·단기금융시장 경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국내 금융업계의 취약부문에 대한 감시 강화를 통해 위기 발생 우려 요인을 지속 점검할 예정입니다. 또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도입을 추진해 유동성 관리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사진=김하슬 기자]
[사진=김하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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